마음 도리 알고 가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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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환희심에 차서 공부한 적도 있었는데 몸에 병이 생기고 고통이 커지면서 공부도 뒷전이 돼 버렸습니다. 그래도 이 마음 도리는 알고 가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정신 차리게 한 말씀 일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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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살아나가는 데에 참 위급하고 모든 게 그냥 급급하고 아주 죽겠지만, 이런 얘기도 있죠. 세상에 나온 게 없기 때문에 갈 것도 없노라고요. 옮겨 놓을 뿐이지 어디 갈 게 있으며 어디 올 게 있는가. 본래 근본 그 불성 자체의 성주는 그대로 있건만 몸뚱이가 떨어져서 지수화풍으로서 다 흩어진다는 거. 그러나 그것도 매장할 때 얘기지 지금은 화장하니깐 뭐 지수화풍으로 흩어지고 말고도 할 것도 없어요. 지금은 이렇게 시대가 바뀌었지만 그 뜻은 다 같죠.
그러니 이 몸뚱이가 살 양으로 애쓰면 죽어지고 죽으려고 한다면 살아지는 거죠. 그러니까 죽으려고 살려고 하지도 말고 그저 ‘죽이는 것도 너, 살리는 것도 너. 만든 것이 너기 때문에 부숴 놓는 것도 너, 아프게 하는 것도 너, 고장난 것도 너니까, 네가 한 거니깐 네가 알아서 해라.’ 하고 탁 맡겨 버리세요, 그냥. 맡겨 버리면 다 알아서 할 건데 맡겨 놓질 않기 때문에 그놈의 걸 안 해 주는 거 아닙니까. 여러분도 아, 공장에 취직을 해서 갔는데 맡겨 주지 않은 일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믿고 맡겨 줘야 일을 하지, 잘못하든 잘하든. 그래서 한 번 잘못한 건 병가지상사라고 이것이 한 번 잘못했다 하면 그건 능력이 늘어 가지고선 ‘아, 요럭하면 잘못하지 않는 거로구나.’ 하고 한번 이렇게 돌려보게 되는 거죠.
그럼으로써 모든 일체를 쉬어라, 놔라, 맡겨라, 물러서지 마라. 그리고 감사해라. 모든 것은, 너의 몸뚱이는 네 주인의 시자밖에 되지 않으니까 그 시자가 주인에 의해서 움죽거릴 뿐이지 너는 쉬어야 된다. 너와 더불어 모든 일체를 다 바로 쉬어라 하는 거죠. 그것은 종 문서를 놓지 않고는 절대 그 문을 통과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어느 스님께서, 내가 그때에 스무 살도 못 될 때예요. “스님, 얼마만큼 가면은 죽습니까? 죽으려고 죽으려고 해도 죽어지지 않아요.” 하니까, 내 몸뚱이가 죽는 줄 알고 말입니다. 이 안에서 죽어라, 죽어라, 자꾸 ‘죽어라’ 그러거든요. 이거 몸뚱이가 아주 죽어 버리라는 줄 알고 그냥 차 속에도 들어가고 막 그랬거든요. 근데 안 죽어져요. 그래서 너무 안타까워서 “스님, 얼마만치 가면 죽습니까?” 하니까 눈을 뜨고 푹 자라는 겁니다. “눈을 뜨고 푹 자야만이 죽느니라.” 그러거든요. 그거예요, 바로! 여러분이 눈을 뜨고 푹 자지 않으면 통과할 수가 없어요. 우리가 이 하나하나 움죽거리고 이러는 것도, 즉 말하자면 전자자동기에 의해서 이게 그대로 돌아가는 거죠. 내 마음에 의해서 스위치만 눌렀다 하면은 그냥 자동기로 돌아가는 거예요. 부처님께서도 한마디로 규정을 지었지 않습니까. 한 점의 마음에 있는 거다.
그러니 여러분이 이 세상에 나와서 사람으로서 인정을 받고 남 달린 코도 달렸고 남 달린 눈도 달렸고 귀도 달렸고 이 오관을 통해서 엽렵하고 똑똑하게들 모두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 마음에서 한 칼을 뽑았다면 그냥 낄 수는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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