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악의 인연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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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살다 보면 선한 인연도 만나고 악한 인연도 만나게 되는데 이런 인연은 어디에서부터 주어지는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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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그래서 여러분에게 “공부를 하시오. 공부를 하시오. 바깥으로 찾지 말고 안으로 찾으시오. 바로 안에서 밝힌다면 무엇이 부족하리까.” 하고 말을 항상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악의 인연과 선의 인연, 이런 것도 붙지 않으련만 여러분이 항상 바깥으로 찾고 바깥으로 돌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그 문제 등등이 모두가 여러분이 해 놓고 받는 것이지, 누구가 그대로 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고 차원에서 고 차원대로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악의 인연과 선의 인연을 다 놓고 맡기고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도리를 몰라서 헤매는 사람들에 한해서는 이런 것이 없다고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아이구! 우리 자식은 이렇게 이런 원수덩어리가 태어나 가지고….” 이러거든요. 원수덩어리는 원수덩어리를 만들어 놨기 때문에 원수가 되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어디에서 인연이 돼서 이렇게 왔는지 그걸 모르죠.
그런데 어떠한 사람은 이런 예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예를 들어서 말하는데 이게 거짓으로 알진 마십시오. 이게 우리가 진실된 이 생활 속에서 지금 허영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여러분은 모르고 그냥 살지만 그러한 일이 허다합니다. 어떤 집에서 강아지를 하나 얻어다가 키웠습니다. 그런데 그 부부가 참 착했더랍니다. 그래서 사람과 같이 언제나 밥을 줘도 그 물에다 헝덩그르르하게 그냥 뜨물처럼 주지를 않고 오밀조밀하게 해서 잘 먹이고 이러니까 강아지가 커서 개가 돼도 참 그 은혜를 항상 고맙게 생각을 하고, 우리로 따진다면은 ‘엄마’ 소리는 못해도 그 엄마라고 항상 속으로다가 생각을 했던 거죠. 아버지라고 생각을 했고요. 그랬는데 어느 날 남편이 큰 나무덩이를, 장작을 패다가 고만 장작개비가 가서는 그 머리를 쳐서 그냥 즉사를 했단 말입니다, 개가. 즉사를 하니까는 애통지통 하는데 이것을 모두 동네에서 잡아먹겠다고 하는 거를 내 집에서 키운 거 절대로 남한테 잡아먹히게 하지 않겠다고 해서 고 뒷동산에다가 묻었습니다. 그걸 잘 묻어 주고선 “아이구! 우리가 너를 죽였구나.” 하곤 그냥 항상 께름칙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이 사그라지다 보니까 인제 이태가 걸렸답니다.
그랬는데 그 은혜로 인해서 내 몸을 이렇게 벗겨 주고 무명을 벗겨 주고, 그 인정으로 인해서, 어머니 아버지의 인정으로 인하고 그 자비로 인해서 내가 이 옷을 벗게 됐노라고 하면서 꿈에 또 나타나더랍니다. 그러고 또 어느 날 꿈을 꾸니깐 그 개가 탁 나타나더니 자꾸 멍멍 짖으면서 이 남편이나 부인이나 바지 자락을 쥐고선 늘어지고는 놓질 않더랍니다. 그런데 부인의 꿈에는 와서 손가락을 물더랍니다. 그래서 살아 있는 것처럼 “아휴! 너 어디 갔다 왔니?” 하고선 이럭하니깐 이 손가락을 물더랍니다. 그게 태몽이 돼 가지고 어린앨 낳았는데 아주 장골을 낳았답니다. 그런데 그렇게 효자일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짐승이든지 사람이든지 항상 마음을 인의롭게 쓰고 착하게 쓰고 항상 내 몸을 바로 그 몸으로서의 그 사람으로 한번 돌아가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여유를 가지셔야 합니다. 항상 인내가 있고 자비가 있고 지혜가 있어서 여러분이 한번 돌려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라 이겁니다. 그럼으로써 그러한 악한 인연을 짓지 않고 선한 인연도, 모든 것을 맡겨 놓고서 살아나가는 반면에 스스로서 언제나 질서와 계율을 지키면서, 스스로서 지혜를 넓혀 가면서 그러한 악의 인연이 아니라 아름다운 선의 인연으로서 주고받는 불빛처럼 항상 밝게 살게 되는 것이죠.
그럼으로써 여러분은 뭐 하나도 나답지 않게 보지 마시고, 또 아무리 악한 종류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언제나 마음속으로 탄압하고 미워하지 말고, ‘아하, 이것도 바로 내 인연에 따라서 내 탓이지, 누구의 탓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시면서 꾹 눌러서 거기에 맡겨 놓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시는 것이 여러분이 억겁을 거쳐 나오면서 살던 습의 종문서를 모두 태워 버리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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