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을 녹이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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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수억겁 동안 살아오면서 쌓여진 습을 녹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한 가지 습을 녹이는 것도 쉽지가 않으니 말입니다. 어떻게 해야 이 습들을 다 녹이고 자유롭게 살 수 있을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여러분은 억겁 전서부터 나오면서 노비 문서를 갖다가 짊어지고 말입니다, 여기서 그냥 저 달나라에 갈 만큼 그냥 차근차근 쟁여서는 무겁게 짊어지곤 살아갑니다. 그 습을 한 번도 떼어 놓지 않고, 그것이 제일이라는 겁니다. 자기 노비 문서가 제일이라는 거예요. 그걸 짊어지고 무거운 체도 안 하고 좋다고 웃으니 말입니다. 그게 사는 거래요. 왜 자유권을 갖고 자유스럽게 살지 못하고, 하나하나 끄달리면서 그렇게 살아야만 합니까? 여러분 앞에 창살이 없는 것 같습니까? 창살이 있고 문지방이 높고 천야만야한 산봉우리가 있고, 이렇게 하니까 사람이 기가 막힐 때가 있고 불이 일어날 때가 있고 건너가지 못할 때가 있고, 이건 한두 건이 아니에요.
우리가 종문서를, 억겁을 거쳐 오면서 우리가 어떠한 모습을 가지고 살던 습에 의한 낙관, 습에 의한 종문서. 그 문서는 자기가 지어 놓고 자기가 그 문서를 짊어지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면 지금 사는 것만 짊어지고 있는 게 아니라 억겁 천년서부터 그 살던 습, 즉 종으로 살던 그 습의 종문서. 그것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것이 여기서 친다면은 우주 가기만 하다는 겁니다. 그런다면 그것을 몰락 다 그것을 불태워 버릴 수 있는, 삼킬 수 있는 그러한 공부를 하는 데에 우리가 조금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거예요.
그러면은 우리가 쭉 그렇게 가는데, 우리가 그 길을 지금 걷고 있는데 모조리 주인공에다 모두, 만법은 일심으로 들고 일심에서 만법이 나가는 데서, 그 모든 종문서는 거기에 달려 있어요. 그러면 그 한생각 나는 것도 공이거늘, 공에서 나오는 거 일체 그 공으로 돌아가는 걸 다 놓고 가면은, 그 하나하나 놓고 가는 게 종문서를 놓고 가는 겁니다. 거리가 천 리가 된다 할지라도 바로 요 눈썹 아래예요. 그러니 멀다 가깝다 생각하지 마세요.
내가 저 산꼭대기로 올라가는데 '어휴, 저 산꼭대기 다리 아파서 어떻게 올라가나.' 한다면은 못 올라가요. 그러나 요 내 한 발자국 떼는 것만 생각하면 언젠가는 올라가게 되거든요.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그 사이 없이, 그 모두가 한데 합쳐서 떡을 만들어서 고냥 한꺼번에 삼킨다면은 그 얼마나 편안하겠소마는, 우리가 그러한 공부를 하는 데서는 무조건 들어야 하고, 무조건 믿어야 하고,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게 있어요.
예전에 석존으로부터 죽 내려오면서 시간과 공간을 두지 않고 참 그, 참선을 했죠? 그랬는데 그 후부터 화두다 좌선이다 이런 거, 간화선이다 묵조선이다 이런 문제들이 생긴 거예요. 그런데 그것이 생기게 되니까 습이, 또 그놈의 걸로 붙어 버려요. 그래서 내가 여기에서, 그걸 몰라서가 아닙니다. 선방의 그 모든 소임을 맡아 가지고 하는 그 일들을 몰라서 그런 게 아니에요. 단지 나는 그걸 알았기 때문에, 그것을 그렇게 해 나가다 보면 그 습에 또 걸려 가지고는 아예 나의 문은 도대체 열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통틀어서 뒤죽박죽이 된 것 같지만 본래 진리가 뒤죽박죽이 아니라 뒤죽박죽 된 사이에서 우리는 한생각에 그대로 여여하게 나갈 수 있는 그런 만 가지 능력을 가졌어요. 아주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만 가지다 하면 만 가지 숫자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그렇게 능력을 무수히 가지고 있으면서, 종의 문서를 만날 짊어지고 그렇게 허덕거려야 되겠느냐 이겁니다.
한 소식 얻은 사람도 많죠? 그리고 성장하는 사람도 많고 그렇지마는 한 소식 얻었다고 해서 한 소식 얻었다고 하지 마라 이겁니다. 애가 성장돼야 할 뿐만 아니라, 만약에 애를 낳아 가지고도 애가 깡패로 될 수도 있고 성군이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가 있는 거기 때문에 오히려 더 미해질 수가 있다. 내가 한 소식 얻었다고 해도 어린애가, 갓난 어린애가 뭐를 합니까. 그렇기 때문에 미해질 수 있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모든 일을 돌아가면서 생활하면서 뭐든 처음에 공부할 땐 그 종문서를, 모든 걸 놓고 '아하! 이것이 바로, 성주의 뜻이 바로 나로구나. 여기에서 나오는구나.' 하고서, 그때에 내가 홀연히 나왔다 하더라도 그 홀연히 나온 것을 다시 되집어넣고, 둘이 아니게 집어넣고 모든 것이 닥치는 대로, 또 체험하면서 돌아가면서 다시 보림을 하고 놔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은 그렇게 성장을 못해요.
여러분이 이렇게 공부하시려고 앨 쓰는 그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얘기를 하려면은 너무도 많아서 어떤 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요. 그러나 여러분이 들을 줄 알아야 됩니다. 그리고 받을 줄 알아야 하고 삼킬 줄 알아야 됩니다. 하나하나 삼키다 보면은 몽땅 나중엔 다 삼키게 돼요. 어떻게 한꺼번에 몰락 삼키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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