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을 당했는데 어떻게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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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얼마 전에 다행히 아무도 없을 때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범인을 못 잡았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꼭 잡혀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혹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이라면 좀 달리 마음을 내야 되는 건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옛날에 어떤 도둑이 말입니다, 배를 타고 가다가 그 큰 배에서 훔쳤는데 그 배에 있으면 붙잡히기가 딱 참하거든요. 그래서 쪼그만 쪽배로다가 남의 배로 탔어요. 탔는데 어느 선지식이 그 큰 배에 탔는데 다 알고 어떻게 생각했느냐 하면은 그 도둑의 내력을 보니깐 아주 비참하게 살았고 비참한 행동으로서 그렇게 됐더라는 얘기죠. 알면은 그렇게 안 했을 텐데 모르고 그렇게 했기 때문에 조상 탓으로도 들어가고 인연으로도 들어가고,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돼 가지고 그렇게 고생을 하더랍니다. 그런데 어떻게 묘한지 한 번도 붙들려 들어가 본 예가 없었답니다, 그 도둑이. 그래서 그 자리에서 그냥 그 도둑을 도둑질하지 않도록 도둑이 조금 붙은 거를 떼어 버렸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도둑질을 하는 사람이 어떠한 관계로 도둑질을 했는가. 이거를 알아 보면은 불쌍하기가 한량없거든요. 도둑질을 왜 했겠느냐. 먹기 위해서 했다. 식구들을 다 굶겨 죽일 수가 없어서 했다. 이런 경우라면은 붙잡히지 않아야 되겠죠. 그러니깐 도둑이라고 해도 도둑이 아니죠, 따지게 되면.
그래서 이런 말을 합니다. 지금 법에는 빵 하나를 훔쳐도 도둑이라고 몰고 갖다 가두지마는 이 부처님 법에는 도둑질을 해도 이걸 잘 간파해서 보고 정말 도둑질을 했다면 그런 도둑질하는 의식을 떼어서 다시 그걸 바꿔서 좋은 사람으로서 나가 살게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그거를 도둑질 안 하게끔 이렇게 노력을 하게 만들어 주고, 이렇게 해서 모두 건진다 이런 말을 했죠. 그러니까 무조건이죠.
이 부처님 법에는 너는 나쁘니깐 유치장으로 가거라. 너는 좋으니깐 좋은 데로 가거라. 이게 아닙니다. 유치장으로 갈 사람도 유치장으로 안 가게 할 수 있는 게 보살의 응신이요, 또 이 지금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대로 끝끝내 좋은 사람이 되게끔 하는 것이 부처님의 응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나쁘다 좋다 이걸 떠나라 이러는 겁니다. 나쁘다 좋다를 떠나야 그 뜻이 자유스러워지고 자기가 자유자재할 수 있는, 즉 말하자면 그걸 뭐라고 그럴까요? 귀신 방귀 에너지라고 그럴까요? 그렇게 해서 여러분을 다 누구나가 고르게 다 건질 수 있다 이런 말입니다. 남을 조금도 해롭게 하는 법이 없죠.
그래서 화엄경에 이렇게 잠깐 보니깐 말입니다, 옆으로 지나가다가 보기만 해도 그 은혜가 말도 못하고, 옆으로 가다 손만 만져도 그 은혜가 말도 못하고, 얼굴을 쳐다보기만 해도 자기의 그 죄명이 다 소멸된다고 그랬어요. 그랬으니 얼마나 남을 원망 안 하고 남을 미워 안 하고 남을 악설 안 하고 그런 사람이 돼서 그거를 알겠습니까. "너희들, 이 소리를 거짓으로 알지 말고, 이거를 진정 너희들이 안다면 너희가 진정코 보살이 될 것이니라." 이렇게 말씀하셨거든요.
그러니깐 우리가 생각하면요, 참 먹기 위해서 모두 언짢은 일이 생기고 죽이고 살리고 이 일이 생기지 먹고 사는 거 아니라면은 왜 싸움이 나고 그러겠습니까. 이 벌레들도 싸우고 그러다가도 자기 몸이 좀 견디지 못할 것 같으면 그 먹을 거를 그냥 두고 떠납디다. 돌아서서 떠나더라고요. 개미도 그렇게 떠나더라고요. 그래서 자기가 먹지 못할 거라면 그냥 떠나면 되지 그거를 악착같이 뺏어먹으려고 그렇게 싸우다 보면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하죠.
그러니깐 도둑이 이렇게 붙잡히지 않아서 그러지 마시고 너는 이번 내가 생각한 대로 이번만, 어차피 했으니까 '이번만 붙잡히지 말고, 도둑질하지 말고 그저 어떡하든지 살아라. 못살지 말고 살아라.' 이렇게 해 주세요. 그러면 서로 나도 좋고 상대방도 좋고 다 좋은 겁니다,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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