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어려움이 몰아닥치니…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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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어려움이 몰아닥치니…

본문

질문

관하는 공부를 하다 보니 잘되는 듯했는데 한꺼번에 어려움이 몰아닥치니 관할 생각조차 나지 않아요. 몸은 아픈데 병원비는 감당할 수 없고 건사해야 할 식구들은 많고요.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관하고 믿고 놓아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고 관이 잘 안되네요. 제가 바르게 공부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사람이 착잡하고 괴롭고 고독하고 가난하고 이런다면 별의별 생각이 다 나지만 그렇게 됐을 때에 오히려 공부하기가 쉽습니다. 그것을 모조리 그냥 놓는 거죠. 일체 만법을 확보해 돌아갈 수 있는 그 근원에다가. 근원에서 나오는 거니까 근원에다 다 놓는 거예요. 맡겨 놓는 거예요. 아주 그냥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고 이 벽을 뚫고 나갈 수도 없고, 그러니까 요렇게 아주 급박할 때에 내가 공부하기가 쉬운 거예요. 그 급박하게 만들어 놓는 것도 바로, 어떻게 빠져 나갈 구멍이 없이 만들어 놓는 것도 자기 주인공이거든. 자기가 자기를 공부시키기 위해서. 즉 말하자면 자기하고 자기가 살기 위해서 몸도 만들었는데 자기가 살기 위해서 또 공부를 시키는 거라고요. 그래서 빠져나갈 구멍이 없이 만들어 놓는 거예요. 그럴 때에 어떻게 하나 이거죠.
 
그러면은 이 색으로만 생각하고 사량으로 생각한다면 당장 죽겠으니까 내가 어떡하든지 빠져나가려고 애를 쓰죠. 그건 소용없는 거예요. 벌써 자기가 어떻게 빠져나가나 그걸 보느라고 그럭하고 있는 거거든. 사량으로 빠져나가려면 저 창문이 문인 줄 알고, 그냥 나가려고 앨 쓰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급박할 때 모든 걸 다 맡겨 놓는 그것이 바로 이 벽 봇장이 다 없이 그냥 확 뚫어 버리는 그러한 공부 하는 그 과정이에요, 옴패부득 못하게 됐을 때. 사람이 가난치 않고 돈 있고 말이에요, 친구들 많고 아, 내가 그냥 모든 게 풍족한데 내가 뭐 그렇게 답답해서 고놈의 거 그럭하겠어요?  그러니까 아예 그냥 쪼아서 요렇게 옴패부득 못하게 해 놨을 때, 진짜 공부하려고 하는 사람 앞에는 그냥 요렇게 딱 조이게 만들어 놓거든요. 그래서 요것이 홀랑 껍데기를 벗고서 우주 바깥으로 벗고 나가나, 그렇지 않으면 그 껍데기를 쓰고 껍데기가 빠져나가려고 애를쓰나 그걸 보기 위해서 말이죠. 그러니 참 묘하죠, 모두가 다.

그렇게 되면 언제나 자기 자신이 너무나 참, 모든 생활에 짓밟힌 것 같고 세상에서 버림받은 것 같고 그렇지마는 이 나의 주인은 떳떳하고 도도하기에 그 자기를 그렇게, 유의 법이나 무의 법이나 같이 도도하게 흐르기 위해서 자기를 그렇게 가르치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체득을 못하면 '아하! 이건 내가 이렇게 되니깐 아이고,아이고….' 이렇게 되거든요. 그러면 안 되죠. '아하! 여기서 그러는구나. 그건 당신이 다 알아서 해. 내가 이 자리에서 앉아서 죽든 나가서 죽든, 병이 들어 죽든 가난해서 죽든 나한텐 아랑곳없다. 네가 끌고 다니는 거니까 알아서 해라.' 하고 놨을 때에 비로소 주인이자 나를 끌고 다니는 시자가 되니, 이 몸뚱이는 시자라 그랬는데 고만 마음이 주인이자 시자거든. 시자이자 주인이고. 하, 이게 둘이 아니에요. 처음에는 배울 때 주인공이라고 했는데, 주인공이 바로 자기 시자이자 주인공이자 부처자 자유인이죠.
 
언젠가 원주에서도 그냥 이렇게 미쳐 가지고 날뛰는데 벌거벗고선 그냥 팔을 쩍 벌리고 그냥 온통…. 그거 마음대로 못하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 자체도 자기가 모르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성을 잃는 거죠, 다. 자기가 자기 몸뚱이를 뺏긴 거예요, 남한테. 그리고 전자에 그 마음이 미치광이처럼 돌아다니던 거기 때문에 남의 집을 뺏어 가지고도 미치광이 짓을 하는 거죠.
 
그런데 이 부처님 도법은 자유자재 할 줄 아는, 어느 보이지 않는 사람을 들여다가 내가 써 먹었으면, 부려 먹었으면 그걸 제자리에다 다시 갖다 놓을 줄 알아야 돼요. 그래야 아무 일이 없잖아요. 쓰고는 제자리에 갖다 놓을 줄 알아야 된다 이겁니다. 물건 하나를 내가 갖다가 썼어도 그 자리에 도로 갖다 놔야 돼요. 그랬을 때에 내가 급할 때는 그 자리에서 빨리 집어다가 쓸 수 있죠. 그와 똑같은 겁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의 어떠한, 지금 의사가 필요할 때에 내가 얼른 집어다 쓸 수 있게끔 돼 있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이 주인공에다 모든 거를 일임해서 그렇게 되면 그 주인공에서 다 그냥 자동적으로 나오게 돼 있습니다. 주인공에서 다 수술도 하고, 거기서 다  벌써 자동적으로 의사가 나오고 간호원이 나오고 거기서 그냥 다 돼요, 자동적으로. 부처님 법은 손도 안 대고 하는 거고, 한계가 있는 것은 손을 대고 하는 것이에요. 손을 대기 이전이에요, 이 부처님 법이. 그렇게 빠른 것인데 왜 걱정을 하느냐 이겁니다. 아직도 착이 떨어지지 못해서 그러죠.

나 하나 버리면 그뿐인데 뭐 거기에 더 붙을 게 있습니까. 욕심도 삶도 아무것도 거기 붙을 게 없어요, 내 몸 하나 던지면. 이따가 죽는다 하더라도 상관없다. 가다 죽는다 해도 상관없다. 거기서 알아서 해라. 있다 가다 죽이든지 집에 가서 죽이든지, 조금 더 살다 죽이든지 아주 살려 놓든지, 금방 이 자리에서 죽여 주든지, 죽이고 살리는 건 너한테 달렸다 하고 탁 놔 버려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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