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통 공부하는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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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보통 우리 중생들이 공부를 하는 이유가 이 공부를 해서 병을 낫겠다라든가 도를 이루겠다든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공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하나의 욕심이나 마음의 장난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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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마음의 장난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마음의 장난이 아니고 법에요, 진짜로 알면. 어떠한 일이 저거 했을 때 우리네는 뭐 주인공에다가 맡기는데, 이게 도가 넘어가면 맡긴다 안 맡긴다가 없이 그냥 보면은 법이요, 들으면 법이요, 그냥 법이에요. 그런데 여러분은 지금 배우는 과정이니까 무조건 거기에다가 맡겨 놔라, 맡겨 놓고 굴려라 이런 거죠. 그런데 진짜로 믿는다면 그냥 맡겨 놓고 안달박달 안 합니다. 진짜로 믿기 때문에 그냥 맡겨 놓은 거죠. 변호사를 진짜로 믿고선 돈하고 서류하고 탁 디밀어 놓고선 그냥 그 변호사만 믿고 있는 있는 거나 똑같은 얘깁니다.
그런다면, 자기를 그렇게 믿는다면 변호사가 다 해서 이렇게 해 줄 때에, 때로는 뭐가 부족해서 변호사가 이기질 못했다거나, 또 자기가 너무 엄청나게 많이 저질러 놨기 때문에 그게 이기질 못한다거나 이런 경우가 있을 때 어떻게 하느냐. '아하, 그것도 바로 내 탓이다. 내가 그런 많은 문제를 저질러 놨으니까 그것이 어떻게 금방 잘되랴. 그거는 졌을망정 그것이 또 잘 돌아가서 나중에 그거보다도 더 좋은 일이 생겨서 내 앞에 돌아올 수 있다.' 하는 그런 믿음을 진실하게 가지고 있다면 그거는 지는 게 아닙니다. 안되는게 아니다 이 소리에요.
그러니까 자기를 진짜로 믿어야 된다 하는 거는 아니, 싹이 뿌리를 안 믿으면 뭘 믿습니까? 내 주먹을 안 믿으면 뭘 믿느냐고요. 형상을 믿을 겁니까, 이름을 믿을 겁니까, 허공을 믿을 겁니까. 정말 부처님이 이 자리에 있다 하더라도 부처님의 고깃덩어리를 믿을 겁니까? 어떡할 겁니까? 자기 몸부터 알아야 부처님의, 수억겁을 거쳐 온 그 부처님이라 하더라도, 그 선지식들의 마음이다 할지라도, 그 벌레의 마음이다 할지라도, 중생들의 마음이다 할지라도, 내 배 속에 있는 마음이라 할지라도 다 알게 돼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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