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걸맞는 덕성을 갖추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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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나이가 들면 마음이 넉넉해지고 여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세월이 갈수록 분별심만 더 커져서 싫어지는 사람도 갈수록 더 많아집니다. 이제 불혹의 나이가 지났는데 제 나이에 걸맞는 덕성을 갖추고 싶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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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산꼭대기, 제일 높은 데를 올라가는데 무엇을 짊어지고 자꾸 갈 바가 뭐 있습니까? 자꾸 놓고 가야지. 사람 하나 몸뚱이 하나 올라가는 것도 무거운데 어떻게 자꾸 생기는 대로 짊어지고 가겠습니까? 그러니 올라갈 때는 다 놓고 올라가야지요. 조금만 뭐가 보이는 게 있고 들리는 게 있고 이러면은, 또 나쁜 게 보이고 좋은 게 보이고, 미운 게 보이고 예쁜 게 보이고, 이걸 일일이 욕심내고 그 아집을 가지고 나라는 조건에서 영 한 발짝도 떼 놓지 못한다면 거기 자기가 갈 수 있는 목적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이것도 공해서 놓고 터벅터벅 지금 가는 거 없이 가고 있는데 자꾸 짊어질 게 뭐 있느냐는 얘깁니다. 다 놓고 가다 보면 맨 산상봉 꼭대기 올라가서 둘러보니까 비로소 모두 그 위에서 내려다보이더라 이겁니다. 천체를 볼 때하고 조그만 거 한 개별적인 거 볼 때하고는 전혀 다르게 전체가 보이더라 이겁니다. 천체가 보이는 걸 보니까 '아이고, 여기서 일어나는 것이 여기로 인해 일어났고, 여기로 인해 여기서 일어났고 이렇게 되니깐, 이쪽을 누르면 이쪽이 눌러지고 이쪽이 이렇게 자꾸 일어나니까 어떤 거를 손을 댈 게 없더라.' 이렇게 되죠. 그래서 잘못하고 잘하고 그것이 없더라는 얘기죠.
그리고 남녀노소가 따로 없고 보니까, 무의 세계 유의 세계를 보니까, 다 합쳐서 보니까 그렇더라는 얘기죠. 또 동서가 둘이 아니요, 남자 여자가 둘이 아니요, 대승 소승이 둘이 아니요, 어려운 사람 부자 사람 이것이 둘이 아니요, 권세 없는 사람과 권세 있는 사람과 둘이 아니요. 항상 뒤바꿔지더라 이겁니다. 돌아가더라. 그래서 거기서 내려올 때는 다 주워 모아서 담아도 담긴 사이가 없더라. 담긴 사이가 없으니 내려와서는 내놔도 내놓은 사이가 없이 내놔지더라.
그래서 그 마음 가짐가짐이 어느 누구든지 깔보지 말고, 하다못해 사람 아닌 벙어리, 생각이 없든지 있든지, 목석이든 목석이 아니든, 돌이든 꽃나무든, 죽어가는 나무든, 병신이든 병신이 아니든, 똑똑하든 똑똑하지 않든, 누구를 막론해 놓고 웃으면서 대해 줄 수 있는 그 아량, 지혜와 마음에서 스스로 우러나져서 '내가 못 배웠을 때 내 모습이요, 내가 수억겁 광년을 거쳐 올 때 저런 모습을 하고 거쳐 왔지 않나. 바로 나인 것이다.' 이렇게 사랑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가졌을 때 바로 그 모든 것에서 몰락 벗어날 수 있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무조건 여러분이 이 마음도리를 배우는 데 열심히 익히고, 스스로서 자기 거를 만들어서 자기가 응용할 수 있는 그러한 방법과 그러한 지혜와 그러한 자비를 가지고 해 나갈 수 있는 그런 능력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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