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성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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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보니 견성하면 큰 환희심이 난다고 하는데 견성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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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그거야 뭐 자기가 생각하기에 달려 있죠. 금방 그냥 강도가 들어와서 칼을 가지고 들이덤빈대도 자기가 환심이 나면은 그냥 환심이고 그렇죠, 뭐. 어떤 사람이 얘길 하는데 그러더군요. 이 공부를 한 몇 해 해 나갔나 그런데 어느 날 강도가 들어왔더라는 거예요, 변소 문을 타고. 강도가 느닷없이 방문을 쩍 열고 들어오는데 신사복을 아니, 아래 위 아주 똑같은 거 있죠? 그걸 뭐라고 그러죠? 그렇게 입고선 쫙 빼고 들어왔는데 하나 뭣도 줄 것이 없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나를 그 칼로 죽인다 하더라도 줄 것이 없으니 어떡하나." 그랬더래요. 그러니까 그 시계라도 달라고 그래서 줘서 보냈다는 얘기가 있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여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그 마음은 환희심이에요. 지금 어떠한 문제가 닥쳐도 자기는 여유 있게 환희심을 가졌기 때문에 둘로 보지 않은 거죠. '내가 만약에 극한 사정에 어려웠다면 나도 저랬을 거다. 만약에 한 열흘 굶었으면, 내가 굶은 거보다도 자식들이 있어서 자식들이 굶어서 부황이 나서 죽게 됐을 때 나는 저거보다 더했을는지도 모른다.' 하는 생각으로써 환희심을 일으킨 거죠. 그래서 부인 반지도 아주 뺏기는 게 아니라 그냥 성의 있게, 그냥 반지고 뭐고 시계고 뭐고 다 빼 줘서 "이것밖에 없으니 이거라도 가지고 가시면 좋겠다."고 이렇게 했대요. 그랬더니 고개를 꺄우뚱하면서 그걸 들고선 한참 보더니만 주머니에다 넣고 말없이 그냥 가더랍니다. 칼도 버리고. 그러니까 우리가 환심이라는 것이 무슨 잘돼서만이 환심이 아니라 극한 사정이 있어도 환심은 있어요. 그게 지혜로서 물리가 터지면 저절로 그렇게 되죠, 여유 있게.
지금 견성이라는 거 말했죠? 그런데 견성이라는 것은 내가 나를 만남에 의해서 견성이에요. 즉 말하자면 내 이 몸속에 있는 생명체의 의식들이 다 조복을 하고 또 나아가서 거기에서 조복을 하게 되면 자기 주인공과, 즉 자불과 자기 육체와 둘이 아니게끔 만남이 있죠. 그거를 견성이라고 그래요. 그러니깐 지금 우리가 공부하고 가는 게 견성의 진로를 지금 쥐고 나가는 거죠. 그러니까 해 보지 않고는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가 없는 거죠. 내가 만약에 어느 데까지, 부산을 갔다 왔다든가 미국을 갔다 왔다든가, 갔다 와서 거기 갔다 오니까 이렇더라 하고 그 길을 얘기하지, 갔다 오지도 않고 어떻게 그 길을 얘기하겠어요? 그러니까 여러분께서는 모두 그것을 짐작하고 알고 스스로서 조복이 되고 스스로서 그 길을 걷고 있다는 거요. 둘 아니게 걷고 있죠.
이게 얘기로 하려면 참 그렇게 어려운데, 우리가 몸 안에도 천차만별의 의식이 들어 있어요. 그럼 이 몸뚱이 하나가 뭐냐 하면은 한 개체죠. 한 개체인데 그 생명들의 집이죠, 그러니깐.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집과 같아요. 즉 말하자면 집합소죠. 그런데 그 집합소에서 사는 생명체들이 전부 이 거죽의 내 몸뚱이로서 그 심부름을 하지 않는다면 거기서도 심부름을 안 해 줘요. 안 그래요? 내가 먹을 거를 주지 않는다면 거기서 작용을 못해 줘요. 여기서 주면은 작용을 해 주고 여기서 안 주면은 그냥 송장 되는 거죠.
그래서 그 생명체들이나 나나 서로 도와주는 형상이죠. 그래 서로 도와주고 서로 해 주다 보니까 인제 그 양면을 다 다스리는 내 선장이 있구나. 우리가 지금 자불이라고 하지마는 그걸 주인공이라고 해도 돼요. 그 '주인공이 있구나.' 하는 걸 알았을 때는 그 양면의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모든 거를 작용을 해 주는 것이 바로 그 선장으로 인해서 된다는 걸 알게 되고, 선장으로 인해서 다스려진다는 걸 알게 되고, 선장으로 인해서 우주 삼천대천세계로 한생각을 돌릴 수도 있고 그런 거예요. 만약에 예를 들어서 '색경을 봐. 네 얼굴이나 내 얼굴이나 똑같이 있는데.' 하고 보이죠? 색경을 보는 놈도 그렇고 비치는 놈도, 즉 말하자면은 환상일 뿐이죠.
그런데 그 관상을 자꾸 점프해 가면서 일으키고 작용시키고 하는 고놈은 바로 색경을 봐도 비치지 않아요. 그냥 당신 마음의 거울이 다 알게 되고 그러는 거죠. 그러니까 그러한 거를 들어서 견성이다 성불이다, 그 이름만 들어서 견성하는 것도 아니고 부처님이 여기 계시다 하더라도 대신 견성해 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그 이름, 꿈, 이런 것에 얽매이지 마시고 없든 있든, 잘하든 못하든, 못났든 잘났든 자기를 이끌어 가는 자기 주처만 꼭 믿고 하세요. 그런 걸 보더라도, 그런 걸 듣더라도, 어떠한 경을 보고 놀라더라도 거기다가 놓고 평등하게 공법으로 그냥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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