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축생으로 떨어지는 것은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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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축생으로 떨어지는 것은

본문

질문

스님 법문 중에 가축이 인간 옆에 살면서 '인간이 되고 싶다.' 하고 한생각을 냈을 때 인간으로 환생을 한다고 그러셨는데요, 그렇다면 우리 사람이 업이 많아 가지고 축생으로 떨어진다면 그건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내가 법문 중에 그런 말을 했다고 했는데요, 축생이 사람 되고 싶어 하면 사람이 전부 된다고 그랬나요? 그것이 된다 안 된다를 떠나서 이런 게 있죠. 우리가 지금 부처님 공부를 하려고 그러는 것도 부처님이 그렇게 가르쳐 놓으시고 그 뜻을 설해 놓으셨으니까 부처님 그 뜻을 알 양으로 이렇게 공부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듯이 축생들도 사람들을 많이 보고 그러면 그렇게 자유스럽게 자기네들도, 마음대로 죽이려면 죽이고 살리려면 살리는 그 능력을 보고 감탄하면서 자기도 그런 거를 공부하려고, 공부라고 할 건 없지마는 마음으로 아주 새기고 새기고 또 새기고 자꾸 지혜를 넓히면서축생들도 사는 겁니다. 인간이 되려고 말입니다.

그것 또한 지금 우리나 마찬가집니다. 우리도 인간의 이 모습을, 이 모든 얽히고설킨 것을 벗어 버리려고 지금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와 같은 겁니다. 그런데 인간이 인간의 모습은 타고났다 할지라도 전자의 축생이 하던 습, 짐승이 하던 습, 자기가 그 모습을 가지고 살던 습을 놓지 못한다면, 그대로 인간이 돼 가지고도 그 습을 가지고 놓질 못한다면 다시 그 짐승의 모습을 가지고 나올 수밖엔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모든 그 마음 자체를 자비스럽게 생각하라. 높은 걸 보고도 높다 생각하지 말고 얕은 걸 보고도 얕다 생각하지 말라. 미운 걸 보고도 밉다 생각하지 말고 예쁘고 잘생긴 걸 검탈하지 말라.' 하는 겁니다. 모든 게 그렇다는 얘깁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올바르게 자기 하나만을 위해서 자기가 잘생겨야겠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만약에 내가 틀을 잘 만들어서 이 세상에 나와 가지고 모든 만백성을 다 살릴 수만 있다면 틀을 잘해 가지고 나올 수도 있는 거죠. 그러나 틀을 잘해 가지고 나와서만이 되는 게 아니고 마음도 틀도 잘돼서 여러분을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보살과 더불어 법신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꼭 머리 깎고 목탁을 쳐야만이 중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으로서, 저런 데 나가서 무슨 큰 회사를 하든지 지금 큰 대기업의 사장이나 회장들처럼 이렇게 돼 가지고도 유(有)의 법으로나 무(無)의 법으로나 지혜로써 그 수많은 사람들을 이렇게 감싸 주면서 살린다면, 그리고 건져 준다면, 그리고 육으로나 또는 마음으로나 모든 것을 그렇게 적합하게 리드해 나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된다면 그 사람들도 역시 중이란 말입니다. 그래서 유마힐 거사가 방 거사고 방 거사가 유마힐 거사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분들이 나와서 부처님을 모습만 보고서 찾지 말라는 그 뜻을 역력히 가르쳐 주시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내 말은 여러분이 몰라도, 깨닫지 못했다 할지라도 우선 생활하는 데 급급하니까, 생활하는 데 급해서 만약에 어떠한 병자 하나를 위해서 돼지를 잡는다든가 소를 잡는다든가 닭을 잡는다든가 토끼를 잡는다든가 이런다 할지라도 그것을 각각 두고 살생이 되게 하지 말고, 바로 그 살은 내 살이요 그 마음은 내 마음이요 그 생명은 내 생명이라는 그 공생 공심으로 돌아갈 수 있고, 공체로써 공용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러한 넓은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살생이 되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사람사람이 모두 마음으로써 '아이고, 저걸 죽였으니 지장보살! 저것 좀 천도해 주십시오.' 누구더러 해 달라는 거예요? 자기가 죽여 놓고 누구더러 해 달라는 거예요? 대답하던가요, 누가? “어, 내가 천도시켜 주마.” 그러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인과도 그 모든 것이 다 누가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뺏어 가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 한 것만치, 좋게 했으면 좋게 한 것만치 나쁘게 했으면 나쁘게 한 것만치 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건 자기가 하는 것이지, 누가 잘 풀어 주고 그러는 게 아닙니다. 이것이 진정한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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