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음에다 놓아야 하는지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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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음에다 놓아야 하는지

본문

질문

스님께서 설법하시는 내용을 조건별로 세세하게 나누어도 보고 비교 분석도 해 봤는데 뭐든지, 어떤 어려운 일에 부닥쳐도 마음에 놓으라고만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아무리 연구를 하고 궁리를 해 봐도 그게 어떤 마음에다 놓으라고 하시는 것인지 그것을 알 수가 없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가 이 세상에 이 몸을 가지고 탄생을 했으면 그게 사대가 공한 것이거든요. 그리고 또 상대, 모든 오온이 공한 것입니다. 그래서 내 본국의 본점에서 모든 일체 만법이 나오니까 처음에 공부할 때는 본점에다 모든 걸 맡겨 놔야 합니다. 내가 있음으로써 상대가 있고 생활이 있죠? 내가 있기 때문에 있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그냥 공했으면서도 화두라 이겁니다, 이게 그대로.

그럼으로써 일심에서 만법이 나오고 만법은 일심으로 든다 그랬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하고 가는 자기가 자기를 못 믿느냐 말입니다. 믿고 물러서지 않고 거기다가 맡겨 놔야 되지 않나 이렇게 봅니다. 지금 시대의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티끌 하나 남김없이 다 공해서 나투면서 옮겨갈 뿐입니다. 염주가 돌아가죠? 앞뒤가 없는 염주가 항상 돌아가고 있잖아요. 이 지구 자체도 그렇고 우주 자체도 그렇고 인간 살아나가는 것도 그런 겁니다. 항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항상 고정된 게 하나도 없고. 그러니 거기서 나오는 거 거기다 놔야지 어디다 놓습니까. 누가 했기에 믿질 않는 거냔 말입니다.

삼위일체라고 했지마는 처음에는 역시 운전수가 있으면 차가 있고 기름이 있는 거죠. 이 세 가지의 이름은 다를지언정 한 몸에 한마음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그런데 그저 턱 밑에다가 한데 붙여 놓고도 과거심이니 현재심이니 미래심이니 하거든요. 그러니 얼마나 더딥니까. 그리고 내가 공해서, 내가 이름해서 주인공이라고 했는데 거기다 또 주인공의 그 문제를 가지고, 화두를 가지고 또 자꾸…. 이게 문을 오히려 막는 법이라. 예전에는 순진해서 그렇게 해 가지고 공부를 했지만 지금 시대에는 너무 아는 게 많아요. 아는 게 많아서 문을 닫아 버려, 모두가. 그러니 이런 방식으로 하지 않는다면 공부할 사람 없다 이 소립니다. 양면을 다 들고 다 놔라. 선과 악을 다 맡겨 놔라 이겁니다. 겁을 통해서 그 종 문서는 불살라야 하니까.

내가 항상 그런 말 하는데 작년 콩씨를 올 봄에 심었는데 콩나무로 화했으니까 콩씨는 없어졌죠? 콩나무가 돼 버렸으니까. 내가 콩나무란 말입니다, 각자. 그럼 콩나무의 콩씨는 열렸겠죠, 또. 그런데 작년 콩씨를 찾고 있다 이 소립니다. 얼마나 더디냐 이 소리예요. 과거의 겁을 통해서 업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은 몽땅 짊어지고 내가 지금 현재 있는 겁니다. 그건 물질로 돼 있는 게 아니고 체가 있는 게 아니어서 내 마음에, 컴퓨터에 들어가 있듯이 의식적으로 들어가 있는 것이 겹겹이 있다 이겁니다. 그런 모든 거를 나오는 대로 거기다 놓지 않으면 그 습을 뗄 수가 없고 그 습을 녹일 수가 없어요. 홀연히 자기 참자기의 그 생수가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깐 그것을 발견하려면, 그것을 개발하려면 놔야 되는 것입니다. 믿고 놔야 돼요. 자기 없는데 뭐가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부처님 말씀도 '네가 이 자리에 있으면 네 앉은 자리가 전체, 우주 전체 그 자리가 도량이니라. 저기 가 앉으면 저기에 부처가 있는 거고….' 아, 여북하면 변소에 가면 변소에 계시다니까요. 그렇게 놓지 않으면 어떻게 그 미지수의 세계를 뚫을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겠느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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