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가야 하는지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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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야 하는지

본문

질문

일체를 주인공에 들이고 내는 것이 제 생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공부하고 있는데 병고와 관련해서 의문이 있습니다. 몸에 어떤 이상이 있더라도 병원에도 가지 않고 수행의 재료로 생각하여 진실하게 믿고 맡겨야 되는지, 아니면 보이는 의사도 또한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병원에 가야 하는지 그것을 여쭙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생각을 말이에요, 병원엘 가든지 약국엘 가든지 자기가 있으니까 가는 거죠? 자기가 있으니까 아픈 것도 있는 거지 자기가 없으면 아픈 것도 없죠. 그러니까 병원엘 가도 자기 주인공 그 자체, 자기 영혼의 근본이 거길 가게 하는 거죠. 믿고 공부하는 사람들은 먼저 가요. 허허허…. 그래서 남의 손을 빌려요. 내 손으로 할 거라면 내 손으로 하고 저 손을 빌려야 될 거라면 저 손을 빌리고, 이게 마음대로 자유자재권을 거기서 가지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걱정할 게 하나도 없다 하는 것이 뭐냐 하면 우리가 오계 받을 때 ‘술 먹지 마라. 도둑질 하지 마라.’ 그러죠? 그런 걸 나는 중간에다 놓고 ‘술을 먹되 남을 괴롭히지 말고 망주로 먹지 마라.’ 이랬죠. 하여튼 뭐든지,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많이 먹으면 탈이 나고 그러니까 뭐든지 나한테 맞게 먹으면 탈이 하나도 안 나요. 거짓말하지 말라는 것도요, 그냥 형제지간이나 또는 친구지간이나 말을 좋게 해 줘야 서로 의리가 나빠지지 않는데 거짓말하지 말란다고 그냥 곧이곧대로, 이쪽에서 욕했다고 그대로 얘기하면 그게 되겠어요? 그러니까 거짓말을 하되 하지 마라. 이것이 바로 융통성이거든요, 융통성. 그러니까 그건 거짓말을 했어도 거짓말이 아니 되니까, ‘거짓말을 하지 마라.’ 이럴 수도 없고 ‘거짓말을 해라.’ 이럴 수도 없고, 이게 엉거주춤이 돼 있죠. 그러니까 그런 거는 ‘거짓말해도 아니 되고 아니 해도 아니 되는 그 가운데서 네가 알아서 융통성 있고 지혜롭게 해 나가라. 이게 그대로 법이다.’ 이렇게 하는 거죠. 

그런 거와 같이 융통성 있게 좀 생각을 해 보세요. ‘아, 내 한마음이 저기까지 미치는구나. 보이지 않는 한마음이 찰나에 들고 나면서 남의 손을 빌리게 해 주는구나. 그리고 겉으로는 내 주인공의 손을, 주인공이 이렇게 남의 손을 빌리게 해 줬으니 그 수고한 걸 감사하고, 진짜 감사한 건 여기서 그렇게 만들어 줬으니 감사하고….’ 이런 거죠. 매사를 그렇게 생각을 하세요.

예전에 내가 얘기했잖아요. 빨치산으로 붙들렸는데 형사들이 말이에요, 한 다섯 사람쯤 됐어요. 그런데 나를 붙잡아다가 함바집 같은 산골집의 각각 따로 있는 방 중의 하나에다 넣어 놨어요. 그런데 방에 갇혀서 얼마 있더니 “이제 나가자.” 이거예요. 즉 말하자면 내 주인이, 내 자부처가 “나가야지. 나가지 않겠니?” 그러면서 “저것 좀 들어 봐. 문 좀 들어 봐.” 해서 딱 드니까 문은 걸려 있는데 이쪽에 왜, 설주 있잖아요? 그게 쑥 빠지는 거예요. 빠져서 문 잠가 놓은 대로 이렇게 젖혀 놓고 나왔죠. 나와 보니까 그 다섯 사람이 다 책상에다 꼬라박고 자는 거예요. 하하하…. 그런데 건빵도 먹다가 놔두고 있어요. 그래서 주섬주섬 그 건빵을 또…, 하하하…. 그렇게 해 가지고 어디 뭐, 담을 데나 있어요? 거기 또 손수건이 하나 있길래 손수건에다 싸서 들고 나왔죠. 

나올 때 웃으면서 나왔어요. 왜냐? 고문을 한 것도 주인공이 저 사람을 시켜서 채찍질을 한 거고 그러니까 밉지가 않아요, 모두가. 아프지도 않고요. 그러니까 내가 그걸 들고 나오면서 ‘이렇게 가게 하는 것도, 나오게 하는 것도, 이렇게 먹으라고 주는 것도 모두 거기구나.’ 그리고 ‘아하, 이렇게 죄 없이 맞은 그 아픔은 금방 낫는구나.’ 했어요. 상처가 생겼는데도 금방 나아요. 그러니까 그 모두를 남한테다 떠넘기지 말라 이겁니다. 좋은 일이든지 나쁜 일이든지 남한테다 떠넘기지 말라 이겁니다. 남한테 물씬 맞았다 하더라도 ‘어허, 저 몸을 시켜 가지고 나를 이렇게 두들겨 패게 했으니 내 얼마나 저 사람을 수고를 하게 했나.’ 하고, 하하하…. 아이, 정말이에요. ‘수고를 하게 했나.’ 하고 외려 감사하게 생각하셔야죠.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몸은 죽지 않았는데 죽은 게 돼 버리죠. 죽은 세상으로 다 연결이 돼서 다 알게 되고 배우게 되고 실천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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