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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제에서의 고는 어디에서 생겨났는지

본문

질문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 사성제가 가장 근본이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성제라고 하면 고집멸도를 말하는데 그 고(苦)라고 하는 것은 어디에서 생겨났는지요. 그 고에서 벗어나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고집멸도(苦集滅道) 사성제 중에 고 하나만 없앤다면 집도, 멸도, 도도 없습니다. 왜 『반야심경』에 “색(色)이 공(空)이요, 공이 색이니라.” 이런 뜻을 말씀하셨겠습니까? 그렇다면 고는, 고덩어리는 어디에 있는가? 이 고 하나만 가지고 얘기를 해도 길어요. 그런데 고 하나만 없앤다면, 그 도리를 안다면 집도 없고 멸도 없고 도도 없어요. 이 도리를 아셔야 돼요.

여러분이 이 세상에 나온 것이 고입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사생이 다 그렇죠. 사생이다 하면 벌레까지도 들어가죠. 저 무정물도 다 들어가고요. 그러니 그것을 모두 따진다면 헤아릴 수가 없는 거죠. 차원이 있다, 없다 할 수도 없고요.

그런데 요것부터 얘기하고 그 고덩어리에 대해서 또 얘기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수억겁을 거쳐서 인간까지 되어 온 과정을 보면, 지수화풍이 한데 합쳐서 돌아가니까 거기에서 생명이 생겼고, 그 생명이 생김으로써 수없이 거듭거듭 모습을 바꿔 가면서 진화된 거예요. 그것을 아셔야 돼요.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살던 의식 자체에 습과 욕심이 인과로서 박혀 있는 거죠. 원수를 졌든 안 졌든, 선이든 악이든, 수없는 나날을 거듭거듭 살아오면서 인연 지은 게 바로 이 몸뚱이입니다.

그런데 말 못할 일도 있지만 이렇게 여러분한테 전해 드리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이해를 해야 하고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알아야 자기가 마음으로 관할 때에 진실로 관할 수 있는 겁니다. 이해가 안 가서 진정 뭐가 뭔지 모른다면 절실하게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거죠. 여러분 세포에, 오장 육부에 정맥 동맥을 통해서, 두뇌를 통해서 모든 게 돌아가는 이치가 하나의…. 이것을 이야기하려면 그 뒷받침으로 이 이야기를 해야겠군요.

임신을 하려면 엄마 아빠가 들어가야 되는데, 음과 양이 들어가는 데는 반드시 인연 따라서 혼백이 거기에 접근을 하게 되지요. 이 세상은 과일도 그렇고 상인도 그렇고 정치인도 그렇고, 인연 따라 모두 모이죠? 그와 같이 인연 따라서 혼백도 거기에 접근을 하면 삼합이 한데 합쳐져서 삼신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게 뭐냐 하면 음과 양, 그리고 나의 근본에 부합된 마음의 영혼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본래 근본을 가지고 거기에 접근한 그 사람의 인과에 의해서 수십억 마리가 거기 모입니다. 그럼 수십억 마리가 인과에 의해서, 유전에 의해서, 업보에 의해서 수없이 거기 모이는데 그 하나하나가 자기 인연 따라서 만난 바로 자기 중생이죠. 그런데 그렇게 많은 숫자가, 헤아릴 수 없는 숫자가 자기 인과로 온 겁니다. 업보로 온 거고 유전으로 온 거고. 다 그렇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몸뚱이 속의 그것들은 다 자기가 짓고 자기가 받아서 이렇게 인간 한 덩어리를 이룬 겁니다. 이걸 가지고 왜 고덩어리라고 하는가. 일 초 일 초 바꿔지면서 병도 나게 하고 수없이 나오게 합니다. 악의 업보로 인연이 된 거는 거기에서 수없이 돌아가면서 ‘내가 원수 갚아야지.’ 하고 때로는 아프게도 만들고 때로는 가난하게도 만들고, 때로는 우환이 오게도 만들고 때로는 웃게도 만들고, 어떤 때에는 싸움을 하게도 만들고 어떤 때에는 선의 인연이 거기에 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사랑을 하게도 만듭니다. 이렇게도 돌아가고 저렇게도 돌아가고 그러는 원인이 여러분 몸뚱이 속에 수십억 마리가 지금 천차만별의 모습으로 운행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안에서만 그러냐. 마음은 체가 없어서 바깥으로도 나오는 겁니다. 연방 털구멍을 통해서 나고 듭니다. 그런다면 바깥의 일이 될 것도 안 돼요, 또. 이게 인과고 업보예요. 그런데 그것이 딴 데서, 보이지 않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전부 나에게서 직접적으로 나온단 말입니다. 입을 통해서 말도 그놈들한테서 나오는 거, 생각하게 하는 것도 그놈들한테서, 전부 그놈들한테서 나오는 겁니다. 또 그놈들이 아니라면 이 육체를 쓰고 있을 수도 없고 그놈들이 아니라면 부처가 될 수도 없습니다. 참 묘한 거죠. 그래서 그 하나하나 나오는 것이, 거듭거듭 찰나찰나 돌아가면서 나오는 것이 고정됨이 없죠.

그래서 “공이 색이고 색이 공이니라.” 했습니다. 그리고 육조 스님께서는 또 “본래 자성이 움죽거리지 않으면서도 만법을 들이고 내는 줄 어찌 알았으리까?” 하셨습니다. 요걸 가만히 생각을 해 보십시오. 팔랑개비는 대를 쥐니까 팔랑개비가 돌아가고 대가 아니라면 팔랑개비가 있을 수가 없죠. 그와 같이 본래자성불의 그 중심은, 주장자는 바로 팔랑개비 대와 같이 붙어 있기 때문에 주인공입니다. 주인을 막대기라고 한다면 팔랑개비는 육신입니다. 이 모두가 삼합이 한데 합쳐져서 돌아가는데, 바람과 팔랑개비와 대가 자꾸 돌아가는데, 이게 삼위일체로 공해서 돌아가는 거예요. 그래서 “일체는 하나로 돌아간다. 그 하나로 돌아가는 건 어디로 돌아가느냐? 그러니 그 하나마저도 이름 지어서 말할 수가 없는 것이 바로 부처니라. 그리고 공했느니라.” 이런 겁니다.

여러분이 살림살이를 하시면서 공해서 돌아가는 것을 그대로 아시죠? 모르십니까, 아십니까? 남편 만나면 금방 마음, 행, 말이 동시에 자동적으로 “여보!” 이렇게 나오죠? 허허허…. 그리고 마음도 거기다 의지하는 마음이, 애정이 스스로 나오죠? 행동도 “여보 당신, 뭐 잡쉈소?” 하고 나오죠? 그게 어떻게 그렇게 묘하게 나올까?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금방 일 초 전에 그랬는데 저기서 “엄마!” 그러고 아이가 들어오거든요. 그러면 그냥 금방 어머니가 돼요. 어머니가 돼서 “그래, 너 밥 먹었니?” 벌써 말과 행과 뜻이, 이렇게 삼합이 그냥 그냥 바뀌면서 넘어선 겁니다. 벌써 일 초를 넘어선 거예요. 찰나의 살림살이로 또 온 거지요.

그런데 그렇게 말도 바꿔지고 행도 바꿔지고 생각도 모두 바꿔지고, 이렇게 자동적으로 보는 대로 듣는 대로 바꿔지고 먹는 것도 고정된 게 없고 모두가 바꿔지니까, 어떤 거 먹을 때 내가 먹었다고 할 수 없고 어떤 말을 할 때 내가 말했다고 할 수 없고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내가 만났다고 할 수 없거든요. 하도 찰나찰나 바뀌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러니까 “무(無)” 했거든요. 그래서 여러분이 이 뜻을 “색이 공이요 공이 색이니라.” 하는 뜻을 아셔야 된다 이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공해서 돌아가는 그 이치를 알아야 하고, 또 사생을 거치면서 모습을 바꿔 가면서 진화된 이 자체가 인과 업으로서, 유전으로서 그 업보를 가지고 나왔는데 그것은 바로 욕심이 거기에 붙어 있고 내 생명을 아끼는 ‘나’라는 조건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나라는 조건으로 인해서 욕심이 생기고 그 욕심으로 인해서 이 세상의 모든 물질세계에 끄달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나의 몸뚱이 속에서 그렇게 독 안에 들어도 면할 수 없는 그러한 인과로서의 업이 자꾸 나오는데, 그거를 거기다가 되놔야 없어집니다. 거기서 나오는 건 어떤 거든지, 내게 원수 갚으려고 나오든 또 좋은 인연을 맺어서 갚으려고 나오든 악과 선이 다 거기서 나오는 거니까 거기다 놓는다. 너희들이 한데 모여서 하나로 돌아가는 거니까 하나에다 다 놓는다 이겁니다. 팔랑개비가 돌아가면서 색깔을 내는 그 자체는 그 대에 의존해서 나오는 거니까 대에다 놔라 이겁니다. 대! 막대기. 그것을 종합해서 주인공이라고 이름을 했습니다. 그러니 거기다 그냥 되놔라 이겁니다. 그것을 하도 못 알아듣기 때문에, 이미 담겨 있는 카세트에다가 되넣으면 앞서 넣은 거는 없어진다고 그랬죠? 앞서 넣은 거는 없어지고 새로 넣는 것이 들어간다. 새로 또 넣는다면 앞서 넣은 거는 또 없어진다. 그러니 연방 그릇은 비면서 새 샘물이 나오는 거를 연방 떠먹어 가면서…, 그릇은 항상 비어 있으니 항상 새 물이 담기지 않겠느냐 이겁니다.

그러니 한생각을 잘하면 오간지옥이 무너지고 독사지옥이 무너지고 전체가 무너진다 이겁니다. 그런데 또 묘한 게 하나 있어요. 여러분이 믿지 않아서는 안 된다는 거와 속아서는 안 된다는 거, 이걸 잘 생각하셔서 믿는 거는 대 막대기를 믿고, 팔랑개비가 돌아가는 것에 속지 말고 거기에다 다 놔라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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