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하는 것을 놓치지 않고 가고 있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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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하는 것을 놓치지 않고 가고 있는데

본문

질문

저는 언제 어느 때나 항상, 앉으나 서나 길을 가거나 일을 하거나 껌을 하나 씹더라도, 커피를 한잔 마시더라도 항상 관하고, 그렇게 관하는 것을 놓치지 않고 가고 있습니다. 근데 그게 맞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래 전부터 항상 스스로 제 마음자리를 계속 지켜보면서 가는데 이게 의식적일 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자동으로 그냥 그렇게 항상 스스로 지켜보고 가거든요. 그러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평온합니다. 그런데 제가 일을 할 때나 길을 걷거나 집에 앉아 있거나, 큰스님 생각을 한다든지 우리 도반들 생각을 한다든지 지원의 스님들 생각을 한다든지, 하여간 마음공부에 관해서만은 자동으로 항상 연결돼 돌아가는 것 같은데 그게 바른 건지 모르겠습니다. 일을 할 때는 일에 전념해야 될 거 같은데 그게 안 되고 그냥 한다는 의식 없이 자동으로 그냥 연결되어 돌아가거든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24시간을 일을 하는데요, 주인공 생각을 한 번도 안 했다고 생각을 합시다. 그런데 24시간이 지나서 주인공 생각이 났단 말입니다. 그랬으면 그게 24시간을 공간을 두고서 띄어졌나요? 그냥 무시(無時)거든, 무시. 무심(無心). 우리가 살아나가는 데에 24시간이 있는 거지, 24시간이 어디 있어요? 그러니까 그것도 초월해서 그냥, 그 시간에 생각났으면 그 시간에 난 거지 24시간이 왜 거기 붙느냐 이거예요. 그리고 24시간이 붙기 이전에, 또 관하는 게 생각이 났든 안 났든 그대로 뿌리와 싹이 같이 붙어 있는데 무슨 찾고 안 찾고가 있어요?

그러니 일을 하는 데 그 일에 몰두를 하는 것도 바로 주인공을 믿고 찾는 거예요, 그게. 일에 몰두를 했다 해서 주인공을 생각지 않는 게 아니라 주인공이 그렇게 몰두하게 만들었으니까 주인공이 한 거예요. 주인공의 시자일 뿐이지, 움죽거리게 했을 뿐이지 뭐가 주인공이 아니란 말입니까. 여러분이 다 하고 움죽거리는 일거수일투족이 거기서 움죽거리게 하니까 움죽거리는 거지, 만약에 그 영원한 자기의 근본이 빠진다면 자기는 송장이 되는데 뭐 움죽거릴 게 있어요? 안 그래요? 자기 지금 눈 뜨고 이렇게 눈짓, 고갯짓하는 것도 자기 영원한 근본이 살아 있으니깐 그게 있는 거지, 그게 빠지면 송장이 돼서 그냥 눈 감고 있을 걸요, 아마. 그러니 얼마나 감사해요. 눈 하나 뜨고 보는 것도 감사하고, 보게 된 것도 감사하고 얼마나 감사한데요.

그래서 자기를 형성시킨 자기한테 감사할 줄 모르고, 물에도 감사할 줄 모르고 불에도 감사할 줄 모르고, 바람에도 감사할 줄 모르고 모두 감사할 줄 모르는 거예요. 자기 주인공이 자기를, 이 몸을 이렇게 내놓기 위해서, 형성시키기 위해서 지수화풍으로 된 정자 난자를 빌려서, 또 지수화풍에서 낳게 하고 지수화풍을 또 형성케 해서 이렇게 삶의 보람을 가지려고 자기를 형성시켰는데, 주인이 그렇게 생각을 하고 생산을 했는데, 주인이라는 자체도 모르고 감사한 줄도 모르고 주인이 하고자 하는 그 뜻도 모르고, 그냥 자기 껍데기가 자기라고 외치면서 그냥 돌아치니깐 이 속의 주인공, 참자기는 어이가 없을 겁니다, 아마. 자기가 그렇게 한번 움죽거리고 살아 볼 양으로 형성시켰는데 핀트가 자꾸 다르게 가니까 말입니다.

그러니까 자기 이외에 있는 게 아니라 자기 종자이며 뿌리다. 불성이다 이거예요. 그러니까 그대로, 그대로 내가 생각이 났든 안 났든 그대로 믿는 것이죠. 그대로 있는 것이죠. 있으니까 믿는 거고. 그대로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돼요. 뿌리로 인해서 싹이 산다. 가지와 잎새가 푸르르게 되는 것도 바로 내 뿌리로 인해서 이렇게 살고 있으니 감사하구나. 봄이 오면 꽃도 피고 또 열매도 맺고 하니 참 감사하구나. 앞으로도 그렇게 이끌어 갈 거고, 과거에도 그렇게 이끌어 왔을 테니 참 고맙구나. 이건 그냥 자연적이지 없는 거를 끌어다가 찾으려고 하고 없는 거를 끌어다가 알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그냥 그대로 믿어라. 무조건 믿어라. 이 세상에 났으니까 있는 거다. 그러니 그대로 무조건 믿어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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