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 남은 것이 없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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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남은 것이 없는데

본문

질문

큰스님께서는 여러 불쌍한 중생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시고 자상하게 공부하는 방법을 일러 주셨는데, 제가 공부를 하다 보니까 과연 공부를 이렇게 해야 되는 건지, 그 공부에 대한 것이 머릿속에 남은 것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큰스님 가르침 이외에 저희들이 지침이 될 만한 경전이나 서적을 본다든지 하는 노력을 해도 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진짜로만 믿으신다면, 자기가 지금 말하고 듣고 보고 행하고 가는 그 자체를 잘 뒤집어서 자기를 보실 수 있다면, 진짜로 지혜로워야만 자비도 나오고, 자비할 수가 있어야만 내가 둘이 아닌 줄 알게 되고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루만지는 것도 자기요, 어루만지는 걸 받는 자도 자기요, 둘이 아닌 것입니다. 그건 무슨 까닭이냐 하면, 내가 항상 얘기해 드리죠. 전깃줄 하나만 가지고는 도저히 불이 들어올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를 마저 쥐고 행하는 자, 즉 말하자면 어루만져 주는 자와 만져지는 자의 마음과 마음이 둘이 아닙니다, 서로 믿고 말을 할 때는 말입니다. 믿지 않든 믿든 이렇게 같이 대화를 하게 되면 이게 하나가 돼 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전깃줄과 줄이 한데 합쳐지면 그냥 불이 들어올 뿐이지 합쳤다 안 합쳤다 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그러니까 ‘어루만지는 자비로서만 베풀고 지혜는 가르치지 않는구나. 또 경전도 보지 못하게 하는구나.’ 이러지 마시고요, 경전을 보되 경전이 나를 보지 않게 하고 내가 경전을 보지 않게 볼 수 있다면, 그거는 올바로 경전을 보는 것입니다. 경전을 보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보되 보지 말라 이 소리죠. 내가 경전을 보고 또 경전이 나를 본다면, 글자 풀이만 해 나가는 거지 내면세계의 그 백지에 들어 있는 천차만별의 뜻은 하나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누가 이 책을 보는가. 네가 보고 있잖아. 그러니 나는 그냥 봐주는 겉 눈과 겉 손 이런 걸로만 심부름해 줄 뿐이지, 보는 건 주인공 네가 봐!’ 하고 볼 수 있는 그런 것을 지금 가르치기 위해서 이런 말을 합니다. 그것은 말을 안 해도 자기가 보는 거죠. 그런데 껍데기 자기가 본다고 생각하고 그 글자 풀이로만 나가니까 이거는 경을 자기가 보고 자기가 경을 보는 게 되죠. 그러니까 자기 없는 자기가 경 아닌 경을 볼 수 있어야 된다 이 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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