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나 바위도 윤회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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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불교의 윤회설에 의하면 중생들은 육도를 윤회한다고 하는데, 물론 성불하게 되면 그렇지도 않겠지만 천상, 인간, 지옥, 아수라, 축생, 아귀라는 육도를 윤회하게 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러한 범주에 들지 않는 식물이나 바위 등 무정물의 경우에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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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돌이 서 있는데 비에 씻기고 바람에 스쳐서 그냥 반드르하게 한쪽이 달아나갔어요. 그런 걸 볼 때 그것이 바꿔지지 않은 거라고 할 겁니까? 육도 윤회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아버지 노릇 할 때가 있으면 자식 노릇 할 때가 있고, 그런 게 윤회예요. 남편 노릇 하다가 자식에게는 아버지 노릇을 할 때가 바로 윤회라니까요. 윤회가 별다른 게 아니에요. 살아서도 죽어서도 윤회예요. 그러니까 윤회도 없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아기로 태어나서 젊어지고 늙어지고 하는 것도 바로 윤회죠. 또 우리가 말을 했는데 그 말은 도망가고 또 딴 말을 해야 하니까 그것도 윤회고요. 그래서 마음은 너무나 많기 때문에 마음은 없다고 했습니다. 너무 바꿔지고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기 때문에 윤회도 없다, 붙을 데가 없다 이랬습니다.
생명이 태어나기 이전에는 암흑이었다고 봅니다. 암흑세계에서 우리가 생명이 생기게 된 원인이 불·물·바람·흙, 즉 흙이라면 먼지를 말하죠. 그것이 한데 합쳐서 하나가 붙으면 하나가 커지고, 둘이 붙으면 둘이 커지고, 그저 굴러가는 대로 서로 엉기고 붙어서 인연이 있어서 불의 인연, 물의 인연, 바람의 인연, 흙의 인연이 한데 합쳐지니까 원인이 되어서 생명이 생기게 된 거죠. 생명이 생기니깐 바로 광력이 생긴 겁니다. 그래서 이 세상은 생명이 생기고 밝아진 것입니다. 이 도리를 생각한다면 아주 어마어마한 진리인 것입니다. 그래서 밝아져서 그 하나하나가 별성이 생기고, 별성이 생김으로써 태양이 생기고, 태양이 생김으로써 만물을 기르는 어버이가 된 거죠.
이 산하대지는 만물을 길러 내는 어머니와 같고, 태양열로 인해서 모든 만물이 자라나는 것은 아버지와 같다고 했습니다. 하다못해 물속에서 사는 고기들도 천차만별로 모습과 이름이 많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름도 있고 알지 못하는 고기들도 있습니다. 게다가 바다 밑에서 사는 것도 있으니 그 태양열이 어떻게 거기를 한데 합쳐서 다 들어갈 수가 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마음입니다. 마음은 태양열이 들어가지 못하는 데까지 들어갑니다. 마음의 문이라는 것은 깊이가 깊든 얕든, 높든 낮든 불문에 부치고, 가고 옴이 없이 가고 올 수가 있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야 됩니다.
그래서 무정물이라는 것도 마음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니 됩니다. 모든 것의 근본, 지수화풍의 근본도 다 그 한자리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어떤 걸 ‘없다’라고 하고 어떤 걸 ‘아니다’라고 규정지을 수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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