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전에 온전히 전해질 수 있겠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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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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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전에 온전히 전해질 수 있겠지요

본문

질문

며칠 전 선원에서 초파일 장엄등 점등식을 거행하였습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불교문화회관 주위가 마치 부처님 계신 룸비니동산인 듯 환희롭고 장엄했습니다. 시간과 공간이 본래 고정되게 나뉘어 있지 않기에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이 끊어지지 않고 면면히 이어지고 있음을, 그리고 큰스님의 마음과 저희들의 마음이 언제나 함께하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저희 불자들이 해년마다 올리는 연등공양이 마음과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온전히 전해질 수 있겠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부처님께서 49년을 설해 주셨지만 한 마디도 한 사이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 뜻은 어떠한 것인가. 삼천 년 전이나 삼천 년 후나,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우리 깊은 마음속에 항상 살아 계십니다. 영원한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그 감사함을 어찌 말로 다 하리까. 부처님 봉축일은 찰나찰나 봉축일이며, 오신 것이 없기에 가신 것도 없이 영원한 우리 마음속에 깊이 계시어 무시무종 일승공법인 것입니다.

여러분이 정신계의 50%를 모르면서 물질계의 50%만 가지고 살아나가시려니까 힘들고 얽매이고, 또 애고나 업보나 유전성, 세균성, 영계성까지도 타파를 못하면서 헤매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언제나 한마음으로 일체 만물만생 어느 것이든 아니 되시는 것이 없습니다. 가난한 자가 원할 때에는 한 찰나에 응신으로서 관세음이 돼 주시고, 명이 짧다 하고 구원을 청할 때는 항상 칠성 부처가 돼 주시고, 좋은 데로 못 간다 하고 소원을 하면 지장이 돼 주시고, 물에서는 용신이 돼 주시고, 길에서는 지신이 돼 주시고, 독성이 돼 주시고, 산신이 돼 주시고, 아프면 바로 약사가 돼 주시고…. 이렇게 천차만별로 어느 거 하나 아니 되시는 게 없고, 어느 것 하나 응신이 돼서 나투어 주시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여러분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부처님이 삼천 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게 아닙니다. 풀 한 포기만 살아 있어도 부처님은 항상 그 자리에 계신 겁니다. 물도 생명이 있고 불도 생명이 있고 흙도 생명이 있고 바람도 생명이 있는 것입니다. 어찌 어느 자리에든, 어느 골골에든 부처님이 아니 계시다고 하겠습니까? 삼천 년 전이 바로 오늘이요, 삼천 년 후도 오늘이요, 오늘은 영원한 오늘입니다. 그래서 어떤 것이 될 때에 내가 됐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부처님이라고 이름하신 것입니다.

부처가 왜 없다고 하는 줄 아십니까? 여러분 마음속에 같이 너무 가깝게 계시기 때문에 부처는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이 없다고 말합니다. 남들은 ‘사랑하라, 사랑하라’ 하는데 왜 사랑이 없다고 하는가. 사랑하기 이전에 바로 내 아픔이요, 내 몸이요, 내 자리요, 바로 나이기 때문에 사랑한다, 안 한다 하는 언어가 붙을 필요가 없죠. 그렇기 때문에 그대로 여여하게 자비심이라. 여러분은 이 법당에 와서 부처님을 보고 절을 하실 때 어떠한 생각으로 절을 하시는가요? 부처님 형상과 내 형상이 둘이 아니요, 부처님 마음과 내 마음이 둘이 아니요, 부처님 생명과 내 생명이 둘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들고 있는 이 컵도 바로 컵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이 세상에 출현한 겁니다. 저 부처님도 (등 뒤의 부처님을 가리키시며) 이 세상에 부처님이라고 이름을 가지고 출현한 것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그 생각으로서의 마음이 없다면 저 부처님을 모실 수도 없죠. 부처님은 너무 가깝게 계시기 때문에 법당에 들어와도 둘이 아니요, 변소에 가도 둘이 아니요, 어딜 가든 자기가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 계신 겁니다. 우리가 부처님을 그렇게 가깝게 두고 있으며, 위 속눈썹 아래 속눈썹이 한 찰나에 깜짝거리듯이 부처와 중생은 둘이 아니게 그렇게 같이 회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아셔야 될 겁니다. 부처님도 삼천 년 전의 부처님만 계시다고 생각지 마시고 삼천 년 전만 아니라 몇천 년 전, 몇만 년 전에도 부처님은 계셨고, 지금도 부처님은 계시고, 미래에도 부처님은 영원히 끝 간 데 없이 계실 겁니다. 여러분이 이렇게 살아 있는 한, 생명이 살아 있는 한, 또 생명이 이렇게 푸르르게, 생동력 있게 움죽거리는 한 아마도 그 뜻은 떠나지 않을 겁니다. 말세니 말세가 아니니 운운하지만 그것을 떠나서 우린 영원히 물 흐르듯이, 발 없는 발로, 손 없는 손으로 어디 안 닿는 데가 없고 아니 딛는 데가 없이, 내 몸 아닌 게 없이 이렇게 하고 계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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