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먹고 술 하는 것에 대해서...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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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먹고 술 하는 것에 대해서...

본문

질문

때때로 큰스님께서 가르치는 여러 생활의 방편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자기 합리화의 수단이 되는 경우도 부인할 수 없고, 심한 경우에는 몇 년간의 한마음 공부가 수행하는 태도에 오히려 방만과 자만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고기를 먹는 일은 작은 일에 불과하고, 술도 그렇고 다른 여러 가지 일도 그렇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그런 것을 자재하자고 말하고 싶어도 왜 걸리느냐는 상투적인 반응이 싫어서 아예 모른 척하는 사람도 있고, 그것이 너무한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어서 난감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그런 계율에 얽매이지 않는 일을 함으로써 자신이 매사에 걸리지 않는 자재로움을 이루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사람들에게 은근히 그것을 자랑하고 권하면서 스스로 그런 것에 걸리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큰스님의 말씀이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저희들을 깨우쳐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애가 갓 태어나서 씹어 먹을 이가 하나도 없는데 고기를 줘서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못 먹는 사람은 안 먹어야죠. 그리고 어른은 씹어 먹을 수 있으니까 먹어야죠. 그거와 같이 이 마음공부를 하되 진짜로 맡기고 진짜로 물러서지 않는 그런 사람에게는 먹는 것이 그 무명을 벗겨 주는 일이고, 그것을 못하는 자에게는 살생이 된단 말입니다. 그러니 양단간을 놓고 어떤 것이 옳으냐 이런다면 어떤 게 옳다고 하겠습니까? 이것은 살생이 되니까 먹지 말아야 하고 이건 무명을 벗겨 주니까 먹어야 하고, 이 둘 중에 어떤 것이 옳습니까? 그러니 어린애는 먹지 말고 어른은 먹어라 이겁니다. 허허, 먹되 무명을 쓰고 애탄지탄하는 중생들을 위해서 주인공에 맡기고 먹어라. 그 몸뚱이의 살점 하나를 그런 사람이 먹기를 바라면서 천 년을 기다리고 있다 이겁니다.

왜 그게 벗어나기가 힘드냐 하면, 소로 살았으면 소의 습성이 잔뜩 붙어서 그 영(靈)도 사람으로 가지 않고 소로 갑니다. 그래서 소를 면치 못해요. 개도 그렇고 다 그래요. 한 찰나 알았으면 훌떡 뛰어넘으면 될 텐데 말입니다. 그러니까 얼른 쉽게 말해서 무명을 벗지 못하고 세세생생에 그 모습을 쓰고 허덕이는 것이 바로 짐승들의 사연입니다. 그래서 그 무명을 벗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짐승들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우연히라도 선승(禪僧)들이 그 살점 한 점 잡숴 주시기를 원하고 원하고 그냥 염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생명을 죽이지 않고 풀, 이슬만 먹으면서 사는 짐승들도 많습니다. 그런 짐승들이 오히려…. 소가 왜 여물만 먹고 삽니까, 살생을 하지 않고. 그러니까 우리 인간도 잘못하면 소로 태어날 수도 있고 잘못하면 독사로 태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반복돼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왜 이런 공부를 하라고 하겠습니까?

그러니 이걸 지혜롭게 들으셔야 돼요. 그리고 이 모든 게 자유죠. 그러니까 먹을 만한 사람이 먹든지, 먹을 만하지 않은 사람이 먹든지 그건 너희들 생각대로 해라. 지혜롭고 틀림없는 사람들 같다면 모든 걸 거기다 맡기고 먹되…, 옛날에도 이런 점이 있었습니다.

산간 절에서 스승이 다 죽게 됐어요. 제자가 생각을 하니 참 무엇을 어떻게 갖다가 병을 낫게 할 수도 없고, 일어나지도 못하는 분에게 어떻게 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호미를 들고 통을 들고 나갔어요. 지렁이를 그냥 수백 마리를 잡아서 푹 고아 가지고선 그거를 체에다 착 받쳐 가지고 버리고선 ‘지옥을 가도 내가 갈 테니까 지옥을 보내든지 마음대로 해라.’ 하고 그냥 갖다가 드리니까 “이게 무슨 물인데 이렇게 맛있니?” 하시더랍니다. 그래서 “이것이 풀뿌리를 곤 물입니다.” 하니까 그것을 먹고 병이 완쾌돼서 건강하게 도로 다니시더랍니다. 그래도 그것은 풀뿌리라고 했더란 말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지옥에 갔겠네요?

그러니 예를 들어서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까도 얘기했지만 거짓 아닌 거짓이 효가 된다 이랬죠. 자기가 죄를 받고 죄를 안 받고 그걸 떠나서, 오직 그 스승을 살리기 위해서 그 생명체들을 다 죽였다면, 그건 죽인 게 아니고 그냥 곧바로 인간으로 전부 환생을 시킨 거죠. 예를 들어 닭을 수십 마리를 죽였다 해도 닭의 마음을 한데 합치면 하나가 돼요. 아시겠어요, 그 뜻을? 닭 수효대로 사람으로 화하는 게 아니고, 닭 30마리면 30마리를 한데 합쳐서 한 사람으로 만들면 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지렁이가 수십 수백 마리라도 그것은 한 사람으로 인간 환생을 시킬 수가 있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착한 사람에게는 안 보이는 손들이, 부처님의 손들이 다 응신(應身)으로 화해서 응해 주시는 겁니다. 그러니 어찌 그게 천도가 안되겠습니까? 그러니 살생이 없다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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