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라 몸도 마음도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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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요즘은 제가 갱년기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몸이 예전 같지가 않고 여기저기 통증이 생기다 보니 괜히 두렵고 우울해집니다. 육신에 대한 집착이 커서 그런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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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그러니까 여러분은 이렇게 태어나기 이전의 자기를 무시하는 거예요. 태어나기 이전 자기는 정신계의 자기고, 지금 현실에 보이는 물질적 세계는 바로 자기가 형성시켜서 놓은 자체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자기 나무가 자기 뿌리를 무시하겠습니까. 병이 낫고 안 낫고, 일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그거는 자기한테 그대로 보배로서 있는 건데….
그거를 진짜 알아서, 둘 아닌 도리를 알고 ‘낫게 하든지 낫지 않게 하든지 둘이 아닌 까닭에 너만이 할 수 있지 않아. 지켜 주는 것도 너고, 이끌어 주는 것도 너고, 해결사도 너고, 죽이는 것도 너고 살리는 것도 너야. 너만이 할 수 있어. 너만이 함이 없이 할 수 있고, 너만이 보이지 않으면서도 보이게 할 수 있고….’ 지금 보이는 나와 안 보이는 너가 둘이 아닌 까닭에 항상 내가 보이면 자기도 보이고 내가 안 보이면 자기도 안 보이고, 이렇게 돼 있는 건데, 그렇게 밀접하게 돼 있는 건데도 불구하고 이거는 어떤 때 들어 보면 아주 얼토당토않은 그런 말씀들을 하거든요.
어느 분이 어디가 어떻다고 어떻다고 이렇게 그냥 치명적인 말을 병원에서 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여기 온 지 얼마나 됐느냐?” 하고 어떤 땐 물으면요, “3년이나 4년 됐어요.” 그런 사람이 있어요. 그러면 “그렇게 됐다면 이렇게 되지도 않았을 텐데 어찌 그래?” 그러면은 씽긋이 웃고선 “오기는 그렇게 왔으나 몇 번 오지는 않았어요.” 이러는 겁니다.
그러니깐 넘기가 어렵더라도 좀 실천을 해 보고 죽고 사는 거 그까짓거…. 아니, 그렇다고 해서 굶으라는 것도 아닙니다. 어렵게 살라는 것도 아니에요. 거기다 집착을 하고 살지 말라 이거죠. 오직 몽둥이 하나 들고 그것만 가지고 살아라 이거죠. 오직 몽둥이 하나 들고. 이게 바로 주장자며 불성입니다. 자불입니다. 그래서 “자기 나무는 자기 뿌리를 믿어야 공덕이 있는 것이지, 자기 뿌리를 믿지 않고 저 큰 나무 이름이나 형상을 찾아 돌아다니는 거는 그거는 공덕이 하나도 될 수 없느니라.” 했거든요.
이 마음공부 하는 도리는요, 한번 인연을 만나는 게 천 년에 한 번 만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 마음공부 하는 게. 이 옷 벗고 옷 속에 그 곤충의 세계를 다 벗어 버리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이런 말입니다. 그런데 항상 그 보기 흉하고 그런 곤충 속에서 우리는 헤어나지 못해야 합니까?
부처는 못 된다 하더라도…, 비천상 보셨죠? 은비까비? 금비까빈가 은비까빈가, 그런 것처럼 그저 이것도 이 모습으로도 됐다가 저 모습으로도 됐다가, 이거를 건지려면 이 모습으로도 되고 저거를 건지려면 저 모습으로도 되고 이렇게 해 가지고선 다 건지고 가지 않습니까. 이렇게 하다 보면 벌써 과거, 지나간 과거고 또 앞으로 올 미래고 현재에 살아가는 이 현실이고 다 무효가 되는 겁니다. 그게 이름이 과거, 미래, 현재 이러지 이 지구가 돌아가는 자체에 이름은 없습니다. 이름은 없어요. 항상 끊어지지 않고 돌아가기 때문에 이름도 없죠. 그런데 사람은 가르치기 위해서 과거니 미래니 현실이니 하고 이렇게 해 놓고 질서를 지키고 살기 위해서 또 이러니저러니 말을 해 놓고….
하여튼 모든 거를 다 벗어나기 위해서는 꼭 ‘둘이 아니라는 것’을 아셔야 됩니다. 이 보세요, 공에다가 그냥 모두 집어넣으면, 공을 집어넣으면 뭐가 남습니까, 거기. 공에다 공을 집어넣는데 그 얼마나 빨라요, 글쎄. 사람들이 그냥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가지고 그냥…. 그까짓 거 한 번 죽지 두 번 죽느냐. 너 있으면 나 있고 나 있으면 너 있고 모두가 둘이 아닌데 말입니다. 세울 것도 없고, 찾을 것도 없고, 볼 것도 없고, 알 것도 없고 모든 게 그런데, 모두가 둘이 아닌데…. 이 컵과 컵이 둘이 아니라면 한 컵이, 자기 컵 하나가 자기 컵을 깨트리겠습니까? 마주쳐야 깨트려지지. 그걸 명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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