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뜻과 상관없이 일들이 벌어져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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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뜻과 상관없이 일들이 벌어져요

본문

질문

저는 불자로서 항상 착하고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내 뜻과는 전혀 상관없는 방향으로 일이 벌어지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럴 때는 인연과보로 그냥 다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시 돌려놓아야 하는지 가르침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방향이 제대로 나가지 않는 것은 이렇게…, 맷돌축 있죠? 축을 갖다가 제대로 꽂지 않으면 물건을 넣고 갈아도 제대로 갈려 나오지가 않습니다. 딴 방향으로 나갑니다. 마구 그냥 쏟아집니다. 그와 같습니다. 똑바로 끼워야죠. 아래 위가 똑바로 심봉이 끼워져야 제대로 일하며, 전자와 전자 줄이 한데 제대로 이어져야 불이 들어옵니다.

그러니까 진짜로, 그대로 끼워져 있는 거니까 그대로, 저 나무뿌리가 있으니까 나무가 있듯이, 그대로 돼 있으니 그대로 철저하게 믿어라 이겁니다. 왜 자기 뿌리를 안 믿어요? 그렇다면 형상을 믿을 겁니까? 그래, 형상도 내 몸과 저 형상이 둘이 아니다, 부처님 형상이 내 형상과 둘이 아니요, 부처님 마음이 내 마음과 둘이 아니요, 또 부처님의 생명이 내 생명과 둘이 아니니 그저 둥글게, 모나게 하지 않고 둥글게, 일정례를 하더라도 둥글려서 일심으로써 진실하게 일배를 올려도 올려라 이런 겁니다.

그러니까 방향이 딴 데로 나가는 거는 잘못 끼웠기 때문입니다. 즉 말하자면 마음 내기 이전의, 내 마음의 선장을 올바로 투시를 못 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욕심대로 나가는 생각이 80%라면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 건 3%밖에 안 되니까, 비중이 더 큰 데로 돌아가죠. 안 그렇겠습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하지 마시고 진짜 크게 먹으려면 진짜 여기서, 뿌리에서 그 싹을, 전체를 살리고 있으니까 ‘너밖에 할 수 없다!’ 하고 다 맡기고 심부름꾼으로만 사세요. 시자, 관리인!
 
사실 따지고 보면 관리인입니다, 심부름꾼이고. 따지고 보면 속의 생명들의 심부름꾼이기도 합니다. 또 이 사람 전체 몸뚱이의 심부름꾼이기도 합니다, 여러 생명들이. 그러니까 그것도 또한 둘이 아니죠. 그러니 마음 쓰기에 달려 있으므로 이 몸뚱이 속의 모든 의식들이,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그렇게 아주 고정적으로 입력이 돼 있는 의식들이 마음 씀씀이에 의해서 바로 화해서 달라진단 말입니다. 자기 마음을 따라 주게 해야, 내 마음 하나로 돌아가게끔 돼야 업보성, 인과성, 유전성, 영계성, 세균성 이 모두가 무너져서 딴 데로 흩어지질 않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부처님이 되지 못한 사람이지만 다 같이 이름해서 부처죠. 나도 여러분과 똑같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그랬죠? 분수를 알아서, 내가 얼마만 한 그릇이란 거를 알고 해라 이겁니다. 내가 내 그릇에 이만한 걸 담아도 손색이 없을까 하는 걸 미리 알아차려라 이겁니다. 아시겠습니까? 그냥 분수도 모르고 요만한 컵에다가 드럼통으로 하나를 갖다가 집어넣는다면 이게 담겨집니까? 그러니까 첫째, 분수를 알고, 진짜로 믿는다면 그냥 믿는다 안 믿는다도 없이, 진짜로 믿는다면….

나는 내가 하려고 한 것에서 벗어난 예가 한 번도 없어요. 내가 얘기했지요? 처음에 여기 왔던 해에 김장할 다라이가 없어서 ‘다라이가 없으니 어떡하나? 김치를 해서 오는 사람들을 모두 줘야 할 텐데….’ 하니까, 그 이튿날 어떻게 된 줄 아세요? 다라이가 열 개가 들어왔어요. 왜냐. 그게 이심전심이에요. 이 모두가 이심전심으로 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보이지 않는 내 마음 내기 이전 마음입니다. 
그러니까 난처하게 생각 마시구요, ‘왜 나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번연히 알고도 이렇게 딴 데로 가나?’ 이러지 마시고, 죽든지 살든지 진짜로 믿으세요. 아니, 더 잘 살려고 아무리 해 봐도 그렇다면 차라리 아예 ‘이젠 너 알아서 해!’ 하고, ‘나는 부지런히 뛰어줄게, 너 알아서 해!’ 하고 거기다가 맡겨 놓는 게 더 상책이 아닐까요? 더 살기가 편안하구요.

이거는 ‘내가 한다, 내가 짊어지고 내가 산다, 내 거다, 내가 망했다’ 이런다면 어휴, 그거 사람이 한 생 사는 데 얼마나 비참하겠어요? 그러니까 아주 푹 쉬고 저 세 살, 다섯 살 먹은 어린애처럼, 또는 학교에 다니는 애들이 자기 아버지 어머니를 믿고 그냥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하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 보세요. 책이 없어도 ‘아, 아버지가 사 줄 테지.’ 하고 말이에요. 공책이 없다면 ‘공책이 없어, 아버지!’ 그러면 사 주듯이, 이렇게 편리하게 사세요. 그러면 딴 방향으로 안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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