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은 업의 과보일까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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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은 업의 과보일까요

본문

질문

언젠가부터 몸이 계속 아프고 힘들어서 병원에 가 보니 큰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의 아픔으로 인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폐만 끼치는 것 같아 괴로운데 누가 이것도 다 전생에 지은 업의 과보를 받는 것이라는 말을 하는 겁니다. 과연 이것이 다 내가 지은 업의 과보일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보고 듣고 생각하고 하는 것이 그냥 그대로 입력이 됩니다. 뭐, 책도 없고 적어 놓은 것도 없고 그러니깐 모른다고 생각을 하시겠지만, 여러분은 오늘 하고 내일 가면 벌써 오늘 한 거는 잊어버려서 모르시겠지만 다 입력이 돼 있는 겁니다. 여러분의, 즉 말하자면 숙명통에 입력이 돼 돌아가죠. 

  이 마음 내는 것도 작년 마음 낸 거하고 올 마음 낸 거하고 둘이 아닙니다. 짝 붙으면 작년도 없고 올해도 없습니다. 그러게 불 한번 딱 치면 반짝하는 그러한 찰나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숙명이다 운명이다 그런 것은 생각하지를 마세요. 그냥 앞에 닥치는 대로 용도에 따라서 거기 맡기고, 거기서 내가 넘어졌으니까 내가 일어나야지 하는 마음을 가지세요. 즉 말하자면 거기 내가 있으니깐 모든 게 내 앞에 용도에 따라 닥치지 내가 없다면 뭐가 있습니까?  그러니까 나한테서 나온 거니까, 내 한마음 속에서 나온 거니까 내 한마음 속에서 해결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때에 그것은 정말 엄청난 문제가 거기서 벌어지죠, 해결이 나고. 

그러니까 팔자 운명 타령은, 인제 우리가 역사를 본다 하더라도 수없이 거듭거듭 태어나면서 쫓고 쫓기면서 얼마나 고생을 했습니까? 좀 벗어납시다, 네? 고런 관념, 고런 관습, 그 운명이다 팔자다, 무슨 업보다 이런 소리를 자꾸 해 줘 가지고 그게 습이 돼 가지곤, 나는 업보가 얼마나 많아서 이렇게 될까 하고 이렇게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면 안 된단 말입니다.

종교인들이 그런 걸 만들어 줘서 안 됩니다. 왜 죄가 있다고 그럽니까?  그리고 왜 멀쩡한 사람에게 너는 죄가 있고 이런 죄를 지었기 때문에 이렇게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합니까? 그런 데가 어디 있어요? 그렇게 해 가지고 남의 가정을 말이에요, 남의 마음을 갈갈이 찢어 놓는 그런 종교는 종교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내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운명이다 팔자다 하는 것도 없고 병고도 붙을 자리가 없다. 마음은 체가 없기 때문에 절대로 붙을 자리가 없다. 또는 고도 없다. 고‧집‧멸‧도 이게 사제법이 있습니다만 ‘고’ 하나만 없다고 생각한다면 집착도 없고 멸도 없고 도도 없어요. 

생각 하나 차이입니다. 나는 여러분의 길을 인도해 주는 사람이지 이 고깃덩어리를 믿으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믿는 건 여러분의 그 한마음의 주인공 그 자체, 바로 법좌를 믿으라는 겁니다. 아, 자기 법좌를 믿으라는데, 자기 본래 자성불을 믿으라는데 왜 그렇게 안 믿어요? 글쎄, 참 이상하단 말입니다.  내가 살아나오면서 세상에 누구를 믿을 게 있습니까? 믿을 거 하나도 없어요.

아무리 부모가 잘해 준다 하더라도 내가 아파서 죽으려고 그러는 데는 같이 가 주지 않아요. 사랑을 아무리 한다 해도 그렇고 말입니다. 돈도 “너, 나하고 같이 가지 않으련?” 그러면 “네가 나를 좋아서 쫓아다녔지 내가 너를 좋아서 쫓아다녔니?” 그러고 안 가요. 모두가 그래요. 아무리 부부지간, 자식지간이라 해도 “같이 가지 않을래?” 하면 “네, 묘지까지만 같이 가서 배웅하겠습니다.” 또는 “화장터밖에는 같이 갈 수 없습니다.” 그러거든요. 

그런데 영원한 친구입니까, 그게? 영원한 친구는 여러분의 지금 몸을 모두 형성시켜서 가져 나온 장본인, 영원한 생명의 근본, 즉 말하자면 법좌, 그 불성 그 자체만이 자기 선장이에요. 그거를 꼭 믿으세요. 자기를 자기가 못 믿는다면 자기 육신을 자기가 헌신짝처럼 버리는 거와 같습니다. 

예전에 어느 스님이 고양일 딱 들고선 그냥 목을 딱 쳤습니다. “너희들이 이걸 말을 안 하면 치고 말을, 대답을 하면 안 친다.” 했는데 영 대답을 못 하니까 고양이 목을 쳤거든요. 예전에 동당 서당에서 공부를 하는 스님네들이 말입니다. 그랬는데, 간단히 얘기하죠. 아이, 어느 스님이 들어오니까 그 스님에게 아까 있었던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아무 소리 않고 짚세기 신었던 거를 머리 위에 이곤 그냥 나가는 겁니다. 어때요? 멋지죠? 

사람이 인생으로 태어나서 삿갓 쓰고 법좌 들고 바리때 하나 들면, 그저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지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네? 대장부가 하는 일이 바로 그거거든요. 아, 턱 믿고 아무 소리 없이 나가거든. 그 뜻을 모르시겠죠? 말로 해 줘서는 아니 되니 여러분의 법좌를 진짜로 믿으시고 그렇게 해 보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의 그 몸뚱이 속의 그 생명들이 전부 보살로 화해 가지고 천백억화신으로 화합니다. 그래서 그저 털구멍을 통해서 들이고 내고 하면서 그 만 가지 법을 그대로 응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남들의 말에 끄달리지 마시고 모든 병고와 가난과 우환, 또 성공과 그런 것도 ‘바로 거기서 나온 거니깐 거기서 해결해.’ 하고 그렇게 믿을 수 있는 마음이 바로 나와 남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마음이니까 그렇게 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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