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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력이 부족한가 봅니다

본문

질문

요즘 도반들이 안거에 동참하여 정진하는 모습을 보니 부럽기만 합니다. 저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질 않아 하고 싶어도 못 하고 있거든요. 살아가면서 닥쳐오는 모든 병고액난의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하고 걸림 없이 살고 싶은데 정진력이 부족한가 봅니다. 늘 걸려 넘어지거든요. 바르게 공부할 수 있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지금 병고에 휘달리죠, 또 우환에 휘달리죠, 가난에 휘달리죠. 이렇게 우환이라면 전체 용도가 아마 수도 없을 거예요. 그런데 거기에 끄달리는 원인이 바로 그런 데서 오는 거죠. 여러분이 그저 살 양으로 애를 쓰는 것도 욕심이거든요. 모든 것을 거기다 맡기고 관리만 하세요. 돈이 많더라도 관리만 하는 겁니다. 자기가 관리인이지 자기가 주인인가요?

물론 다 배우고 나면 주인도 없고 나그네도 없고 시자도 없겠지마는 배울 때는 주인을 딱 잡고, 바로 자기네 가정에 아무리 좋은 게 있다 하더라도 자기 주인 것이지 내 게 아니라 나는 관리를 한다. 회사를 경영한대도 주인이 하는 거고 나는 심부름한다. 우리가 열심히 뛰고 생각하는 것이 그대로 참선이요, 내 마음이 그렇게 놔서 편안하다면 그것이 좌선이에요.

지금 세상에, 이렇게 빠른 세상에, 이렇게 자꾸 발전이 되는 이 세상에, 공업이나 의학이나 천체물리학이나 과학이나 모두 발전이 자꾸자꾸 돼 나가는 이 시점에서 여러분은 선방에 가서 틀어 앉고 선(禪)을 한다고 틀어 앉아서 몸뚱이를 딱딱 묶어 놓고 있는데, 묶어 놓는 마음도 자기 마음이란 얘기죠. 몸뚱이를 묶어 놓고, 마음을 묶어 놓고 그러고서는 한 발도 떼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 있거든요. 보세요. 지금도 당장 보라고요.

아까도 과거니깐 과거 생에 살던 여러분의 집을 지금 가 보세요. 안 보이십니까? 신발장이 어디 놓여 있고, 간장이 어딨고, 초장이 어딨고 그런 것까지도 다 알죠? 그 얼마나 묘한 일입니까? 그걸 홀연히 다 밝게 하시려면, 아까 얘기한 대로 화두를 쥔다 생각 말고, 놓는다 생각도 말고, 좌선을 한다 생각도 말고, 좌선을 안 한다, 빨리 해야겠다 이런 생각도 마시고 우리 일상생활  하는 것이 그대로 바로 내 주인이 하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러니 아프게 들어오는 것도 ‘주인만이 낫게 할 수 있어.’ 주인이 하라는 대로가 아니라 내가 하는 것이 그대로 주인의 심부름이에요. 내고 들이고 하는 것이 다 주인으로 인해서 나간다면 여러분이 병고에 휘달릴 것도 별로 없지 않나. 왜? 30%는 병원에 가서 할 수 있는 거라면 하고, 70%는 자기가 거기에다 충당해서 나간다면, 걱정할 게 뭐 있습니까. 내가 죽을 때 되면 죽겠죠. 안 그래요? 옷 벗을 때 되면 벗겠지.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니깐 고통을 그렇게 안 받고도 갈 수 있지 않느냐. 공부하는 데 실험할 때는 거기에서 별거 별거 다 나와서 어떠한 뭐가 닥쳐도, 거기다 되놓는, 되입력하는 그 자세로써 나간다면 여러분은 얼마 안 있어서 내면에서 올바로 볼 거다. 올바로 보게 되면 나중에는 둘이 아닌 공부를 하기 위해서, 진짜 그때서부터 공부라. 그때는 대의정이 나고 말입니다. 의정도 스스로 의정이 나야지 만들어서 의정을 낸다면 그게 의정입니까?

나는 예전에 그때는 아무거나 먹고 그런 때니까, 풀을 뜯어 먹고 입이 써서 힘들곤 했는데 말입니다, 소나무도 위에 난 가지를 똑똑 딸 수가 있나요? 내 목 따는 거 같아서 말입니다. 밑에 나온 그냥 조그만 가지에게 ‘나 좀 도와줘!’ 그러고 따 가지고선 그걸 먹다 보니깐 떫고 시어서 그냥 입이 하나가 잔뜩 된 거예요. 아, 그래 물을 찾아서 이렇게 가다 보니까 옹당물이 있는데, 거기가 맑으니까 내 얼굴도 비치고 그런단 말입니다.

그런데 바가지도 없고 그래서 손으로 이렇게 뜨려니까 아, 난데없이 내 스승이 말입니다, 내면의 내 스승이 뭐라고 그러는지 아세요? ‘야! 네 얼굴이 아니라 네 삼촌 얼굴이다.’ 이러거든요. 허허허. 그래서 ‘삼촌?’ 그러고 이렇게 보니까 보는 순간에 또 금방 화해서 ‘아이구, 얘! 네 아버지 얼굴인데.’ 이러고, 또 ‘아이구, 네 자식 얼굴이야. 아니, 네 며느리 얼굴인데.’ 이러고 아이, 이렇게 돌아가는 거예요. 그때는 그 소리에 그냥 멍멍해진 겁니다.

물을 먹으려고 그러다가 물을 먹는 것도 잊어버린 채, 입이 시고 딱 그냥 한 입 된 게 그게 어디로 갔는지 그것도 잊은 채 그냥 멍멍히 생각을 하다가, 아무 생각도 없이 있다가 아휴, 아무리 생각을 해도 모르겠어, 도대체. 그렇게 그냥 빠르게 돌아간다는 게 그게 있을 수가 없잖아. ‘아이구, 아빠 당신 알아서 해!’ 그러곤 그냥 탁 놓고는 또 어디쯤 가다 보니까, 만사만생이 다 그냥 있는 게 없고 산천초목의 천차만별 그 초목들도 그냥 그대로 있는 게 없다 이거예요.

거기에서 그때 그게 생각 난 겁니다. ‘아이쿠, 이렇구나!’ 그래서 나는 내가 나한테 배운 거지마는 내가 없더라고요. 내가 없어요. 나도 없고 아빠도 없고. 왜 없느냐? 이렇게 따지니까 또 이런 생각이 나요. 아하! 예전에 말입니다, 야, 이렇게 묘지가 있는데 ‘이 묘지는 애비의 묘지고 이거는 자식의 묘진데 이 자식이 이리로 오면 애비가 되고, 요 애비가 자식한테로 가면 자식이 된다’ 이거예요. 아, 그 생각이 문득 나는 거예요.

아, 그러니 체가 없는 마음이 쉴 사이 없이 화해서 바뀌면서 돌아가기 때문에 여러분이 미국에서 “스님, 나 이렇게 이렇게 애를 잃어버렸는데 지금 죽겠습니다. 어떡합니까?” 하고 울고 야단들을 할 때 “알았어요.” 할 수 있는 그 대답이 나오지,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어떡하면 좋아. 왜 그렇게 한만히 뒀어?” 하며 서로 뛸 겁니다. 그러나 말이 필요 없거든요. 여러분도 나하고 둘이 아니게 심부름꾼이자 부처자, 바로 법신이자 화신이자, 바로 지신이자 용신이자, 관세음보살이자 지장이자, 칠성이자 독성이자 아, 부처이자, 모두가 아니 되는 게 없어요. 이렇게만 해 놔도 좀 감응이 됩니까?

그러니 실질적으로 이거를 하나하나 체험을 하십시오. 하나하나 탑을 쌓아 올라가는 게 점수라 하면, 다 쌓고 봉오라지 탁 올려놓는 게 돈오예요. 그러니 점수와 돈오는 둘이 아니다. 그러니 언어가 붙지 않는 자리다. 돈오다 점수다 이 언어가 붙지 않는다 이거죠.

그러니까 여러분이 그저 모든 걸 지켜보고 관하라 이랬죠? 그러니까 “뭐 지킬 게 있느냐?” 이러죠. “지키는 놈은 어떤 거냐?” 이래요, 또. 그러는데 그대로 자기가 ‘거기서밖에는 해결할 수 없다’ 그러고 거기 맡겨 놓으면, 맡기는 놈도 그놈이요 지키는 놈도 그놈이다 이겁니다. 지켜봐라 이거예요. 그러면 거기에서 또 감응이 되고 실험이 된다 이겁니다.

그러면 체험을 거기서 하게 되고, 또 어떻게 닥쳐오면 갖다 놓고 또 하다 보면 체험이 되고 또 체험이 되고, 그게 바로 하나하나 쌓아서 탑 올리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겁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물리가 터지고, 그렇게 하다 보면 홀연히 자기를 자기가 알게 되고, 그럭하다 보면 둘 아닌 도리를 알게 되고, 그렇게 하다 보면 바로 둘 아니게 나투는 도리를 알게 된다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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