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 화목했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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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 화목했는데…

본문

질문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집안이 아주 화목했는데 살림이 곤궁해지면서 언제부터인가 삐걱거리더니 지금은 아주 몸만 한 집안에 있지 마음은 모두 제각각이 되었습니다. 다시 화목한 집안으로 되살리고 싶은데 힘 좀 보태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왜 집안에서도 화목하지 않은 줄 아십니까? 여러분은 자식이나 남편이나 아내나 형제나 잘못하면 잘못하는 대로 ‘아이구, 저렇게….’ 그냥 그러니까 미운 생각이 들고 말이 좋게 나가질 않고 얼굴부터 찌푸려지고 이러죠? 가을에 낙엽 떨어질 때가 얼마나 멀다고 그렇게들 야단들을 하고 싸우고 옹옹거리고 얼굴을 찌푸리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게 나로 인해서 생긴 거니까 나로 인해서 부인이 있고, 부인은 나로 인해서 있는 거고, 나로 인해서 형제가 있고 자식이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주인공에다 모든 것을 맡겨 놓고 ‘거기서만이 우릴 화목하게 돌아가게 할 수 있다. 우리 가정을 좋게 할 수 있는 거는 거기밖에 없다.’ 하고 놓고 “여보! 이제 들어왔소.” 하고 밝게 대하고, 만약 집에 있는 부인이 상을 찌푸리고 신경질을 내더라도 “여보! 어디서 뭐 속상한 일이 있었소?” 하고 이렇게 웃으면서 말을 해 주면 얼마나 마음이 아늑하냐 이겁니다. 신경질을 내다가도 안 낼 겁니다, 아마.

그런데 신경질을 내는 걸 보면 벌써 “으이그!” 이렇게 시작하면 “아유, 괜히 신경질이야.” 이러면서 그때서부터 나오는 거죠. 그러니 어떻게 이 세상을 화목하게 살아가며 어떻게 자식들에게도, 좋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겉모습만 그런 게 아니에요. 사람은 마음먹는 대로 그 마음의 초점이 이끌어지거든요. 그러니까 내가 말을 안 해도 좋게 말을 하게 되고 여기다가 맡겨 놓으면 금방 돌아서서 마음이 착해지면서 “여보, 이러고 저러고, 이러고 저러고 했어.” 하고서 그냥 이렇게 돌아가게 돼 있어요. 그런데 육체, 말 그것이 자기인 줄 알아요. 그게 아니고 자기의 마음은 여기 안에 있어요, 진짜.

그러니까 말로 남을 헐뜯을 일이 있더라도, 설사 사람을 죽이고 들어왔더라도 부부니까, 부부 아니더라도 그래요. ????여보, 어쩌다가 그랬소? 여보! 그래도 너무 상심 말아요. 아이, 죽으면 죽지, 뭐. 같이 죽읍시다.” 이렇게 하면서 웃으면서 해 나가고 주인공에 다 놓는다면 그 사람이 그냥 잘 이끌어지고 잘 돼요.

자식도 그래요. 나가서 나쁜 짓을 하든, 나가서 노름을 하든, 나가서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그건 내버려 두고, 들어오면 따뜻하게 대해 주는 거죠. 그게 최선의 방법이에요. 잘못 말하거나 말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게 상전이에요. 부처님을 잘 모시려면 효도하고, 충성하고, 자식을 잘 이끌고, 부부지간에 화목하게 이끌고, 형제지간에 잘 이끌고 이렇게 지혜가 넓어야 이것이 바로 불법을 잘 이끌어 가는 거기 때문에 불법을 빨리 승화를 시킬 수 있다 이겁니다.

그러니 불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명확한지, 만약에 내가 이론적으로만 여러분한테 말한다면 여러분한테 이익이 하나도 없어요. 그러나 여러분 마음과 내 마음이 둘이 아닌 까닭에 말을 하면서도 말이 그대로 법이 되는 법이지. 그것이 정확하게 떨어지니까.

어떤 스님네들이 셋이 가다가 지네가 이만한 게 가더라는 거예요. 지네 발이 오죽이나 많습니까? 그런데 지네더러 이랬다는 거예요. “아이구! 저 지네 좀 봐. 저렇게 다리가 많은데도 걸리지 않고 가는 것 좀 봐.” 하니까 지네가 딱 서 가지곤 가질 못하더라는 거예요. 그 말에 걸려서 가질 못하니까 거기에서 고만 세 스님네들이 깨쳤다는 겁니다.

여러분! 잘 생각하세요. 우리가 잘 걸어가다가도 말을 하면 거기에 걸려 가지고 아주 옴폐부득을 못 해요. 여러분, 어디 가서 무엇을 보더라도 걸리지 마시란 얘기예요. 잘못됐더라도 걸리지 말고, 잘됐더라도 걸리지 마십시오. 잘못됐더라도 그게 고정되게 있는 게 아니니까요. 순간 돌아가니까 겁내지 말고 그냥 놔 버려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힘 있는 보물 거기다 그냥 놔 버려요.

내가 만약에 오신통이라는, 보물이 여기 있는데 이 보물이 자동적으로 돌아가게끔 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기다가 다 맡기지 않고선, 그 보물이 알아서 할 거를 내가 가지고 할 양으로 모두 간섭을 하면 뒤죽박죽이 되는 겁니다. 컴퓨터고 탐지기고 뒤죽박죽이 되는 거죠.

만약에 내가 총무 스님한테 소임을 다 맡겼는데 총무 스님 일할 것까지 내가 나서서 그냥 다 해 보세요. 이 절이 그냥 뒤죽박죽되는 거예요, 질서가 문란해지고. 그러니 여러분은 거기서 다한다는 것을 믿지 못하니깐, 거기다가 뒤죽박죽을 만들어 놓는 겁니다. 이거 아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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