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죄업 때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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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는 마음공부를 그래도 몇 년 해 오고 있는데 되는 일이 없어 자꾸 맥이 빠집니다. 전생에 죄업이 많아서 그런 건지, 마음공부를 제대로 못해 그런 건지 어떻게 중심을 잡고 가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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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부처님께서는 모든 일체 만물만생에 의해서, 내 몸속에 있는 그 중생들이 화해서, 천백억화신으로 화해서 모든 사람들이나 모든 짐승들이나 모든 곤충들, 하다못해 무정물까지도, 목신까지도 원한다면 다 응해 주십니다. 응해 주시되 묘한 것이 있습니다. 만약에 뱀이 공부를 하면서 원하면 한 찰나에 드실 때 뱀으로 응하신다 이겁니다. 뱀으로 응하셔야 뱀이 저항력을 느끼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겁니다. 그러면 하나의 모습이 아닙니다. 모습을 천태만상으로 나투시면서 응해 주십니다. 관세음보살을 관하면 관세음보살로 나투어 주시고, 지장을 염하면 지장으로 나투어 주시고, 약사를 염하면 약사로 나투어 주시고,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하다못해 풀포기 하나까지도, 곤충 하나까지도, 안 보이는 세상의 모두를, 죽은 사람이나 산 사람이나 또는 죽은 생각이나 산 생각이나, 생각이 없는 중생이나 생각이 있는 중생이나 다 그 자비를 베풀어 주신다 이겁니다. 그거 하나를 생각할 때 우리 가정에서 무조건, 조건 없이 자식들에게 주는 거와 같다 이겁니다. 여러분한테 모든 것을 베풀어 줄 때에 그 마음의 보시, 이것은 제일 으뜸 나는 무주상 보시입니다. 조건 없이 줄 수 있는 마음, 조건 없이. 물질을 주더라도 조건 없이 주는 보시. 조건이 조금이라도 붙었다 하면은 그것은 보시가 아닙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이렇게 오시면, “너는 죄가 얼마만큼 있고 너는 죄가 얼마만큼 있으니까 이것이 안 된다.” 이럴 수가 없는 것이 부처님 법입니다. 죄가 있으면 얼마나 있으려고요. 작은 거든 큰 거든 다 똑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볼 때는 무조건 조건 없이 줄 수 있는데, 여러분의 마음이 말입니다, ‘나는 죄업이 많으니까 이렇게 받을 수가 없다’는 생각, 또 ‘나는 이런 거를 잘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업보가 다 녹아야 된다’는 조건, ‘나는 이러한 병이 걸렸는데 과거로부터 이 업보가 얼마나 많으면, 얼마나 죄가 많으면 이럴까.’ 하는 생각에서 그, 조건 없이 받을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나 이 도리를 배우고 아는 사람들은 조건 없이 줘야만이 마음으로도, 길을 지나가다가도 하다못해 소가 도살장으로 끌려갈 때도 무명을 벗겨 줄 수 있고, 그 소의 의식을 바로 나한테로 넣는다면 즉시 그건 죽지도 않아서 벌써 환토를 한 거죠. 천도가 된 거란 말입니다. 그래서 무명을 벗고 사람이 돼서, 굴려서 사람으로 환생을 할 때 그 소는 은혜를 생각해서 이 불법에서 떠나지 않게끔 됩니다.
부처님 법이라는 것은 어느 한 군데 국한돼 있는 것이 아니라 끝 간 데 없는 진리입니다. 그렇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돌아가는 이 진리 속에서 우리들이 인연에 따라서 활짝 개이기도 하고 인연에 따라서 나쁜 마음을 먹으면 나쁜 데로 이끌리기도 하죠. 이 몸뚱이 속에는 나쁜 생각을 하면 나쁜 데로 이끌어 주고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데로 이끌어 주는 그런 수십억의 중생들이 있습니다. 이런 소리도 가끔 하죠. 팥죽을 쑤는데 끓어오르는 팥죽 방울을 보고 “요것도 문수! 요것도 문수! 요것도 문수!” 하고 주걱으로 쳤다는 얘기 잘들 아시죠. 그 주걱으로 죽 방울을 친 게 문제가 아니라 그 뜻을, 그 속에 있는 뜻을 알아야 된다 이겁니다.
참선이라는 것은, 우리가 말하고 행하고 또는 경을 달달 외워서 강의를 잘하고 이런 게 참선이 아닙니다. 배우지 못해서 무지렁이더라도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처님 법을 한시라도 떠나지 않는다면 그게 참선이죠. 내가 먼저 나왔으니까 나로부터 화두요, 나 자체부터 알 양으로 노력하는 것은 불씨를 심어서 싹을 틔우는 거나 같습니다.
이 모두가 이러한 관계상 인과에 의해서 필연적으로, 그것은 법칙에 의해서 돌아가고 있다 이겁니다. 자동적인 법칙입니다. 모든 만남이, 교류가 그렇게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발전을 하고 또는 ‘이것이 안 된다, 된다’ 하고 법석이기 때문에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거를 가만히 생각한다면 ‘아이고! 이 나라가 혼란스러워서 이거, 이거 뭐, 이렇게 혼란스럽고 이렇게 해서야 나라가 잘될 수 있어?’ 이러지마는 부딪치지 않는다면 불이 들어올 수가 없습니다. 하하하.
이 모두가 상대적인 원리로서 이렇게 가는데, 부처님 법에 의해서 우리가 ‘선(禪)이다’ 그런다면 이거를 붙이고 안 붙이고를 떠나서, 인연에 따라서 딱 붙이면, 즉 전선줄과 전선줄을 한데 붙이면 불이 확 일어나서 불이 들어오는 그 광명을 바로 선이라고 하는 건데 양면의 이 줄을, 갖다 붙이는 줄을 가지고 이게 틀리다 이게 옳다 하니까, 그래서 “놔라” 하는 겁니다. 선과 악을 놔라. 물질계와 정신계를 그냥 놔라. 놔야만이 이게 하나로 이루어지면서, 모두가 하나로 이루어지면서 하나의 중심이 일체를 다 자동적으로 굴리고 있다 이겁니다.
그럼으로써 그 하나는 움쭉도 안 합니다. 눈도 깜짝 안 합니다. 우주가 다 망가진다 하더라도 꿈쩍도 안 하는 겁니다. 꿈쩍도 안 하는데, 그게 왜 꿈쩍도 안 하느냐. 은하계의 중심도 태양계의 중심도 이 우주의 중심도 이 인간의 중심도, 모두가 중심은 하나로 전부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은하계에서 태양계로, 태양계에서 지구로, 허허. 모두 별성이나 혹성이나 다 연결이 돼 있습니다.
그 에너지 광력은 어디서 나오느냐. 그 뒷면에서 나오죠, 중심 뒷면에서. 우리가 마음의 샘터다 하는 것도 모두가 서로서로 연관성이 있음으로써 이 마음의 샘터에 샘도 나올 수 있고, 그냥 누구나가 다 ‘아이고, 저 사람은 아예 쓸모가 없어.’ 그러고 그냥 다 내치면 아예 그냥 죽은 거나 마찬가지로, 산 송장이 될 수가 있는 거죠. 그러나 내가 인연에 따라서 이렇게 잘 가는 동안에 의욕이 생기고, 할 일이 생기고, 얼굴이 좋아지고, 다복해지고, 짜증도 안 나고 그런 거 아닙니까? 조그만 것 하나로부터 큰 우주의 삼천대천세계를 집어먹을 수가 있다 이런 뜻입니다. 이 집어먹을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나를 죽여서 내가 될 수 있어야만이 그렇다 이 소리입니다.
이 몇 마디 안 해 드리는 것을 잘 참작하셔서 행하세요. 스님네들은 신도들을, 법우님들을 만날 때 무조건, 이유가 없어야 하고 신도님들은 신도님들대로 믿음이 진실해야 하고 물러서지 말아야 하고, 또는 마음과 마음,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도리를 알아야 하고, 고깃덩어리를 믿지 말고 일체제불의 마음, 이 스님들의 마음이 여러분 마음먹는 대로 한 찰나에 들고 한 찰나에 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잘 아셔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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