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아야 합니까?
본문
질문
지금 회사에서는 에너지절약이라는 미명 아래 30도가 넘어야 겨우 에어콘을 가동합니다. 피부로 느끼는 온도는 35도가 넘습니다. 그래도 땀흘리면서 묵묵히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왜 사는가 하는 질문을 어느 스님에게 여쭈었더니 스님 하시는 말씀이 "당신 때문에 산다" 하시길래 그 말을 듣고 다음날부터 저는 ''그래, 나는 우리 가족 때문에 산다고 하자.'' 하고 마음먹고 살아 왔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이 어디 그런가요.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끊임없이 이런 의문들이 밀려옵니다. 스님! 왜 삽니까? 무엇 때문에 삽니까? 죽으려고 삽니까? 죽지 못해서 삽니까? 남을 위해서 삽니까? 아니면 자신을 위해서 삽니까? "참나"를 위해서 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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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누구나 아는 것처럼 인생은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물론 어떤 경우에 우리는 고통을 느끼지 않을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은 짧은 순간일 뿐이고 기쁘고 좋다고 하는 그 자체가 괴로움이라는 동전의 뒷면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유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듯이 산다는 것은 부자유하고 그나마도 결국은 죽음이라는, 아무도 원치 않는 무(無)로 돌아가 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 고통이 집착에서부터 나왔다는 것을 아시고 그 집착을 멸하여 도에 이르게 하시는 사성제를 설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사시면서 좋은 일 기쁜 일이 있을 때는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시면서 나쁜 일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아이구, 왜 이런가 괴롭다, 나만 이런가.'' 하시며 한탄과 낙담에 빠지기도 하시죠? 물론 세상에는 하나도 가질 것이 없지만, 자세히 알고 보면 하나도 버릴 것 또한 없습니다. 모두가 나를 가르치기 위해서 나를 진화시키기 위해서 내 근본에서 가지고 온 공부 재료죠. 심지어는 망상조차도, 망상이 아니라면 무엇으로 참 지혜를 알 수 있을 겁니까? 고통을 몰랐다면 어떻게 참 기쁨을 알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그것도 그냥 우리를 제대로 된 사람을 만들기 위한 재료일 뿐이지요. 이 중(中)세계는 사람을 만드는 공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참사람을 만드는 공장 말입니다.
우선 당장 여러분 눈에 보이지 않고 지혜롭게 생각이 안 나고 그러니까 다 고통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보여주고 그렇게 고통을 느끼게 하는 근본 뿌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있어서 나를 이렇게 이끌고 간다는 것을 그냥 믿으시고, 그 젖줄을 믿고 그것만 쥐고 ''너만이 먹여 살릴 수가 있고 너만이 해결할 수가 있고 너만이 닥친 이 모든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지혜가 나오게 할 수도 있다.'' 하면서 모든 걸 거기다, 일거수 일투족을 거기다 다 놓을 때 비로소 고통도 고통이 아니며 기쁨도 기쁨이 아니라 그냥 이대로가 진리의 한 모습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람으로 태어난 그 본의도 모든 것을 근본을 의지해서 믿고 실천해 나가는 그 속에서 체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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