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본문
질문
예를 들어서 갑과 을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갑은 을이 동쪽으로 가길 바라면서 주인공에 을이 그쪽으로 가게 해달라고 관하고, 반대로 을은 서쪽으로 가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맞다고 생각하며 갑과 함께 서쪽으로 가게 해 달라고 주인공에 관한다면, 주인공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어리석은 질문인지 모르겠으나, 이에 대한 답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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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여러분은 지금, 본래부터 자기에게 주어져 있는 주인공을 발현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데, 뭔가 잘못해 나가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것이 뭐냐하면 여러분은 주인공을 마음의 뜻으로 관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굴리려고 한단 말입니다. 사량으로 헤아릴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뜻을 가져야 합니다. 마음으로 관하지 않고 머리로 굴린다면 자칫 잘못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믿는 것도 마음이요, 굴리는 것도 마음이요, 들이고 내는 것도 마음입니다.
자세히 지켜보면 많은 분들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서 관하라고 하는 줄로 아시는 것 같은데, 관(觀)한다는 것은 되고 안되고를 다 놓기 위해서 관하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나라고 하는 거짓된 나의 고정된 실체를 하나하나 놓게 하기 위해서 근본에 관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나의 근본을 발현하기 위해서, 근본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아무리 말을 해줘도 모르니까 하나하나 체험을 통해서 나의 근본에 모든 것을 놓게 해서 자성을 발현하게 하기 위해서 관하라, 놓으라고 말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마치 불난 집에 아이가 불이 난 줄도 모르고 있는 것을, 앞에서 장난감을 주며 ‘너 이거 줄테니 어서 나와’하면서 내미는 우선의 장난감이 좋아서 아이가 그 불난 집을 빠져 나오는 방편을, 그것이 마치 전부인 줄 알고 일의 해결만을 위해 진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겁니다.
그러니 이리저리 머리로 따지고 옭아매려고 하지 말고 정말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나고 드는 모든 것을 근본에 밀어 넣으세요. 그래야 내 안의 근본, 나의 영원한 스승이자 조상인 나의 에너지 주장자를 발현해서 내 안의 자생중생들을 모두 한마음으로 규합하여 나뿐만 아니라 주위에 인연된 모든 이들이 고통받지 않고 살 수 있게 이끌어 줄 것 아닙니까. 그러니 정말 나의 근본을 믿고 모든 것을 놓아나갈 수 있는 실천 아닌 실천을 이루어 나가세요. 되는 것만이 법이 아니라 안 되는 것 또한 법입니다. 그 자유자재한 세계의 맛을 볼 수 있도록 진실하게 믿고 들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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