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이 베푸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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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는 다른 사람을 위해 산다고는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저는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은혜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것이 베푸는 것인지를 좀 가르쳐 주시면 그대로 시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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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술집을 운영하는 어느 분이 이렇게 말을 하는 겁니다. “어떤 사람이 가엾고 안됐는데 영 말을 안 들을 것 같아서, 내 공부이니까, 내가 그냥 마음으로, 그 사람이 제대로 살아가게 하라고, 건강하게 사람답게 살게 하라고 관하고선, 거기에 대해서는 그 사람에게 아무 소리 안하고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글쎄, 만날 술에 절어 살던 사람이 어느 날 툴툴 털고 와서는 취직할 데를 마련해야겠다고 하면서 술집에 왔더랍니다. 이제는 다 나은 것 같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속으로 ‘주인공, 참 감사합니다’ 하면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을 했답니다.
그러고 또 한생각을 어떻게 냈느냐 하면은 ‘이제는 병이 나았으니 애들하고 식구가 먹고 살아야 할테니까, 저 사람 주인공이나 내 주인공이나 둘이 아닌 까닭에 취직도 시킬 거다’ 이렇게 생각을 했답니다. 그런데 그 후에 만났더니 무슨 회사인가에 취직이 됐더랍니다. 그래서 자기는 그 사람으로 인해서 공부가 됐다고 하면서 그 사람이 잘 됐건만도 자기가 술을 한잔 사주고 싶더랍니다, 고마우니까. 자기 공부가 되는 거니까, 자기 공부 대상이 됐으니까 얼마나 고맙습니까?
그렇게 공부를 해봤으니 나는 나대로 좋고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좋고 얼마나 좋습니까? 그게 다 보살행이 아닙니까? 자기는 나쁘게 되고 남은 좋게 되고 또, 나는 좋게 되고 남은 나쁘게 되고 이런다면은 그건 보살행이 아니며 자기 마음에 자기 근본부처가 있는 줄을 모르는 중생들이 하는 얘깁니다.
그러니 바깥으로 특별하게 뭘 해보려고 하지 말고, 생활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신의 근본을 항상 놓치지 말고, 주위에 인연이 있다면 나의 근본에 둘 아니게 맡겨서 나도 이익하게 하고 남도 살릴 수 있는 그런 넓은 마음으로 실천을 해보세요. 그렇게 해나가다가 보면은 내가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을 나라고 할 것이 없다는 것도 자연히 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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