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는 개 인도환생 바라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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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는 개 인도환생 바라는데...

본문

질문

저는 요즘 잠을 자도 밥을 먹어도 늘 생각은 한 곳에 가 있습니다. 그것은 동물에 관한 생각입니다. 13년 전부터 개 한 마리를 키워오고 있는데 그 전에는 동물에 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가 이 개를 키운 후부터는 동물의 비참한 운명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님, 사실 제가 지옥이나 아귀는 눈으로 볼 수 없어서 모르겠으나 눈에 보이는 지상의 현상 중 가장 불합리하고 불공평하며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간이 동물에게 행하는 일방적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삼악도는 실재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단지 인간의 마음상태를 비유한 것에 불과합니까. 동물에게는 깨알만큼이라도 성불의 여지가 있습니까. 아니면 억만겁을 살아도 구제될 수 없습니까. 정말 알고 싶습니다. 저는 제가 키우는 개를 향해 이다음에는 인간으로 태어나 발보리심하라고 매일 빌어줍니다. 제가 어리석은 것인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짐승들 중에서도 몇 되지는 않지만 같이 공부하는 도반들이 있습니다. 인간이 돼야만이 벗어날 생각도 해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러기 위해서 그네들은 인간처럼 두 발로 걷기 위해서 항상 노력을 하고 항상 사람되기를 바라면서 자기 생명까지 겁니다. 몽둥이로 때려도 울면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고 그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때로는 사람보다 더 나은 짐승들도 많이 있습니다. 주인의 은혜를 생각해서 항상 생명과 몸을 다 바쳐서, 때로는 그 식구가 다 죽을 거를 면하게 해주는 그런 짐승들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보실 땐 무심코 그냥 넘길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어떤 가정에서 애가 생기지 않아서 애를 쓰고 있었는데 그 집에서 기르던 개가 새끼를 가졌더랍니다. 그러니까 그 새끼 밴 개를 보면서 주인이 ‘너는 이렇게 새끼를 뱄는데 나는 어째서 아이가 없이 대를 잇지 못하느냐’고 항상 눈물을 흘렸더랍니다. 그러니까 그 개가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항상 같이 눈물을 흘리더랍니다. 그러다가 얼마 안 있어서 새끼를 놔 놓고는 죽더랍니다. 새끼를 놔 놓고 죽었으니 이걸 어떡하면 좋은가 하고 우유를 먹이면서 그 새끼들을 길렀는데 그 개가 죽고 나서는 바로 그 주인집 부인에게 애가 들어섰어요. 그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래, 그 애를 기르는 데도 그렇게 영리하고 착하고 의리와 도의를 지키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이름을 빛내더랍니다.

그 개는 순간의 모습이 개였지만 순간에 바뀌어서 사람으로 그렇게 탄생을 해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말이나 소도 식구들이 다 죽게 되면, 예전엔 산사태가 많이 나고 그랬는데 산사태가 날 것 같으니까 소들이 그냥 막 뛰고 말이 뛰어나와서 문을 들이차고 그래서 식구들이 나갔는데, 나가서 얼마 안 돼서 뭐가 벽력같이 소리가 나서 돌아다보니까 산중턱이 그대로 무너져 내려서 논이고 집이고 하나도 없이 그냥 덮었더랍니다.

그런데 때에 따라서는 사람을 살리려고 그렇게 애를 써도‘저놈의 강아지 왜 저렇게 짖는 거야’하면서 듣기 싫다고 몽둥이로 때리고 돌멩이질을 하고 그러거든요. 말을 못 알아들으니까 그러는 거죠. 그래서 보이는 도둑만 알지, 보이지 않는 데서 들어와 사람을 해치는 거는 모르기 때문에, 그 개는 수년동안 그 집에 있으면서 인간의 도리를 배워서 알았기 때문에 그것을 해결해 주려고 자꾸 막고 짖는 건데, 그걸 모르고 잠도 못 자게 짖는다고 몽둥이로 때리고 그랬는데도 뛰어 달아나갔다가 와서 그러고 또 와서 그러고, 그러더니 개가 그냥 피를 토하고 죽더랍니다.

그런데 어느 스님이 지나가시다 그 광경을 보시고 “어허, 이 집 식구들을 살리기 위해서 이 개는 모습을 벗었구나. 허허, 그것 참 기특하구나.” 이러시면서 “너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좋은 인연을 만나 잘 배우고 사람을 귀중하게 생각하고 은혜를 베풀 것이니라” 그렇게 말씀을 하고 가시더랍니다. 그래서 그 주인되는 사람이 그 소리를 듣고서 얼른 개를 거둬다가 묻어줬더랍니다.

어떻습니까. 사람이 되기 위해서, 사람을 거쳐야 부처가 되는 까닭에, 아니, 모든 걸 벗어버리기 위해서죠. 그렇게 해서 은혜도 갚을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 태어나기 위해서 인간의 너그럽고 지혜로운 살림살이를 다 지켜보면서 배웠던 것이죠. 인간을 거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말입니다. 눈물나는 일 아닙니까. 그렇게 사람이 되기 위해서, 두 발로 걷기 위해서, 자기 생명과 자기 모습을 다 버리는 그것이 말입니다.

사실 알고 보면 우리는 중천세계에서 상세계로 오르느냐 아니면 하세계로 떨어지느냐 하는 교차로에 놓여 있습니다. 과거로부터 지어서 나온 것도 벗어버리려고 노력들을 하는데, 왜 또 짊어지려 합니까?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하는 전설의 고향이라는 이야기를 보셨겠지만, 그게 단순히 전설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여러분이 앞과 뒤를 모르기 때문에 화면 속의 일이라 생각하시지만, 과거에 살았던 것이 현실이고 현실에 살고 있는 것이 미래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짐승으로 태어날 수도 있고 짐승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사람이 사람으로만 있지 않고 짐승이 짐승으로만 있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아시고 지극하게 마음을 내주신다면 전체에 전달이 돼서 인간으로 몸 받아 진화하기가 훨씬 수월해 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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