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보살님의 존재모습은 어떤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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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우매한 질문 같습니다만 불법을 공부하는 재가불자로서 궁금한 점을 여쭙겠습니다. 불 보살님의 존재모습은 어떤 것인지요. 우리와 함께 늘 같이 있으시면서 살펴주시고 소원을 들어주시는 등 가피를 주신다는데 그 불보살님의 존재 모습이 궁금합니다. 우리 육신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어떤 형태로 계신지, 또, 많은 중생들의 부름에는 어떻게 응신하게 되는지요? 아니면 그 가피란 것이 주인공인 우리 마음의 작용에 불과한 것 인지요. 그렇다면 가피는 어떤 원리로 우리 중생들에게 작용하게 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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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한가지 예를 들자면, 관세음이란 말은 지금 말하고 보고 듣고 관하면서 살고 있는 것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세음은 이 세상의 이름이라고도 할 수 있죠. 이와 같은 도리를 안다면 그대로 이름없는 관세음보살이 될 것입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도 인간 되기가 어려워 수 십억 년을 거쳐 모습을 바꿔가면서 어렵게 진화하여 인간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 없지 않습니까? 어찌 그냥 갈 수 있겠습니까? 더욱이 만나기 어렵다는 불법을 만나서 마음 도리를 알고서야 어찌 그냥 갈 수 있겠습니까? 어렵게 불법을 만났는데도 올바른 수행을 하지 않고 기복으로만 빌고 바깥으로만 찾아서야 부처님의 참뜻을 어찌 간파하며 어떻게 부처님과 둘이 아닌 도리를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내 집에 강도가 들어왔다 할지라도 그렇고 도둑이 들어왔다 하더라도 마음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은 도둑이 들었다고 강도가 들었다고 온통 야단을 칠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 마음을 닦는 사람들은 침착하게 맡겨 놓고 흔들림 없이 지켜보면 스스로 모든 게 보살로 화해서 오고 감이 없이 그쪽에 가서 작용을 하게되니, 도둑이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변해서 도둑질을 못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니 한 순간, 한 찰나에 마음에 봄이 오게 할 수 있는, 이름하여 보살의 능력을 여러분이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하지만 그거 한가지뿐만이 아닙니다. 사람이라면 모두 오신통을 본래 갖추어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중생이라고 생각으로 묶어놓고 부처님은 높은 데 계시니 부처님, 나를 살려 주세요. 우리 아들을 잘 되게 해 주세요. 병을 낫게 해 주세요. 하면서 조금만 언짢은 일이 생겨도 관세음보살, 지장보살하고 입으로만 부르고 있다면, 현대를 사는 불자답게 기복에서 벗어나서 수행을 한다는 것은 천리 만리 먼일일 것입니다.
아무리 부처님과 보살님의 명호가 많다 해도 그것은 방편임을 알아야 합니다. 천백억화신으로 나투시면서, 이런 모습의 보살을 원하면 이런 모습으로 나투시고 저런 모습의 보살을 원하면 또 그대로 나투시는 것이지, 관세음보살이 따로 있고 지장보살이 따로 있고, 용왕, 산신, 조왕, 신장이 따로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내 안의 근본과 직결된 한마음에서 일체가 화해서 들고나는 것임을 알고, 오직 내면으로 진실하게 들어갈 수 있는 수행을 생활 속에서 항상 해 나가시기를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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