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 던져 다 건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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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제 삶을 제가 스스로 사는 것 같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음공부를 하면서 무엇인지 모를 답답함이 자주 느껴집니다. 관하면서 저는 완전히 빠져야 합니까? 주인공과 나가 둘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무엇이 빠져야 하는지요? 주인공에 모두 맡길 수 있는 믿음과 힘이 아직 충분히 없는 것 같습니다. 진짜 몰락 던져서 다 건지고 싶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가르침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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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이 마음공부 하는 데 있어서 될 수 있으면 모든 것을 주인공에 몰록 맡겨 놓아야지, 맡겼다고 하면서도 도로 쥐고 나오지 말라고 늘 얘기하는 것입니다. 주인공 자리에 맡겼다가 다시 그걸 걱정을 하고 염려를 하는 건 맡겼던 서류를 도로 들고 나오는 격인데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제대로 일이 처리가 될 수가 없겠죠. 그런데 가만히 보면 몇 사람 빼놓고는 전부 다시 들고 나와요.
그러고는 안되느니 되느니 하고 야단이죠. 왜 맡겼는데도 안 되느냐고 하면서요. 잘 맡겼으면 그럴 리가 있겠어요? 못 맡겼으니깐 그렇죠. 못 믿으니까 의심스럽고 걱정이 되는 거구요. 그리고 또 “뭘 어떻게 다 놓으래? 사랑도 돈도 다 놓으면 어떻게 살라고?”하는데 그렇게 미거한 소리는 하지 마세요. 사랑도 돈도 다 그 속에 있는 건데 누가 사랑을 하지 말고 돈을 벌지 말래나요? 하되, 내 것이 아니라 내 것이라는 것을 알라고 하는 겁니다. 자기 게 아니라 자기 거다 이겁니다. 이 말뜻을 알아 들겠습니까?
여러분이 똑바로 그 뜻을 잘 아신다면 자기는 관리인으로서, 주인의 시봉자로서 올바르게 함으로써 시봉자는 주인에게 "차가 고장났으면 올바로 고쳐서 끌고 다녀라!" 하고 그렇게 관하라 이 소립니다. 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운전수가 없어도 아니 되고, 차가 없어도 안되죠. 기름이 없어도 안되죠? 어느 거 하나 없어서는 안 되니까 생명이 없어도 안되고, 분별이 없어도 안되고, 마음 내는 게 없어도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또는 마음 내는 게 없어도 안되지만 육신이 없어도 안됩니다. 그러니 세 개중에 어떤 게 높다고 하겠습니까? 높은 게 하나도 없어요. 통틀어서 그냥 일심입니다. 일심이 들고 나는 데 삼세심이 그냥 들고 납니다. 삼세심이 일심이요, 일심이 삼세심이라. 과거심도 미래심도 현재심도 그냥 일심입니다, 통 틀어서 지금 말하는 겁니다.
이렇게 말을 하면서 버려라, 놓아라 하니까 가진 것을 다 팔아서 시주를 하거나 이웃에 몽땅 다 나누어 주라는 뜻으로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유마거사도 대부호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분은 부처님과 다름없는 대스승이었고, 부자이면서도 대선지식이었습니다. 그분은 당신의 재산을 당신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지 않으셨기 때문인 것입니다.
돈으로 비유를 하지만, 돈이란 흐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쑥 빠져버린 상태에서 그 흐름을 관찰하고 관리하기만 하라고 하는 겁니다. 자기는 관리자일 뿐이기 때문에 재산에 대한 집착이 있을 수 없고, 다만 그 흐름이 막히지 않도록 줄 곳에 주고 받을 곳에서 받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참다운 수행자는 내가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근본의 심부름꾼이고 시봉자라는 것을 명백히 알고 그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살아가야, 소유하려고 하고 물질에 집착하는 마음을 완전히 내려 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어디 재물뿐이겠습니까. 사랑과 명예와, 세상 모든 것이 그 이치는 같습니다. 그러니 어떤 것도 내가 한다, 내 것이다, 내 식구다, 내 자식이다, 하고 그렇게 집착해서 생각하지 마시고 주인공의 식구다, 주인공의 자식이다, 주인공의 심부름을 할 뿐이다 하고 생각하신다면 그 마음이 더욱 넉넉해지고 편안해질 것입니다. 열심히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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