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고 잊어버려야 하는 겁니까?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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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고 잊어버려야 하는 겁니까?

본문

질문

스님께서는 항상 주인공에 믿고 맡겨 놓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믿고 맡겨 놓으라는 말씀은, 경계나 문제가 닥쳐왔을 때 당신만이 할 수 있어, 당신이 한 것이니 당신이 해결해, 당신이 진정코 있다면 있다는 것을 증명해 봐하고 주인공에 놓고 아주 잊어버리는 것 인지요? 또 맡겨 놓은 경계와 문제가 다시 생각났을 때 주인공, 당신만이 할 수 있어 하고 맡겨 놓고 잊어버리고 생각을 안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다시 한번 말씀 주십시오. 스님께서 꽃이 시들한 것을 보시고 싱싱한 꽃으로 역할을 해 보라 하시고 잊어버리시고, 몇 일 뒤에 가보시니 꽃이 생생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다시 한번 여쭙습니다만, 주인공에 놓고 맡긴다는 것은 주인공에게 닥쳐온 경계나 문제를 관하고 아주 잊어버리는 것을 말하는 것 인지요? 다른 사람들의 경계나 문제는 주인공이 다 알아서 하겠지요, 잘되겠지요 하고 잊어버리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인들의 경계나 문제는 애착심이 있어서, 잊어버리지 못해서 또 들고 나오고, 또 들고 나오고 하니 풀리지 않는 것 같은데 그런지요?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어리석은 질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중요해 또 여쭈어 봅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몰록 놔버리라고 하는 것은 무슨 뜻이냐? 이 세상 모든 일체 만물이 다 공했으니 그 공한 자리에다 놔버리라는 겁니다. 그럼 놔버리는 자는 누구고 놔라 하는 자는 누구입니까? 놔버려라 하는 자도 공이요 놔버린다 하는 자도 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했으면서 말을 한 사이가 없이 소리만 났을 뿐이지 말을 한 사이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가 말하고 자기가 한 것은 컴퓨터에 입력되는 것처럼, 오관을 통해서 자기가 알고 있다는 거죠, 잊어버리는 것도 잊어버리는 거지만 말입니다.

자기가 이날까지 지내온 것은 자기가 너무나 잘 알아요. 자기가 알면 부처님이 아는 거예요, 자기 실상이 아는 거고. 딴 사람이 아는 게 아니에요, 자기가 알고 있어요. 그래서 자기가 알고 있는 그 자체를 믿어라 이겁니다. 자기가 걸어오면서 하나하나 해 나가는 과정을 어떻게 역력히 알고 있을까? 그 아는 놈이 누굴까? 그 아는 놈이 바로 자기의 생명수와 같기도 하고 바로 컴퓨터 같기도 하고, 자기의 영원한 주인공이란 말입니다. 주인공이라는 건 이름이지 주인공이라는 이름도 없으면서 바로 에너지로 충당이 돼서 컴퓨터처럼 책정이 된다는 걸 아셔야 돼요.

그러니까 어디다 놓으라고 하는 거냐 하면, 그 알고 있는 자기가 바로 공했다고 했습니다. 체도 없고 빛깔도 없다고 했죠. 그러면서도 자기가 알고 있는 거기다 놓으라 이거예요, 모든 걸. 공이자 색이고 색이자 공이니까 말입니다.

여러분이 있기 때문에, 육신이 있기 때문에 언짢은 일도 보고 좋은 일도 보는 거고, 그 좋은 일 언짢은 일을 다 한데 합쳐서 알고 있는 자가 누구냐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고달프다 고달프지 않다, 좋다 나쁘다, 나는 못살겠다 나는 괴롭다, 정말 주먹같은 분노가 치밀어 온다. 이런 거를 자기가 해 놓고 자기가 알고 있거든요. 잊어버리는 게 아닙니다. 모르는 게 아니에요, 너무도 잘 알아요. 자기가 한 해, 하루24시간 걸어오는 것을 자기가 너무도 잘 알아요, 남은 몰라도 말이죠.

자기가 알고 있는, 생명수와 같은 자기 에너지가 나 하나의 에너지만이 아니라 이쪽에도 있고 저쪽에도 있고 전체에 다 있으면서 차이점이 나질 않아요. 그래서 같이 돌고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걸 포착해서 내가 쓸 수 있는 것을 용이라고 합니다. 나쁜 거든 좋은 거든 모든 걸 아는 그놈이 전체를 책정해서 모든 걸 하고 있거든요. 오관을 통해서 컴퓨터처럼 들이고 내고 하는 능력도, 또 탐지기도, 텔레파시도, 통신도, 무전도 그놈이 다 하고 있는 거예요.

내가 하루 24시간 걸어온 거를 저녁때 가만히 생각해 봐요! 다 알게 되죠. 다 알게 하는 그놈 말입니다. 여러 가지를 하고 있는 그놈, 여러 가지를 하고 있는 그 한 놈이 벌써 그 여러 가지 한 걸 다 알고 있더라 이거예요. 그런데 알고 있는 그 놈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항상 그렇게 여러 가지 할 수 있게 하는, 여러 가지 생각 할 수 있게 하는, 여러 가지 말할 수 있게 하는 근본 주처, 그 주처가 도대체 무엇이냐? 거기다 몰록 놓으라고 하는데 모든 걸 놔버리자. 그 주처에서 온갖 것을 하고 왔지 않느냐? 온갖 말을 하고 왔지 않느냐? 온갖 행을 하고 왔지 않느냐? 억겁 년 전에서부터 끌고 왔을 거다, 나를. 그러니까 그 자리가 바로 내가 예를 올릴 수 있는 내 조상이자 자부처다 이겁니다. 원소다 이거예요.

그래서 이름해서 주인공이라고 한 겁니다. 주처라고 해도 좋고 주인공이라고 해도 좋고 에너지주장자라고 해도 좋습니다. 또 마음의 주인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 뜻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놓고 잊어버리는 건가, 아닌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공한 자리에 놓았다면 그 다음은 그 자리에서 알아서 할 뿐이다. 그 자리에서는 놓았다 놓지 않았다가 따로 없다, 그러니 다시 생각나게 하는 것도 그 자리, 진실로 믿게 하는 것도 그 자리이니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을 운용해나갈 뿐이다! 하는 믿음으로 해 나가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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