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도 봄은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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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의문도 주인공에서 나왔으니 주인공에서 풀어야지 하면서 새기고 새기다 이렇게 편지를 띄웁니다. 지난번에 그렇게도 알기 쉽게 법상을 차려주셨는데 먹지 못하였으니 죄송합니다. 겨울 나무는 봄이 왔건만 제 마음에는 아직도 봄이 오지를 않았습니다. 지금도 며칠에 한번씩은 본래 모습이 보고싶어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가는 한순간에 사라지고 없습니다. 기어코 알아보려고 마음을 먹자 장좌불와라는 생각이 떠올라 며칠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한밤중이었는데 제 주위가 환해지면서 앞면에서는 색색으로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며칠 후에는 들이쉬고 내쉬는 숨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닙니까? 이것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보다는, 그것을 지켜보기보다는 빨리 눈을 떠야겠다는 생각 외에는 없었습니다. 두세 번을 시도한 결과 겨우 눈을 뜨게 되었는데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지켜봐야 했는데 두려움 때문인지 왜 그랬는지, 뿌리가 튼튼하지 못했기 때문인가 하고 자책하고만 있습니다. 어제는 불교TV에서 어느 큰스님께서 “만법귀일, 비심비불, 청산유수”라는 선시를 낭송하시는 것을 듣고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뜻도 제대로 모르면서 말입니다. “진정코 관하면 자성을 보리라” 하셨는데 꿈이었습니다. 멍하니 이것이 환상인가 했습니다. 스님, 제게도 봄은 오겠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누구나 다 내면에 귀신 방귀씨가 있어요. 그 귀신 방귀씨가 몸을 움죽거리게 하는데, 그 방귀씨를 찾아야 싱그러워 지는 겁니다. 찰나찰나 공치기를 하려면 내면의 귀신 방귀씨를 찾아야 되겠죠. 자기의 귀신 방귀씨를 찾아야만 됩니다.
그리고 본래 모습이 보고싶어 견딜 수 없다고 했는데 그 생각마져 놓아야 합니다. 그 자리는 사량적인 생각으로 보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으로 끄달리지 말고 일어나는 모든 경계를 더 열심히 놓고 관하는 작업을 하세요. 그렇게 마음을 옴쳐매지 말고 맡기고 지켜보다 보면 자연히 마음에 봄이 올 것입니다. 훨훨 자유인의 삶을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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