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불 때 하는 오분향의 참뜻은?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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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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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불 때 하는 오분향의 참뜻은?

본문

질문

저녁 예불시간에 맨 처음 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 해탈지견향 하고 염불을 시작하는데 그게 어떤 뜻인지요? 스님들께서 하실 때마다 무슨 뜻이 있겠지, 하고 마음 속으로 그 뜻을 새깁니다만, 마음 안에서 뜻이 전달이 되어지지를 않습니다. 참뜻을 설하여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항상 그것만 잘해도,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그 뜻만 잘 알아도 우린 성불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먼저 계향이니, 스님들도 처음 출가를 하면 계향을 어떻게 행해야 되는지 먼저 알아야 합니다. 첫째, 부처님의 도량을 누가 되게 해서는 안되고 은사에게 누가 되게 해서는 안되고 셋째, 자기에게 누가 되게 해서는 안되는 것, 또 넷째는, 항상 안에서 일어나는 거 바깥에서 상대성 원리로서 다가오는 거, 부딪치는 모든 마음들이 다 어떠한 잘못한 일이 있다 하더라도, 내가 잘났든 못났든 내가 거기에 있으니까, 부딪칠 몸뚱이가 있으니까 부딪치는 거기 때문에 부딪히는 겁니다. 내 몸뚱이가 없는데 어떻게 부딪힙니까? 무효지. 

그렇기 때문에 내 탓으로 돌려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자기가 있으니까 부딪히는 거지, 잘하든 못하든 내 탓이죠. 잘했으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못했으면 ''못한 것도 너니까 잘하게끔 하는 것도 너다'' 하고 거기다 맡겨야 되죠. 그래서 안과 밖의 어떠한 부닥침도 내 탓으로 돌리고 돌아가고 내 탓으로 돌리게 되면 스스로 화목을 가져올 수 있고, 스스로 부드럽게 말이 나갈 수 있고 스스로 부드럽게 행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들이 해나갈 수 있는 계향입니다.

그러고 정향이라는 자체는 우리가 그렇게 하면서 마음의 심봉을 딱 거기다 정하고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전부 맡겨 버리니까, 거기 심봉이 딱 박혀서 요지부동 안하고 서 있는 것을 주장자라고 하기도 하고 심봉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니 거기에 완벽하게 섰을 때는 바로, 우리가 들이고 내는 그 실습은 벌써 초심자일 때 되는 거니까, 편안하게 생활 자체가, 앉으면 좌선이요, 서면 입선이요, 일을 하면 행선이요, 누워서 자게 되면 와선이니 그 모두가 참선 아닌 게 없다, 생활이 부처님 법이고 부처님 법이 생활이다 그대로. 

그러니까 정향(定香)이라 하는 것은 한데다가 모아서 익어지는 거를 말합니다, 익어진 거를. 이제는 내 주장자가 심봉이 박혀 있으니까 어딜 가도 흔들리지 않는다 하게끔 됐을 때 그걸 정(定)이라고 합니다, 정향. 그게 완전히 박혀졌을 때는, 즉 말하자면 완전히 심봉이 박혀서 흔들리지 않을 때는, 들이고 내는 살림살이가 여여하게 들이고 낸다 이겁니다. 여여하게 들이고 내는 동시에 그게 여여하게 돌아가게 되면 지혜가 생깁니다. 지혜가 생기면 지혜로써 여여하게 하니까 자기 말이 법이 돼서 그대로 들이고 나는 게, 모두 넣어도 두드러지지 않고 또는 꺼내도 줄지 않고, 정향에서 완전히 들이고 내는 데 손색이 없다면 그때는 지혜가 생기죠. 그래서 혜향(慧香)이라고 했습니다. 혜향!

그래서 지혜로워지면, 그때는 들여도 두드러지지 않아요. 천 개, 만 개를 넣어도 두드러짐이 없죠. 허공에 꽉 찬 마음을 다 꺼낸대도 줄지 않겠죠? 그러니까 이건 평등공법(平等空法)에 의해서 나오는 법 아닌 법입니다. 넣어도 두드러지지 않고 꺼내도 줄지 않는다, 혜향이 있습니다. 혜향이 완성되면 꺼내도 줄지 않고 또 넣어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게끔 완성된다면 마음이 다 익었다는, 익어간다는 얘깁니다. 외부와 내면, 즉 정신계와 물질계가 둘이 아니게 관찰할 수 있고, 관찰을 잘해서 들이고 내는 데에 실천과 실습을 열심히 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혜향입니다. 

그리고 해탈향이란 무엇이냐? 삼라만상 일체 만물만생이 무명에 묶여있는 것을 다 들이고 내면서 관찰해서 뜻을 같이하면서 다스리면서 항상 밝아서 여여하게 걸림없이 나가는 도리가 바로 해탈향입니다. 

해탈지견향. 이것은 과거, 미래, 현재, 삼라만상, 대천세계, 일체 만물만생을 한꺼번에 넣어도 두드러지지 않고, 한꺼번에 꺼내도 줄지 않고, 한 바다를 삼켜도 두드러지지 않고, 한 바다를 꺼내도 줄지 않는, 이러한 광대한 한마음을 갖고 우리가 모두 자기와 둘 아니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그리고 내 아님이 없고, 내 아픔 아님이 없고, 내 도량 아님이 없고 그러한 평등공법에 의해서 아주 슬기롭고 참되게 항상 이끌어 나가는 게 밝아서 여여하게 걸림없이 구족한 것을 해탈지견향이라고 합니다. 

말을 이렇게도 했다가 저렇게도 했다 할지라도 잘 알아들으실 줄 믿습니다. 말이 문제가 아닙니다. 진실히 내가 진짜 발을 한발 떼어놓을 수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지금 육체가 걸어다니는 그것이 길이 아닙니다. 길이 아닌 길을 걸을 수 있는 사람은, 순간 과거에 다녀온 곳을 금방 갔다오면 다 알듯이, 빛보다 더 빠른 것이 바로 가고 옴이 없이 가고 오는 마음입니다. 마음은 체가 없어서 무한입니다. 한계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 마음의 뜻을 되새기셔서 참답게 생활해 나가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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