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을 위하는 것의 의미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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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을 위하는 것의 의미는?

본문

질문

저는 어려서부터 어머니께서 절에 다니시면서 가족과 조상님들을 위해서 제사도 지내고 정성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자라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성을 들이면 무엇이 바뀌게 되는지 의심이 갑니다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공으로 돌아간다고 하는데, 그렇게 마음을 내고 조상을 위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옛날에 스승과 제자들이 살았더랍니다. 그런데 많은 제자들이 서로 서로 번찰해 가면서 탁발하러 나갔었는데 그러다 막내에게 그 탁발이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탁발을 나갈려고 하니까 은사 스님이 하시는 말씀이 ''내가 지금 몸이 아파서 죽겠는데, 탁발을 하러 갈려면 저기를 가야 할텐데…. 마을로 가는 길이고, 그 길로 가면 지름길이니라. 약부터 지어 오너라'' 하시거든요. 그러면서 약을 지어 오다가 마을에 들러서 짐을, 거기에 짐이 있으니 그 짐을 다 가지고 오너라'' 했거든요. 그래서 허둥지둥 은사의 말씀을 듣고서 고개를 넘어 지름길로 가느라고 험악한 길로 가게 되었습니다. 



가다 보니깐 어느 부인이 말입니다. 호랑이가 덤비니까 세살 먹은 어린애를 위해서, 죽이지 않으려고 이 어머니는 자기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그 자식을 구하기 위해서 업고 가던 포대기를 돌돌 말아 쌓아서 거기 놓고 또 자기 옷을 벗어서 거기다가 싸서 놓고 벌거벗고 호랑이한테 머리를 풀어 산발을 하고 앞으로 가는데, 살은 얼어서 새빨갛게 되고 눈은 보일 듯 말듯 하면서 별처럼 반짝거리고 생명을 내건 그 어머니가 차츰차츰 호랑이 앞으로 가니까 호랑이가 그만 뒤로 물러서면서 낭떠러지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자기 누비 두루마기를 벗어서 그 여자를 싸고 짐을 지고 오라고 한 지게에, 가져간 소쿠리에다 모자를 얹고 짊어지고 오다가 스님께서 짐을 가져오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 거기 가서 물어보니까 짐을 맡기신 일이 없다고 하더랍니다. 



부지런히 가다가 생각을 떡 해 보니까 스님께서 짐을 져오라고, 소쿠리를 지게에 얹고 가라고 하셨고, 내가 지금 아파서 생명이 위독하니 약부터 지어 오라고 하셨고…, 그 말씀이 그만 절감이 된 겁니다. "바로 이거로구나. 스님이 편찮으신 게 아니라, 생명이 위태한 게 아니라, 짐이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이게 짐이었고 바로 이분이 생명이었구나. 그럼 스님의 생명이 이 생명이라고 한다면 이 생명이 바로 스님의 생명이라면 어찌될꼬? 이게 무엇일까? 스님은 왜 자기의 생명이라고 했을까?" 하는 마음의 의정을 내면서 그분들을 다 모시고 가서, 가다가 보니까 정신을 차려서 바로 그 집으로 갔답니다. 가서 뉘고 보니까 아무것도, 나무도 없고 방은 찬데 어떡합니까? 아픈 사람을 그냥 놔두고, 겨우 정신을 차린 사람을 그냥 놔두고 올 수도 없고 그래서 사흘을 나무를 해서 때주고 또 나무를 해다 쌓아 놓곤 탁발을 하러 갔습니다. 탁발을 하러 가다 보니까 너무 피곤했습니다. 나무 밑에서 기댄 채 배도 고프고 기운도 없고 해서 걸망을 진 채 그냥 거기 쓰러져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동네 부잣집 마나님이 초저녁에 잠을 자다 꿈을 꾸니까 아, 바깥에 큰 사자가 말입니다. 금 옷을 입고 머리에다가 관을 쓰고, 사자가 말입니다. 그러면서 "얘 아무개야, 내가 춥고 배가 고프고, 목 좀 축이게 따뜻한 물 한 그릇하고 옷 좀 입게 다오'' 하더랍니다. 아, 그래서 깜짝 놀라 깨서는 영감님을 깨웠죠. 그래서 자초지종을 얘기하고는 하인들을 불러서 나가 보니까 아, 어느 스님이 두루마기도 없이 달달 떨면서 추운 채로 오그리고 잠을 자고 있거든요. 그래서 깨워서 모시고 들어갔단 말입니다. 꿈에 배고프고 춥다는 그 말이 생생하게 생각이 나서 하인을 시켜서 먹을 것을 뜨겁게 해다가 대접하고 부지런히 속에 입을 옷과 두루마기를 부지런히 해서 입히려니까, 스님은 빨리 탁발을 하러 가야 된다고 하는 겁니다. ''지금 절이 망가져서 불사를 위해서 기도를 붙이고 지금 탁발을 하러 가야 부처님한테 공양 올리고 스님들한테 공양을 올릴텐데 제가 탁발을 안하면 안됩니다.'' 하고선 그냥 부둥부둥 나오니까 그 부자집 부부가 있다 하는 소리가 절 짓는데 얼마가 들면은 되겠느냐고 묻는 겁니다. 그래서 ''얼마나 되는지 그것은 모르나 스님께 여쭤보면은 아실 겁니다'' 하니까 공양미하고, 옛날에는 모든 걸 소에다 싣고 가고 또 때에 따라서는 당나귀에다 싣고 가지 않았습니까? 그 집도 절 지을 돈을 갖다가 시주를 하기 위해서 당나귀에다가 몇 십 석을 싣고 가서 불사를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절을 짓고 양식이 풍부하게 된 것은 바로 그 부잣집 부부가 부모로 모셨던 조상이 바로 그 스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스님이 전자에 자식들을 위해서 너무도 공을 들이고 했기 때문에 스님이 됐어요. 그래서 그러한 인연으로, 부모로 인해서 살던 그 재산을 그저 삼분의 일을 절에다 바쳤던 겁니다. 그런 마음이 일어났던 것은 가고 옴이 없는 어머니와 자식의 마음이 연결된 인연이다, 이 소립니다. 그런가 하면 그렇게 절을 잘 짓고 양식이 풍부해서 스님들이 공부를 잘 하고 성과를 이루었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우리가 습을 떼지 않는다면, 왜 이런 얘기를 하느냐? 여러분이 살 때 물질로만 산다면 물을 보고 빠져 죽을까봐 걱정, 타 죽을까봐 걱정, 강도한데 찔려 죽을까봐 걱정, 도둑 맞을까봐 걱정, 또 좌천할까봐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겁니다. 생활 속에서 물건을 보고 좋고 나쁘고, 죽고 살고 여기에 얽매여서 살게 된다면, 만약에 여러분이 죽어서 혼백이 돼서 간다 하더라도 자식한테 이득을 하나도 줄 수도 없고, 부모의 은혜를 하나도 갚을 수도 없고 살아서도 그렇거니와 죽어서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가다가 보면 가다가 보는 대로, 야, 세상에 의식적으로 빠져 죽을까봐 걱정을 했으니 죽은 혼백도 가다가 말고는 넘어가질 못해. 승천할 수가 없어. 그러니 환상을 보더라도, 독사 소굴에 가면 독사한테 물려 죽을까봐 못 가지, 물을 보면 빠져 죽을까봐 못 가지, 불을 보면 타 죽을까봐 못 가지, 이러다 보니까는 자기가 갈 길을 못 가는 거라. 



어떠한 것 때문에 그렇게 못 가는가? 착 때문이고 물질을 보고서 그대로 의식화 됐기 때문에, 나라는 조건 때문에, 욕심 때문에 그렇게 얽히고 설킨단 말입니다. 그러니 그 모든 것을 닥치는 대로 용도에 따라서 놔라, 거기 맡기라는 원인이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기가 죽어서도 항상 넘어가지 못하고, 건너가지 못하고, 그러니까 항상 맴도는 거야. 사람 사는 데서. 가정에서 맴돌고 식구들이 있는 데로 들어가서 자기가 말을 해도 몰라. 식구들은 아주 모른 척 해. 그 백짓장 하나 사이가 그렇게, 이승 저승이 백짓장 사이인데도 그렇게 모르는 거라. 그러니 그렇게 모르는 그 사이에 그만 말을 해도 듣지 않고, 봐도 본 체 안하고 이러니까 야속하고. 



그러니까 ''이놈아, 너를 어떻게 길렀는데 이러느냐고 하면서 야! 형제지간에 이럴 수가 있느냐'' 이러고는 한 대씩 때리다 보니까 가정이 불편하고 우환이 생기고 온통 야단법석이 나는 겁니다. 그러니까 물질에 착을 가지고 끄달려서 노예가 되지 말고, 모든 것은 잠시 내가 보관하고 지킨다는 생각을 가지고 편안히 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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