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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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제가 체험하고 공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질문 드리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 나가 곧 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느낌이라고도 할 수 없고 생각이라고 할 수 없는데, 무엇이라고는 표현할 수 없는 가운데 이 몸을 떠나서 한계를 지울 수 없는 무한한 그 무엇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세상에 대해서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예전에는 너와 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시시 분별에 가려져서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전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지금은 마음으로 그 까닭을 알게 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납니다. 모든 것들이, 심지어는 나를 괴롭고 힘들게 하는 것들까지도 부처님의 사랑, 주인공의 나툼임을 깨닫게 되면서 마음 속의 눈물이 강이 되어 흐릅니다. 제게 일어나고 있는 이 변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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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고정되게 한 우물 안에, 한 항아리 안에 갇혀 있다가 그 항아리 안을 벗어나서 보게 되고 듣게 되고 알게 됨으로써, 지금 자기 모습은 몰라도 자기를 이끌어 가는 운전수는 바로 나를 알고 있고, 모든 걸 이렇게 나가야 된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걸 만난 거죠. 만나기 직전이니까 너무나 간절해지니 울게 되고요. 네가 나를, 이렇게 이끌어 왔다는 것을, 너라는 것을 알게 됐으니 얼마나 눈물이 나겠어요. 자식과 부모가 상봉하는 거와 같은 건데.
과거에 살던 나, 부(父)가 현재에 사는 나 자(子)를, 부와 자가 서로 상봉하게 되니 그 눈물이 흘러도 흘러도 다 못다 흐르리만큼 감사한 법이죠. 그러니까 이제는 조금도 놓치지 말고 항상, 자기가 한평생 사는 것이 다 자기 뜻대로 사는 거지마는, 내가 뭐를 한다 이런 것을 다 그렇게 이끌고 가는 부에게 맡긴다면 마음이 펴지고 가정이 화목하게 되고, 주위의 사람들도 살릴 수 있게끔 되는 수가 많죠. 그러니까 자유스럽게 살게 되고요.
이 마음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자기 뿌리 믿으라는 걸 잊어서는 안돼요. 그거는 진짜 자기를 무시하는 거니까요. 부모가 잘못 살았으면 자식한테까지 영향이 가죠? 보이지 않는 데에 유전이 될 수도 있고 영향이 아주 많이 미치기 때문에 앞으로 자식을 낳았을 때 또 그렇게 살게 할 수는 없잖아요? 이 세상은 내가 해 놓지 않으면 내 행복을 내가 찾지 못해요. 그렇기 때문에 잘났든지 못났든지, 권세가 있든지 없든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자부처라고도 하고 또는 불성이라고도 하고 주인공이라고도 하는 그 자체에 일체제불의 마음과 내 마음이 둘이 아니게 전체 한데 합쳐서 있어요. 그러니까 주인공을 진짜로 믿고 거기에다 모든 거를 일임하고, 앞으로는 위 부모들이나 아래 자식이나 모든 걸 거기다가 놓고 살게끔 이끌어 주세요. 전자의 조상들이 잘못 살아서 그렇게 된 것이든 유전성이든 인과성이든 다 무너지게 만드는 법이 이 법입니다. 그렇게 무너진다면 앞으로 자기가 2세를 낳고 살아도 그 애들한테는 근접도 안 해요. 그걸 알고 열심히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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