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지 않는 저를 보면 답답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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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지 않는 저를 보면 답답해요.

본문

질문

먼저 이렇게 라도 스님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그때그때 스님의 법문과 함께 수많은 계기를 통해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 바로 잡고 수행해 나가다가도, 경계가 오면 너무나 힘이 들고 제 자신을 생각하면 답답하였습니다. 되는 게 있으면 안 되는 게 있는 것도 지극히 당연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기쁘고 환희로웠으며, 우리 인생이 한철이라는 스님의 말씀에, 한철인데 뭐가 무서울까 하는 마음으로 다시 잡고 나갑니다만 조금만 지나다 보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옵니다. 그러면서도 다시 가만히 내 자신을 생각하며 마음을 연구하다 답이 나오면 너무나 즐겁고, 그러다가 또 별반 달라지지 않는 저를 보면 또 답답해집니다. 이런 저를 그대로 그냥 받아들이며 푹 쉬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건지, 아니면 어떻게든 죽더라도 꼭 알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철저하게 내 자신을 채찍질하며 놓아지지 않는 습이나 올라오는 모든 마음들을 그 자리에 되놓는 훈련을 해야 하는지 스님의 가르침을 바랍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답답하고 허전한 게 도대체 뭡니까? 믿지 못하니까 답답하고 허전하지, 정말로 믿어 보세요, 무엇이 답답하고 허전한가! 자기가 있는데, 참 자기가 있는데 말입니다.
 
나는 예전에도 언제나 그렇게 살아왔어요. 제 놈이 있다면 절도 지을 거고 제 놈이 없다면 못 지을 거니까, 하고 난 편하게 살았어요. 왜냐? 믿으니까 그렇습니다! 제 놈이 있다는 거를 믿으니까! 제 놈이 할 수 있다는 거를 믿으니까요! 어떠한 거라도 할 수 있다는 거를 믿으니까 그렇다는 말입니다. 지금 법우님은 믿지를 못하니까 그렇잖아요? 자기를 끌고 다니는 자기 영원한 친구를 왜 못 믿어요? 자기인데! 자기 몸뚱이는 집이에요. 자기 영원한 친구의 집이라니까요. 그 집하고 둘이 아니에요. 음식을 해서 끓이려면 오븐에 넣어야 끓여 내지요? 그렇듯이 그 오븐이 집이란 말이에요. 모든 걸 해내는 집!

그러니까 대화를 하되 그냥 대화가 아니라 관하는 거죠.‘야, 네가 있다면, 진짜 있다면 지금 이렇게 급한데 너밖에 할 수 없잖아’하고 거기다가 맡겨 놓고 지켜보는 것. 그렇다고 해서 꼭 방안에 들어앉아 문 걸어 잠그고 벽 쳐다보고 지켜보라는 게 아니에요. 방안이나 방 바깥이나, 들이나 산이나 똑같은 자리입니다, 자기가 있는 그 자리가. 그래서 공부한다고 산 속을 찾아 들어가고 이러는 것은 거추장스러운 일이 되는 거죠. 아니, 산 속으로 들어가면 마음이 달라지고 들로 나오면 마음이 달라지나요? 마음은 자기 몸뚱이 있는 자리에 그냥 있는 건데 말입니다, 안 그럴까요? 요즘은 단계 단계로 이름만 거창하게 갖다 붙이고 이러기도 하나 보던데, 그냥 자유스러운 사람이 되면, 전지전능한 것은 이름을 안 붙여도 전지전능해요.

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하는 마음도 놓고 꾸준히, 물러서지 않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대로 여여하게 갖추고 있으니까 그대로 믿으면 되는데 사생결단을 하고‘이놈의 게 왜 안 되나?’하고 모질게 용을 쓰고,‘이렇게 놓으면 된다는데 왜 안 되나?’이러면 이것은, 항상 얘기했지만, 지네가 가다가“아이고, 다리가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가나?” 하니까, 딱 서서 못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못 갑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빨리 깨우쳐야겠다 하는 것도 그것이 착이 되는 거니까 빨리 깨우쳐야겠다 하는 그 말 자체가 아닌, 그대로 자기를 믿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해야할까 저렇게 해야할까 하는 그 생각마저 놓고 지켜본다면, 그저 그렇게만 쥐고 들어간다면 스스로 성품이 발현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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