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오신통도 놓아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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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는 왜 오신통도 놓아야 한다고 하시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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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오신통을 했다 하더라도 했다고 말하지 말라고 그랬습니다. 오신통을 벗어나야 오신통을 굴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신통을 구하려고 노력들을 하고, 해탈을 구하려고 노력들을 하고 부처를 구하려고 애를 쓰지만, 어리석지 않은 사람들은 해탈을 구하려고 아니 해도, 부처를 구하려고 아니 해도 저절로 구해집니다. 욕심이 앞서면 바로 눈이 캄캄해집니다. 욕심이 앞서면 문을 찾아서 나고 들어야 하고 옴짝달싹을 못 합니다. 그러나 마음을 구하고, 자기 자신을 구하고, 지혜를 구하고 진짜 사랑 아닌 사랑을 베푸는 사람에게는 문 아닌 문이 있으니, 전체가 문이다 이겁니다.
그래서 뿌리에다 놓고 관하라고 했습니다. 뿌리에다 놓고 관하되, 함이 없이 하는 관이 만법을 활용할 수도 있고, 바로 거기에서 모든 것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관을 통해서 들이고 내고 들이고 내고 하는 그 자체를, 그냥 한 군데서 들이고 내고 하는 것을 관해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를 발견했을 때에는 그 아는 것도 놓으라고 했거든요. 즉 말하자면, 안 보이는 것과 보이는 게 있잖아요? 또, 남이 어떻게 오고 앞으로 어떻게 가나, 하는 그런 것. 잘될 건가 못될 건가, 죽을 건가 살 건가 이런 걸 아는 것이 숙명통입니다. 그것도 놓으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한 가지 한 가지 신통력을 다 놓아야 그 신통력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겁니다. 오신통에서 벗어나면 그냥 오신력이 됩니다. 그냥 무심으로써 되는 거죠. 그럼 무심을 놓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 항상 이야기했듯이, 그때는 통 털어서, 사생에 대해서 이 모든 들이고 내는 것을 다 놨을 때는 오신통에서도 벗어나는데, 거기에서도 놔서 벗어나는데 그 무심에서도 또 놔야 되거든요. 그 무심조차도 놔야하는 것에서 사무 사유라는 문제가 나옵니다.
이것을 한데 합쳐보면 저런 별성이라든지 혹성이라든지, 이런 문제 등등이 그냥 전부 나오는 겁니다, 전부 보이는 겁니다. 그 안에서 뭐를 하고 있고, 뭐가 되어 있고, 뭐가 어떡하고 있고 이런 게 전부 법망으로 인해서 그냥 쫙 통신이 오는 거죠. 이 통신이 오고 하는 것도 요렇게 거울을 갖다 놓고 보는 거와 같다 이겁니다. 그것도 놓으라는 겁니다. 그래서 놓는 게 세 가지입니다. 계단 없는 세 계단이 있는 거죠. 그런데 방대하게 보이면 보이는 대로 그냥 그것도 놓는 겁니다, 무심에다 놓는 거죠. 그거를 놓지 않으면, 그 모두를 속속들이 놓지 않으면 알 수가 없어요. 가다가 중지해 버리는 게 되고, 잘못하면 미치광이가 돼버리는 거예요.
왜냐하면, 내가 한 부분을 알고 아, 이거 족하다 이러고 놓지 않는다면, 즉 말하자면 우리나라 대통령만 해먹을 수 있지, 딴 데서는 그 권리가 없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그런데 딴 세계 대통령이 됐어도 그것도 마저 놔라 이겁니다. 그건 왜? 우주 대통령이 돼야 된다는 거죠. 또 우주 대통령마저도 놔야 그게 고정됨이 없이 전부 삼천대천세계로 이른다는 것은 무슨 소리냐 하면, 그렇게 보고 그렇게 듣고 그렇게 해도 고정됨이 없기 때문에 놓지 않으면 안된다는 겁니다. 신통력에 매이면 그건 신통을 못하고, 아무리 구름을 타고 날고 제 아무리 신통력을 부린다 해도 그건 꼼짝 못해요.
그래서 놓는다는 이 방법이 무척 무서운 도리라고 하는 겁니다. 믿고 놓는다는 게 첫번으로 아주 제일 소중한 겁니다. 그러니 그저 부처가 됐다 이런 생각도 마시고, 나는 이렇게 잘한다 이런 생각도 마시고, 여기에서 머물지 말아야 합니다. 끝이 없는 겁니다. 머물지 마십시오. ‘이만하면 되지, 생활을 이만하면 해가지’ 하는 그런 머무름을 가져서는 아니 됩니다. 우리가 그런 한계를 둔다면 그 한계 지워진 그릇에서 영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신통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금 신통하게도 신통력을 가지고 지금 사는 겁니다. 신통력을 가지고 신통하게 해 나가시는 분도 신통하고, 또 신통하게 해 나간다고 보는 사람도 신통하고, 그러니 두 신통은 바로 신통이라는 말 자체도 너무 가까워서 없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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