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무엇을 하러 나온 것입니까?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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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엇을 하러 나온 것입니까?

본문

질문

스님 게송을 선법가로 만든‘빈 손’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거기에“올 때도 빈 손 갈 때도 빈 손, 올 때도 빈 발 갈 때도 빈 발” 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 오고 가는 중에 현재의 삶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저는 무엇을 하러 나온 것입니까?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두 가지로 요약해서 표현을 해보죠. 우리가 길을 걸을 때 보면 한 발 떼어놓으면 한 발은 없어지고 한 발 떼어놓을 때 한 발 또 없어지고 이러거든요. 그래서 한 발은 무(無)에서 한 발은 유(有)에서 항상 떼어놓고 가니까 내가 떼어놓은 사이가 없죠.

또 전력이 말입니다. 태양에서 전력을 끌어쓰는데 우리가 기계를 해 놨기 때문에 태양열을 받아서 전력으로 쓸 수 있죠? 장치를 해 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마음으로써 주장자를 완벽하게 세워 놓지 않는다면 태양열을 받아쓰려고 장치를 해 놓지 않는 것과 같아요. 그런데 그 태양열이 들어올 때는 들어온다는 말도 없고 들어오는 게 보이지도 않고 그렇지만 태양열은 들어와서 흘러서 전력으로 쓸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빈 발 빈 손이라 한 겁니다.

무심 속에 무(無)의 세계, 정신 세계가 있기 때문에 유(有)의 세계, 물질 세계가 나온 것입니다. 전력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여러분이 눈 깜짝할 사이라 볼 수가 없죠. 가설을 해서 불을 켜고 끄는 것만 알았지 전력이 들어오고 나가는 거 못 보시죠? 못 보는 건 못 보는 건데 진짜로 빈 손이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하고 빈 발이 있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 우주 대천세계를 한 발로 디뎠고 여러분이 딛고 있는 이 발이 부처님 발 아님이 없기 때문에 한 발입니다. 부처님 손 아님이 없기 때문에 한 손이구요. 그 광대무변하고 묘한 도리는 여러분이 마음공부를 하셔야 아시게 될 겁니다. 그것은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빈 손이다 빈 발이다 하는 거, 없다 단정을 짓지 마시고 여러분이 빈 발 빈 손이 있기 때문에 현실에 보이는 손, 보이는 발이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열심히 공부하세요. 그러면 알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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