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게 너무 허무합니다.
본문
질문
너무나 허무합니다. 너무나 허무해서 가슴이 터져 버릴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 저는 여섯 살 때부터 허무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허무해서 죽고 싶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오는 허무인지 그 끝을 잡고 시작을 찾으려고도 해보고, 또 허무하다는 사실을 인정도 해보았지만, 그래도 너무나 허무합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너무나 허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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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계절이 바뀌어서 봄이 오면 나뭇잎이 피었다가 가을에는 그 잎이 땅에 떨어지는 걸 밟게 되는데 그런 모습을 보게되면 대부분 사는 자체가 너무 허무하다고 생각을 하기도 하시죠. 하지만 허무한 게 아니라 그 가랑잎이 지고 꽃이 져야 열매를 맺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
이성계가 꿈을 꾸고 생각했듯이 말입니다. 야, 추운 겨울에 꽃이 피었다가 사르르 지고 눈이 오니까 그 꿈을 나쁘게 생각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무학대사가 꿈 해몽을 해주시는데 얼마나 잘해줬습니까? “꽃이 다 떨어지니 열매가 맺겠구나”했으니 얼마나 꿈 해몽을 의미 있게 했습니까.
그러니 생각하기 달렸지 않습니까? 무한정이에요. 마음이라는 거는 무한정이라 생각하는 것도 무한정이에요. 동서남북이 벽이 없어요. 지구도 벽이 없어요. 그래서 지·수·화·풍의 근원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자력과 전력과 광력이 충만해 가지고 서로 당기고 당겨서 힘이 생겨 가지고 우리들이 이렇게 매달려 있게도 되고 우리가 지금 걸어 다니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만약 이 자유로운 마음의 도리를 알지 못하고 죽는다면, 그 차원대로 죽어도 더하고 덜함이 없기 때문에 지금 죽어도 차원이 더하고 덜함도 없어서 다시금 화해서 형성될 때에 내가 과거에 살던 차원이 현실에 또 나온단 얘깁니다. 그러니 우리 고등동물들은 고등동물로서의 이렇게 아픔을 겪고 나왔는데 이거마저도 우리는 벗어야 된다는 거죠. 우리 살림살이는 지구의 살림살이하고 어느 혹성의 살림살이하고 똑같은 살림살이가 아닙니다. 차원대로 사는 겁니다. 우리는 습성이 전부 다르죠. 세계적으로 본다 하더라도 그렇고요. 사는 살림들이 말입니다. 사는 건 똑 같겠지만요.
그러니까 만약에 그것을 모른다면 얼마나 억겁을 통해서 진화하면서 좌천이 되며 올라오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고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정맥 동맥이 오르락내리락 하듯이 얼마나 우리는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울어야만 하고 아파야만 하고 허무해야만 하겠습니까. 아름다운 삶의 보람을 느끼지 못한 채 그렇게 살아야만 합니까?
이 세상의 동물들을 보세요. 만약에 동물들을 봐도 ‘나도 너의 모습처럼 그랬을 때에 나도 너 같았으니까 바로 나야’하고선 생각했을 때에 해치질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무모하게 어느 골짜기에서나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그냥 돈이나 물건을 뺏으려고 마구 치고 뺏습니다. 그러면 짐승보다 나은 게 뭐 있습니까? 마음에 따라서 짐승들도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있고 언짢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짐승도 있습니다.
사람도 역시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마음먹기에 달린 거 아니겠습니까? 자기가 팔자 운명을 만드는 거지 누가 갖다주고 뺏어가고 이러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부처님 법에는 팔자 운명이라는 게 없어요. 자기가 계발하면 계발하는 대로 달라지니까요. 오늘은 요런 그릇이었다가 내일은 한생각 돌리니까 이만한 큰그릇이 됐단 얘깁니다. 조그만 연못에서 놀던 고기는 큰물을 모릅니다. 생각조차도 못하죠. 거기가 아주 족한 줄 알고, 거기 뿐인 줄 알고 살거든요. 그것 뿐 인줄 알고 말입니다. 그러니 나라는 생각을 고집하지 말란 얘깁니다.
이 마음이라는 건 체가 없어서 온 누리를 덮고도 남음이 있고, 들고도 남음이 있고, 돌고도 남음이 있는 겁니다. 인간의 마음이라는 건, 펼치면 펼치는 대로 넓어지고 좁히면 좁히는 대로 축소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허무하다 힘들다 지겹다 라는 생각을 넓히고 펼쳐서 더 고를 만들지 마시고, 공을 만들듯이 똘똘 뭉쳐서 근본에 던져놓고 새털처럼 가볍게 살아가세요. 아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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