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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법문-127_1992년 01월 05일 스스로 집어먹어야만 하는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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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집어먹어야만 하는 공부

 

질문: 저희들이 이렇게 수행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공부 겸해서 자기가 하는 일, 또는 원했던 일, 이런 일들이 이루어지는 일이 많습니다. 물론 공부가 많이 된 분은 그 확률이 더 많겠지마는 그렇게 해서 자기가 소원이 이루어졌다든가 그런 과(果)를 얻었을 적에 그것을 돌려준다든가 다시 회향을 하는 공덕이 크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런데 회향을 하는 공덕이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인지 그것을 좀 말씀해 주십시오.

 

큰스님: 시시각각으로 회향은 있는데 무슨…. 아니, 밥을 먹고 끝나면 회향이요. 똥을 누고 일어나면 회향이요, 말을 하고 끝을 마치면 회향이요, 모든 게 회향 아님이 없어요. 시초가 있고 회향이 있고 이런 것은, 우리가 살림살이에 모든 거 하나도 떠나지 않는 것이 회향입니다. 그러니 돌아가는 이 이치를 볼 때에 모든 사람들이 진짜로만 믿는다면…, 내가 그런 거를 상당히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그런 말을 강조할 수도 없습니다. 어린애한테 뜀박질을 해서 천 리를 뛰라고 하는 격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어린애더러 사회에 나가서 벌이 해오라고 하는 거나 똑같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어떠한 애로점이 가정에 있는데, 내 앞에 용도에 따라서 닥쳤는데 '어떻게 이것을 해결을 하나' 하는 점에 있어서 수없이 말씀을 해드렸습니다. 그러나 말을 하고 이렇게 갖다가 주기까지 하면서 일러 드렸는데도 모두 받아 먹지들을 못합니다. 먹는 거는 자신이 먹어야지 되겠죠. 그래서 대부분 세 층으로 나누어서 처음 오신 분도 있고, 오셔서 좀 희미하게라도 아는 분이 있고, 이해를 완전히 하신다 이런 분도 있고, 아주 한마음 소식을 얻었다 이런 분도 있고, 여러 계층이 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조사께서 어린애들이 집에서 노는데 아, 불이 났습니다. 불이 났으니까 사탕을 줘서 끌어 내려고 '너 장난감 이런 거를 줄 테니까 얼른 나오너라.' 이렇게 해서 어린애들을 건지듯이, 여러분한테 어떠한 괴로움과 어떠한, 정말 견디지 못할 이러한 문제 등등을 볼 때…, 나는 아무것도 괴로움이 없는 사람입니다, 솔직하게 얘기해서. 그러나 여러분들이 울면 내가 울음이 나오듯이, 여러분이 아프면 나도 아프듯이 인연의 줄이, 줄이 없이 줄이 얽혀서, 가설이 돼 있어서 그렇다고 봅니다. 여러분들도 어떤 사람 가다가 불쌍한 사람이 울고 있을 때에 마음이 스스로 언짢아지고 눈물이 나죠? 안 그렇습니까? 남이 울면 덩달아 따라서 눈물이 자기도 모르게 흐르고 불쌍한 사람을 볼 때는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아프고, 그것이 바로 끝없는 인연줄입니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다가 말았죠? 어디로 이렇게 싹 돌아가 버렸어.

 

질문: 회향에 대해서 좀 자세한 말씀해 주십사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큰스님: 회향은 얘기했잖남. 응, 근거지가 그게 아니지. 그래서 그렇게 모진 비바람이 칠 때는 내가 어떻게 해야 카바를 할 수 있을까? 이게 제일 요점입니다, 지금. 그런데 가만히 보면 애석하게도 그냥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이럽니다. 마음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행동으로도 나옵니다. 마음이 이리 뛰고 저리 뛰니까. 그것은 왜냐하면 좀 믿고 들어갈 수 있는 믿음을 가지고 간다 하는 사람 앞에 이 오장육부 속에서 모두 인과로 모인 중생들도 제가끔들 일어납니다. 제가끔들 일어나고 그러니까 그것은 과거에 인과를 지은 인연으로 인해서 그렇게 나오는 거죠. 그러니까 어떠한 악의 조건이 나오는 거죠.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만 되겠습니까? 모든 것은 악의 조건으로서…, 또 내가 항상 말씀드리기를 이 몸속에 있는 의식들이, 수십억의 의식들이 아무것도 이게 좋고 나쁜 걸, 자비 사랑 이런 걸 모른다.

 

그러니까 이 인간의 마음이 그것을 통솔하면서 다스려야 된다 이렇게 얘기했죠, 항상. 그러니만큼 그 어떠한 문제가 있어도, 하늘이 무너지고 깨지고 땅이 솟고 찢어지고, 온통 금방 자식이 죽고 부모가 죽는다 하더라도 거기서만이 해결을 할 수 있고, 거기서만이 이끌어갈 수 있다는 믿음을 굳건히 갖고 '에라!' 하고 놔야 되는 건데 그걸 놓지를 않고 딱 잡고선, 마음으로 잡고선 발발발발 뜁니다. 어떠십니까, 생각에. 아무리 안 그러셨다 하더라도 여러분 양심으로 아는 분들은 부처님께서 다 아시는 겁니다. 아니 부처님이 아니더라도 이 소인도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안타까운 거는, 한시 반시도 안타까운 것이 떠날 사이가 없습니다, 저는. 이거 솔직하게 얘깁니다. 여기서 왈가당하면 저기서 왈가당하고, 저기서 왈가당하면 여기서 왈가당하고, 이거 만약에 내가 인간으로서, 인간 아닌 조촘병이 들은 사람 즉 기복으로 나가는 사람 같으면 벌써 어떻게, 뭐 그렇게 생각하지도 못할 것이고 또 그렇게 생각을 해줄 생각도 못할 것이고 자기 몸도 추려내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그저 행복할 때는 행복하고 웃을 때는 웃고 고가 닥칠 때는 잠시 잠깐 고가 닥칠 때만이라도 그냥 죽겠다고 하면서…, 일 분 일 초도 떼어 놓지 않고 항상 그렇게 하는 사람은 말라 죽지 않겠습니까? 그거. 그런데 그, 하는 사이가 없이 하니까 이만이라도 하죠. 또 우리 신도님들만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기어다니는 거나 날아다니는 거나, 저 무정물이나 또는 식물이나, 이 모든 것에 의해서 살림살이 고통받는 거는 다 똑같습니다. 지렁이가 기어가다가 사람에게 밟혀서 허리가 끊어지듯 해서 엉금엉금 기어가는 그 아픔이나, 사람이 차 사고가 나서 다리가 부러져가지고 입원을 하고 있는 사람이나 똑같은 경우입니다. 어느 거든지 그 아픔을, 쓰라림을 겪지 않는 생물은 없으니까요. 그러나 그뿐입니까? 죽은 사람들의 그 영혼들, 지금 현재에 사는 그 차원대로, 죽어도 그렇게 차원대로 있으니까요. 더하고 덜함이 없거든. 산 사람은 좀 더 더했다 덜했다 이럴 수도 있는데, 죽은 사람은 부딪침이 없으니까 더하고 덜함이 없죠. 한 그릇의 차원이라면 그대로죠? 그래서 천도가 필요하다고 한 겁니다. 또 질문하십시오.
나는 지금 가슴이 아주 아파서 얘기해 드린 겁니다. 제일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 내(가) 카바를 못할 때 무조건 그냥, 그냥 탁! 모든 걸 죽든지 살든지 그냥 놔버리고 거기에 집중하는 거….

 

1992.01.05. 법형제법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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