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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법문-129_1992년 2월 2일 안되는 것도 법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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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큰스님께서는 저희들 보고 모든 것을 주인공 자리에 놓고 가라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놓는 것은 앞생각도 끊어지고 뒷생각도 끊어진 상태일 때 바로 놓는 것이 되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큰스님의 가르침에 따르고자 하루하루 생활하는 가운데 그냥 닥치는 그대로, 닥쳐서 생각나는 대로 일을 처리해 버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특별히 고민할 것도 없고 안타까워할 것도 없어서 때로는 무덤덤하고, 달리 생각하면 그저 편안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런 시간이 계속됩니다. 그러나 그런 모습들이 남들에게는 좀 이상하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세상살이에는 별의별 일이 다 있고 별의별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속에서 놓고 가는 삶이란 어찌 보면 모자란 듯이 보이고, 능력이 없거나 이상한 태도로 비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 솔직히 말씀드려 이것이 제대로 가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날 때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가르침을 좀 주시기 바랍니다.

 

큰스님옛날에도 그런 점이 있죠. 똑똑한 놈보단 좀 어리석고 미련한 놈이 싹을 틔운다고요. 그런 말도 있듯이 부처님께서도 아주 모르고 어리석고 그런 사람, 맨날 손가락질을 받고 그러던 사람을 빗자루 하나를 줘서 쓸라고 해서 그 마음을 틔우게 된 사실도 있듯이 우리가, 지금 뭔 말을 하다가 이 말을 하죠?

놓고 가라. 그래서 앞도 뒤도 없다 이런 뜻은 지금 우리가 앞서 것이, 지금 말입니다, 씨를 심었는데, 알아듣기 쉽게 말씀드리죠. 씨를 심었는데 그 씨가 싹이 돼가지고 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래서 먹고 나면 그 씨는 없어지죠? 그 씨는 싹이 돼 버렸죠, 벌써. 그래서 그 씨가 또 되나왔으니까, 그 씨가 그 안에서 되나오죠.

 

그러니까 연방 과거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과거는 없어.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까 없고, 현실은 공해서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니까 없고, 이게 이렇게 되는 거죠. 그래서 붙을 것이 없고, 이 마음에 붙을 것이 있습니까? 모두 여러분들이 지어가지고, 창살을 만들어 놓고 나오지 못해 애를 쓰고 그러는 거지 그 마음에 뭐가 붙을 게 있습니까? 그런데 살아나오면서 관습에 의해서 이사를 가면 뭐, 동쪽으로 가야 되느니 서쪽으로 가야 되느니, 손이 달렸느니 발이 달렸느니, 또 삼재가 들었느니 온통 이렇게 자기네들끼리 그 관습을 그냥 귀중하게 생각을 하고 따라 가지곤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어 놓는 거죠, 아무것도 붙을 게 없는데. 안 그럽니까? , 이상스러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그 관습을 따라야 하는지, 아무것도 붙을 것이, 마음에는 붙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마음을 지어가지고, 만들어가지고, 붙여가지고 떼지 못하고 애를 쓰죠.

 

그러니까 모든 것을, 우리가 지금 걸음을 걸어오거나 말을 하거나, 만나든가 먹는 거라든가, 이렇게 가정에서 살아도 어디 그게 붙을 게 어디 있습니까! 금방 아버지!” 그러면 자동적으로 그냥 아버지가 돼 가지고 그냥 하고, 여보!” 그러면 그냥 남편이 돼 가지고 그냥 돌아가고, “, 아무개야!” 그러면 아들이 돼 가지고 돌아가고, 그리고 아무개!” 그러면 친구로 돼서 돌아가고 그냥 돌아가요. 그냥 돌아가, 그냥. 그냥 붙들 게 없이 돌아가요.

그런데 마음으로, 이게 힘이 부족하니까 이 마음으로 아이구! 저 친구가 저렇게 말을 했는데.’ 이게 또 걸린단 말입니다. ‘이 친구가 이렇게 말을 했는데.’ 하는 게 걸리면 거기다 넣고 둘이 아닌 까닭에 당신이 알아서 해.’ 하고 그냥 놓고 유하게, 유하게 부드럽게 이렇게 생각을 하고 저거 하면 마음 편안하고, 그쪽으로 이심전심으로 또 돌아가고, 이게 사실이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놓질 못하는 거죠.

 

그래서 묘한 도리라는 게 뭐냐 하면 저쪽 사람이 아주 요럭하고 있었는데 이쪽 사람이 아유! 그러는 거 그저 주인공만이 풀 수 있어.’ 하고 놨는데 그리고 미워하질 않고 부드럽게 말해주고 이러니까 아, 금방 그냥 그쪽에서, 이게 이렇게 오므라졌던 게 퍼져가지고는 아주 선물도 하고 그냥 좋아지더랍니다. 이렇게 좋은 법을 왜 그렇게 애를 쓰느냐는 얘깁니다, 이렇게 쉬운 법을.

부처님께서 이렇게 생활 속에 바로, 과학이 따라갈 수 없는 도리를 가르쳐 주는데도 왜 자꾸 모른다고 합니까? 그러고 놓지 못한다고 합니까? 놓고 돌아가면서! 자기네들이 아까 그리마, 돈벌레 갈 때 잘 가더라고 그랬죠. 잘 가면서도 누가 말을 하면 꼭 걸리는 거예요. 여러분들이 잘 가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소가, 소를 고삐를 쥐고 소가 남의 파밭에 들어가거나 남의 농사지어 놓은 델 들어가거나 이런다면 그거는 고삐를 잡아당겨서 다스려가면서 끌고 가야 되니까 마음으로써 자기를 다스려라 이 소립니다. 잘못 나가걸랑은 다스리고, 잘 나가걸랑 감사하게 생각해 주고 이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도리라고 봅니다. 그게 그대로 놓고 가는 거지 뭘 그렇게, 누가 붙들고 오셨습니까? 발자취를 지금 걸머지고 오셨습니까? 차가 굴러오는 거 지금 걸머지고 오셨습니까?

 

질문감사합니다. 한 가지 덧붙여서 제가 더 여쭙겠습니다. 제가 처음에 선원에 나와가지고 스님의 가르침 대로 이에 수행하다 보니까, 닦아나가다 보니까 처음에는 저의 고질병을 가지고 한번 실험을 해봤습니다. 그때 당시에 이 병을 통해서 되는 법, 안 되는 법을 제 나름대로는 체득을 한다고 했었습니다. 그 후로 한 2년간을 그렇게 참, 생동감 있게 해나갔는데 그 뒤로부터는 어떤 다른 병이 왔을 때 해결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이게 또 걸린 것입니다. 그전에는 이게 됐는데 약국에라든지 병원에 가려고 한다든지 그렇게 될 때는 내가 이거 못 믿어서 그런 것이 아니냐.’ 갈 수도 없고, 맡겨서 하려니 거기서는 또 해결이 안 되고 좀 어정쩡한 그런 상황이 지금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럴 때는 한편으로는 뭔가 좀 암시, 힌트를 준 것 같은데 저는 그 힌트를 알아챌 수가 없고, 그런 것이 아니겠느냐 해서 지금 어정쩡한 상태가 되고 있는데 그 뜻은 어떤 뜻이고 저한테 어떤 잘못이 있는지.

 

큰스님벽을 치면 봇장이 울려야지 글쎄 어떻게 그렇게 답답해요. 아니, 사람이 마음과 육신이 작용을 하죠? 몸이 있고 마음이 없어도 이거는 안 되고 또는 마음이 있고 몸이 없어도 아니 되고 이러죠? 그러면 생사윤회라는 게, 죽는다 산다 이게 양면이 없으면 이게 진리가 아니죠, 생산이 되고 멸하고 이러는 양면이 없으면. 그러니까 이게, 예를 들어서 요런 거를 요렇게 해봤는데 잘됐다, 잘 되다가 안 된다. 그러면 안 되는 거는 그 되는 데서 또 안 되는 게 나온다는 거를 아셔야죠.

 

질문: 그때 처음 2년 동안에는 그것까지도 나름대로 터득을 한다고 했는데 그 이후에는 또 안되는 것은.

 

큰스님이거 보세요. 부산을 향해 차를 몰고 갔는데, 부산에서 더 갈 수 없습니다, 내가 갈 자리는. 그럼 부산에서 되 올 줄을 알아야 되는데 거기서만, 막힌 종점에서만 다시금 또 그대로 밀고 가려고 그러니 그게 됩니까? 한번 스르르 돌려서 굴려서 다시 이렇게, 오고 가고 작용을 이렇게 스스로서 이렇게 작용을 돌려야죠. 그렇게 됨으로써 이게 잘 되는 것을 알려줬으니까 안 되는 것도 법이로다하는 거를 가르치는구나. ‘안되는 것도 법이로구나하는 걸 가르치니까 그 안되는 것도 거기서 나오는 거, 되는 것도 거기서 나오는 거라면 그냥 되게끔 이렇게 굴릴 줄 알아야 된다 이 소립니다. 굴릴 줄 알아야 된다! 이 기계도 가다가 선 놈의 거 굴릴 줄 모르면, 운전을 못 하면 차가 안 갑니다. 인간도 역시 그렇습니다. ()이라는 게 별 게 아니에요.

 

어떤 사람은 이 주인공에다 놓으라니까 그냥 놓고만 가고, 이게 아까도 얘기했지만 바보 같고 그렇다 그러지만 왜 바보 같습니까? 얼마나 부처님께서 묘하고 광대무변하고 똑똑하게 가르쳤는데 아니 그걸 바보같이 왜 삽니까? 왜 바보같이 삽니까? 할 일을 다 하면서도 함이 없이 해라 이런 겁니다. 예를 들어서 저 나무도 뿌리에 몸이 있고 가지가 있고 잎새가 있는 겁니다. 그리고 꽃을 피우고 과일을 열리게 합니다. 과일들도 제 나무에서 열린 과일이라야만이, 그리고 제 나무에서 익은 과일이라야만이 제 맛을 내는 겁니다.

 

그런데 더군다나 이 불법이라는 거는 과일 하나에, 한 나무에 하나가 열리면 만 가지 맛이 난다는 이 맛을 알아라 이겁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에 이렇게 바보같이 살지 말고 정말이지 자유스럽게 똑똑하게 살아라 하는 거죠이 말이 무겁게, 쓸데없는 말 그냥 자잘한 걸 이렇게 하지 않는 것뿐이지, 뭐가 잘못돼서 바보같이 보이고 그럽니까? 여여하게 소가 잘못 가면 다스려가면서, 잘 다스려가면서 좋은 데로, 너도 좋고 나도 좋게 이렇게 다스려가면서 똑똑하게 가는데 누가 머저리 같다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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