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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법문-141_1992년 4월 5일 내 탓으로 돌려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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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희들이 의정(疑情)이 나는 것 중에 하나가, 죄업을 진 경우에 그 과보를 금생에 받는다고도 하고 또 어떤 과보는 내생에 받는다고 이렇게 얘기들 합니다. 그런데 어떤 과보는 금생에 받고 또 어떤 과보는 내생에 받게 되는지, 거기에 대해서 좀 가르쳐 주십시오. 


큰스님: 간단하죠, 뭐. 알고 짓는 죄는 현재에 받고 모르고 짓는 죄는 미래에 받을 거고. 그러니까 미래가 알고 보면, 이게 나를 깨닫고 보면 현재 미래가 없습니다. 과거도 없고. 그러니까 뭐 현재에 받고 미래에 받고 이게 없죠, 깨달으면. 그런데 깨닫지 못했다 하더라도 내가 나를 믿고, 철저히 믿고 진실하게 믿고 모든 거를 놓고 돌아간다면 그거는 정말이지 금덩어리죠, 금덩어리. 그러니까 과거에 모르고 지은 죄나, 알고 지은 죄나 둘이 아니게 녹아버리는 거예요, 그냥. 그러니까 양면으로 따질 필요가 없다 이거예요. 알고 지으면 알고 받게 마련이고 모르고 지으면 모르고 받게 마련이니까. 무슨 미래가 따로 있나요? 내일도 미래고 있다가도 미래고, 이 말 하고 요 시간이 지나도 미래고, 그냥 말하고는 찰나에 미래가 되고 찰나에 과거가 되고 이러는데 어떻게 그것을 둘이라고 보겠습니까?


질문: 고맙습니다. 큰스님의 법문을 듣고 있노라 보면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샘물을 저희들이 받아 마시는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큰스님: 사실은 모든 여러분들이…, 이게 이렇습니다. 경을, 경서를 읽어서 옛 조사들의 흉내를 내는 강설이라면 아무 광력이나 자력이 통신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그대로 뜻과 행과 말이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 말을 할 때 말이 법이 됩니다. 말 한마디가 그대로 법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일체 부처님들이 한 찰나에 왕림하셔서 한마음으로써 말씀을 해 드리는 거기 때문에, 항상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만 있다면 무쌍 받아갈 수가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건 생각하기에 달렸습니다. 생각의 그릇이 있다면 받을 것이고 생각의 그릇이 없다면 못 받을 것입니다. 우리가 전력을 끌어쓸 때 용도에 따라서 끌어쓰듯이, 작은 것은 작은 것대로 용도에 따라서 끌어 쓰고, 큰 거는 큰 것대로 용도에 따라서 끌어 쓰듯이, 우린 자유자재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모자라고, 항상 그저 어렵고, 항상 괴롭고 그런데, 내가 생각할 때는 괴로운 게 하나도 없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우리가 몸뚱이를 가지고 사는데 말입니다. 금방 아까 콩씨 얘기했죠? 콩씨가 없어지는 게 아니죠. 콩나무가 없어지는 거지. 그래서 콩나무로 화했다가 콩이 열려서 콩씨가 돼 가지곤 연방 또 콩나무가 또 되고 또 나오고 또 되고 또 나오고 그러는데 말입니다. 우리가 “에라! 이거 얼마 있으면 죽을 텐데, 뭐….” 이럴 수가 있습니까? 이건 지속적인데, 불생불멸인데…. 그러니까 그렇게 되는 반면에 내가 어질고 착하고 부드럽게 항상 이렇게 남한테 이익하게 하면서도 ‘잘못된 거는 내 탓으로 돌려라’ 하는 것은, 내가 잘못해서만이 아니라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 내 탓으로 돌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내 자체가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에 내 탓으로 돌려라 이 소립니다. 내가 없었더라면 부딪힘도 없고 원망할 것도 없고 잘못됐다 잘됐다 할 것도 없는데,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까 그런 게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내가 먼저 태어난 탓이지 누구의 탓을 할 게 뭐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모두 사람이 그렇게 사셔야죠. 짧은 것도 옳다, 긴 것도 옳다. 또 “아주 그 긴 것도 아니고 짧은 것도 아닌데요?” 하는 것도 “옳다.” 그러면 그것이 “긴 것도 아니고 짧은 것도 아닌 게 옳다면 그냥 아주 없는데요?” 이러더라도 “그것도 옳다.”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 마음공부 하는 데에 지침이 될 수 있고, 지혜롭게 내 그 마음에서 모든 게 타파될 수 있고 물리가 터질 수 있다 이 소립니다. 우리가 좀더 마음이 뛰어나서 넓게 볼 수 있다면 넓게 생각할 수 있고, 넓게 생각할 수 있다면 아무것도 걸림이 없습니다. 세상에는…, 그래, 과보라는 게 뭡니까? 인과응보라는 게 뭡니까? 유전성 영계성 세균성 이 모두가 뭡니까? 내가 죄가 없다면 아무것도 겁나는 게 하나도 없듯이, 내가 그렇게 하지 않고 돌아가는데, 그러니까 영원히 걸림이 없이, 끝 간 데 없이 그렇게 자유스럽게 살 수 있다 이 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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