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다 먹이고도 되남는 떡 하나 > 주제법문

주제법문


주제법문_152_1995년 6월 4일 세상을 다 먹이고도 되남는 떡 하나

본문

오늘 이 자리에 나오게 된 것은요, 가끔씩 예불 끝나고 나서 천도재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에 옆에 남아서 같이 마음을 내는 경우가 있거든요. 근데 어떤 법우가 어제 저한테 그런 질문을 했습니다. 천도재 지낼 때 옆에서 참여를 하고 있었는데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마음을 냈느냐 그런 질문을 받았거든요. 근데 그 질문을 받고 보니까 저도 뭐 아는 것도 없고 어떻게 대답을 하기가 참 난감했는데 제가 한 그대로만 얘기를 했습니다. “일체를 다 둘로 보지 않고, 그 영가도 나와 둘로 보지 않고 또 천도라는 것도 내가 하는 것도 아니고 근본 자리에서 할 것이니까, 나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오로지 근본 자리에서만이 진리의 세계로 올바르게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진실한 마음으로 이렇게 관한다.” 그렇게 대답을 했거든요. 근데 과연 그것이 올바른 대답이었는지 그것도 알 수도 없고, 또 제가 올바로 했는지 그것도 알 수 없어서 큰스님께 이렇게 질문드리게 됐습니다. 가르침 부탁드리겠습니다. 


큰스님: 왜 내가 제사 지낼 때에, 천도재를 하거나 이런다면 왜 떡을 둥그렇게 서너 조각이나 댓 조각이나 그냥 해놓으라고 그랬는가 하면요, 우리가 이 살아생전에 이렇게 반찬을 해서 놓고 먹고 이러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다가 도로 묶어 놓으려면 반찬들을 해놓고 그렇게 뚱땅거리고 지내고, 그렇지 않으려면 부처님하고 한자리를 하게끔 하려면 그냥 둥그렇게, 그것도 안 해놔도 되는 건데 형상이라도 우리가, 그것도 남이 볼 때도 그렇고 우리도 섭섭하고 그러니까 둥그런 떡을 하나 해놓고 삼색 과일만 한 그릇에 그냥 놓고, 그냥 초 향만 켜고 지내라. 그거는 모든 사람이 살 때에 그 먹고 살던 습이 죽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면 벗어날 수가 없다 이런 거죠. 그래서 죽어서도 자기가 먹고 살던 그 생각이 나서 자꾸 뭘 해달라고 그러거든요. 먹지도 못 하면서도 먹게 해달라고 하고 성가시게 굴거든요. 그게 뭐냐 하면 성가시게 군다 하더라도 잘 되기만 하면 좋은데, 잘 못됐으니까 성가시게 한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자기가 살아있는 양 생각을 하고 그러는 거죠. 그러니까 왜냐하면 떡을 하나 해놓고 그 떡 안에 다 넣어야, 이 지내는 사람이 떡 안에 다 한마음으로 넣어야 된다. 그리고 지내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지낸다. 그래서 ‘한마음’ 하면 벌써 한 떡 하나예요. ‘한마음’ 하면 떡 하나로 표현해도 돼요. 그래서 우리 모든 영령들을, 그래 이런 좁쌀 알갱이 하나에다가 일체제불의 마음을 다 넣어도 이게 두드러지지도 않고 똑 알맞고, 이 큰 그릇에다가 또 일체제불의 마음을 또 거기다 넣어도 또 크면 큰 대로 차고 작으면 작은 대로 차고, 아주 그렇게 여여하다 이 소립니다.

그러니까 살 제의 그 습을, 자손들이 부모에게 지낼 때의 그 습기를 다 떼어서 내 마음과 둘 아니게, 내가 지금 공부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조상의 마음도 주인공에다가 모든 걸 이렇게 굴려서 놓으면은 거기에서 굴려서 다 세척이 되듯이 깨끗하게 모두…, 왜 세탁소에 들어가면 깨끗하게 해서 빨래가 돼서 나오죠? 그런 거와 같이 된단 얘기예요. 그럼으로써 그 떡 하나도 족하다 이런 말이죠. 이 떡 하나를 가지고도 이 세상을 다 먹이고도 떡 하나는 되남더라 이런 말이에요.


질문: 근데 굳이 이렇게 천도재를 꼭 형식적으로 지내지 않더라도 저희들이  일상생활에서 밥을 먹을 때, 그럴 때도 항상 일체중생들과 또 조상 영가와 다 함께, 같이 한다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먹게 되면 그것도 작용을 한다고 그렇게 들었거든요.


큰스님: 그건 댁의 마음이고, 죽은 영가들은 그렇질 않아. 우리 여기 살아계신 분들도 다 마음이 천차만별인데 죽은 사람이라고 어떻게 똑같을 수가 있나. 이런 도리를 하나도 모르고 돌아가신 양반들은 절대 그게 아니야. 그렇기 때문에 그걸로라도 하면서 이게…, 왜 콱 해놓으면 부러진단 말 있지? 너무 눅진눅진해도 안 되고, 너무 강해도 안 되고 그러니까 알맞게 하면서 서서히 맑게 청정하게 이끌어 드리는 거지.

 

사회자: 질문이 더 없는 거 같습니다. 

 

큰스님: 질문이 없어요? 그래요? 질문이요, 꼭 알아서만 질문을 하시라는 게 아니에요. 예를 들어서 알면서도 떡 그릇에 그냥 엎어지는 수가 있죠. 알면서도 그냥 덮어놓고 들어가는 수가 있죠. 그런 거 말이에요. 그런 것에서 많이 얻을 수가 있죠. 참작할 수가 있죠. 그러니까 모두 여기 분들은 모두 이제는 다 도인들이 되셔서, 이거 해도 아시고 이거 해도 아시고 이거 해도 아시니까, 다 그저 열심히, 여러분들과 저와 도반이니까 열심히들 해봅시다. 

목록

대한불교조계종 한마음선원(13908) 경기 안양시 만안구 경수대로 1282Tel. 031-470-3100Fax. 031-470-3116
Copyright (c) 2021 HANMAUM SEONWON. All Rights Reserved.
"이 제작물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글꼴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