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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법문_176-1994년 12월 4일 더불어 같이 해주시는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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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오늘 또 이렇게 제 마음속에 있는 마음의 불을 밝혀 주셔서 대단히,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는 모든 것을 ‘감사하다 고맙다’ 하면서도 무엇이 감사한지 무엇이 고마운지 몰랐습니다. 근데 요사이에 제 마음을 참 많이 밝게 해 준 한 계기가 있어 가지고 제가 이렇게 지금 숨 쉬고 있는 제 자신까지도, 제 몸까지도 감사함을 그때 좀 느꼈습니다. 

 

큰스님: 정말 감사하군요. 

 

질문: 이 감사한 말씀을 스님한테 말씀드리고자 실은 나왔는데, 아까 스님께서 모든 것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 더 우선이다고 하셨기 때문에 좀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이왕 나온 김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들이 좀 안됐다 한다든가 좀 뭐한 것을 봤을 때, 생각을 내는 것과 생각 내서 마음을 돌려주는 것과 생각이 나서 마음을 돌려주는 그 차이점에 대해서 말씀 좀 해주십시오. 


큰스님: 우리가요, 무슨 생각을 내기 이전에 벌써 뭐가 닥치면 그 닥치는 대로 자기가 그냥 닥친 걸 보고 듣고, 그냥 닥친 걸 알기 때문에 그냥 아는 거지, 무슨 생각을 내서 아는 게 아니잖아요. 그죠? 

그래서 닥쳐왔으니까 ‘아, 이것이 어떡하면 되지?’ 하는 생각이 난 거죠, 그냥.  생각이 났으니까 그러면 대충 그냥, 바로 ‘이렇게 왔어도 이게 오게 한 것도 너니까 이게 해결하는 것도 너야.’ 바로 그렇게 돌아가는 거 아니에요? 그냥 뭐 생각을 일부러 할 것도 없고 안 할 것도 없고, 지금도 말씀하시는데 내가 말없이 마음으로 하라고 그랬다고 해서 말을 하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도 또 하지 마세요. 사람이 말을 할 땐, 환경에 따라서 말을 할 땐 말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그냥 지어서 마음을 내 가지고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고 한다면 그것이 함이 없이 하는 것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말을 하고도, 천 마디 하고도 한 마디도 한 사이가 없는 사람이 있고, 한 마디를 하고도 그냥 수없이 많은 말을 한 게 되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내가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이렇게 하면 된다’ 이런 가상한 생각을 하지 마시고 그냥 환경에 따라서 자기가 용도가 어떠한 것인가 생각해서 그냥, 그냥 거기다 돌려놓고 지켜보는 그런 멋있는 멋쟁이가 돼야죠.


질문: 예, 감사합니다. 앞으로 스님 가르침에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감사드릴 말씀을…, 광주 내려가면 저희 지원장 스님한테 꾸중을 들을 폭 잡고 나온 김에 감사드리겠습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부처님 뜻과 우리 큰스님 원력과 지원에 계시는 저희 스님들 그 힘을 빌어 광주에 불사가 시작됐습니다. 이 감사함을 대신 광주 신도 한 사람으로서 진정으로 감사드리겠습니다. 


큰스님: 그것을 짓는 것도요, 불사를 하게 되는 것도 이 정신계로는 일체 만불 그…, 빈손들이 다 같이 더불어 해 주는 거고요, 산 사람들이 전부 마음을 내서 전부 같이 해 주는 겁니다. 그런데 그 물질을 어디서 가져옵니까? 다 물질을 만든 사람한테서 가져오죠? 그러니까 더불어 같이예요. 하나도 혼자 하는 게 없어요. 그러니 어느 회사가 참…, 양회를 했다, 그러니까 그것도 되는 거고, 벽돌을 했다 그것도 되는 거고, 나무를 켜서 말려서 했다 하더라도 그것도 되는 거고…, 여러 가지죠. 뭐, 물 불 다 들죠, 거기. 그러니까 혼자 잘나서 사는 게 없고, 혼자 잘나서 하는 게 없다 이 소립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내가 혼자, 내가 한 게 아무것도 없느니라. 그 대신에 너희도 준 것이 아무, 나한테 준 것이 아무것도 없느니라.” 그래서 이쪽에서 준 것도 없고 이쪽에서 한 것도 없으니, 없이 함이 있는 것은 무엇이냐. 그렇게 대천세계에 광대무변한 묘법이다는 얘기죠. 

왜 하지를 않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보세요. 내가 얘기했죠. 몸뚱이 속에 많은 생명들이, 보살들이 들어있는데 보살들이 더불어 같이, 부처님하고 같이 더불어…, 이 부처님하고 보살하고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이 부처님 마음 한생각을 내면 보살들이 되고요, 지장들이 되고요, 또 관세음이 되고 아촉이 되고, 미륵이 되고 아미타가 되고 이렇게…. 그냥 한생각이면 그렇게 되기 때문에 그건 자동적으로 백억의 그 헤아릴 수 없는 보살들이 그 한마음 속에서 탄생을 해 가지고 그냥 모두 약사도 되고 관세음도 되고 이러는 거니까, 그거는 부처님이 애를 써 걱정 안 해도 되는 거죠, 자동적이니까. 그렇듯이 우리 몸뚱이 속에 그 많은 생명들이 들어있으니까 그 생명들에게 한마음으로 항복을 받아야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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