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법문_177-1996년 2월 4일 자기가 따로 없으니 선악도 따로 없어
본문
질문: 자기를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은 작은 선이라고 그랬는데요, 착함이라 그랬는데요. 그게 생사윤회 하는 원인이라고 그랬는데 거기에 대해서 한말씀 듣고 싶습니다.
큰스님: 댁의 몸뚱이도 더불어 생명체가 공생(共生)으로 같이 더불어 사는 한 개체예요. 개체이기 때문에 선이다, 선이 아니다 이런 것이 둘이 될 수가 없죠. 내가 이렇게 그, 악을 내가 도와줘야겠다 하는 것도 없으니까, 자기가 따로 없으니까. 그래서 그 작용하는 거를 용무라고 그랬어요, 용무! 공법(空法)이죠, 즉 말하자면. 그러니까 그러한 마음, 둘 아닌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그, 선심이라고 그러죠, 선심! 선심으로써, 그 말 그대로예요. 선심으로써 둘 아니게 건질 수 있다.
질문: 큰스님께서는 도를 이루시고는 이 세상에 나오셔 가지고 모든 분들을 위해서 포교 활동도 하시고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그렇게 하시는 그런 것들은 그게 다 그것도 생사에 윤회하는 그런 쪽이 아닌가 싶어서….
큰스님: 그런 도리를, 만약에 ‘나’라고 하지 않아도 그러한 도리를 깨닫게 되면은 선도 없고 악도 없고, 또 내가 깨달았다는 것도 없고 했다는 것도 없어. 지금 도를 깨달았다고 하는 것도 없다 이 소리야. 왜냐하면 깨달은 사람은 항상 그냥 둘이 아닌 까닭이야. 아주 이 한 지구 덩어리 안에 미생물에서부터 인간까지 쫙 있으면은, 또 우주에도 별성과 더불어 그냥 우주 블랙홀이랄까 이런 큰 별이 하나가 되는 게, 작은 별을 낳고 큰 별이 생기고 이렇게 자꾸자꾸 껍데기를 갈아가면서 우리 인생살이 하듯이 그렇게 되는 거야. 수명이 길고 짧고 이런 게 좀 있을 뿐이지. 그런데 그렇게 깨달음이 없다 있다 말할 수 없는 거지, 둘이 아니기 때문에.
댁이 그러면 하나를 가지고 얘기해봐. 댁의 몸뚱이 속의 생명들이 바로 따로따로 있어? 따로따로 있지 않지. 더불어 같이 그 생명들 때문에 자기가 움죽거리게 됐고, 보게 됐고, 듣게 됐고, 먹게 됐고, 만나게 됐고, 가고 오게 되고 그런 것이지 더불어 같이 살기 때문에 물 한 컵을 먹어도 혼자 먹는 게 아닌데 어떻게 내가 물 먹었다고 할 텐가, 내가 물 먹었다고. 그래서 깨달음도, 윤회도, 윤회라는 언어도, 팔자라는 운명도 그런 것도 다 없어.
알고 보면…, 내가 오늘도 참, 나는 뜨듯한 방에서 지금 이렇게 같이 한자리를 하려고 나오는데 여러분들은 추운 데 섰으니까 너무나 죄송하고 미안해서 몸 둘 바가 없이 그렇게 그랬어. 그랬는데 따로따로 본다면 그런데, 함께 본다면 나는 좀 먼저 추운 데서 살았고, 여러분들은 좀 나중에 추운 데서 섰을 뿐이야. 그런 걸 생각한다면 모두 측은하고 친근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써, 한마음으로서 묶여져서 돌아가는 이러한 그, 아름다운 자비로써 향기의 마음을 뿜고 서로 응하고 이렇게 돌아가는 거지. 나 혼자만 내내 일생 동안을 뜨듯한 방에서 있으면서 여러분들을 속임수나 하고 이렇게 한다면, 그거는 이 온 누리가 다 그냥 짓이겨서 가루를 만들어서 한다고 그래도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지만 말이야.
나는…, 내가 이런 생각을 그전에 했어. 추운 데 있으면서 무엇을 생각했느냐 하면, 나중에 알고 보니깐 크고 작은 것도 없고, 악하고 선한 것도 없고 그렇게 되다 보니깐 너무 밤새도록 울었어. 울다가 보니까…, 또 스님네들이 그 공부를 하기 위해서 예전부터 그냥 그…, 그거 내가 말 못 해. 그 겪어 나오고 중국에서 인도로 가면서 죽어 넘어지고 그렇게 하던, 한국에서 중국으로 이렇게 돌면서 공부하는 그 사람네 스님네들이 얼마나 처참하게 길을 가다가도 쓰러졌는지 나는 그걸 알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만약에 그냥 가루를 만들어서 다 뿌려서 그분들을 다 위로할 수 있다면…, 그런 생각까지도 했어. ‘내가 죽어서 그렇게 할 수만…, 이 고생하고 못나고 그렇게 하는 사람이 다 없어질 수만 있다면 내가 죽어서 가루가 되리라.’ 이렇게도 생각했어. 그런데 정말 죽어서 가루가 됐어. 정말 죽어서 가루가 됐다고….
「일체제불의 마음」 그 노래가 있듯이 ‘일체제불의 마음은 내 한마음이다’ 하듯이, 가루가 돼서 일체를 다 두루 뿌려서 해도 그 자리에 떡 하나는 되 남듯이…, 그 뜻을 알겠어? 그러니 열심히 그거를 스스로 알게 공부나 열심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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