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법문-45_2001년1월 7일 내일을 대비하는 마음가짐
본문
질문: 큰스님께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일은 내일 닥쳐서 그때 하면 되고 오늘, 지금 일에 충실하고 열심히 살아라.” 하고 법문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 속담에 유비무환이란 말이 있습니다. 항상 미리 준비함으로 해서 화를 면한다는 뜻인데요. 예를 들어서 앞으로 닥쳐올 재난에 대해서 훈련도 하고 또 집도 짓고 성벽도 쌓고 그래서 외부의 침범에 대비를 해야 되고 고난에 대비를 해야 되고 또 어려웠을 때에 대한 대비를 해야 되고. 그렇다면은 앞으로 다가올 것에 대한 걱정을 함으로 해서 이런 것들을 준비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어찌해서 큰스님께서는 내일을 걱정하지 말고 오늘을 열심히 살라고 하시는 건지, 오늘을 열심히 살면 물론 다가오는 재난이나 어려움에 대비가 되겠지만 늘 다가오는 일에 대해서 대비를 해야 되는 것이 중생들의 마음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큰스님: 근데 사시는 일들을 가만히 지켜보면요, 쓸데없이 생각해요. 사람들이 살아나가면서 그저 살아오던 그 생각을 하고, 예를 들어서 얼른 쉽게 말하자면 이사를 가도 뭐를 봐야 한다. 어디로 가야 되나. 동서로 가야 되나, 남으로 가야 되나, 북으로 가야 되나 이런 것도 보고요. 그것이 그것뿐만 아니라 살아나가는데 24시간에, 우리에(게) 아주 해당하는 것이 절대로 이렇게 오게 되면 벌써 낌새가 옵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이 뜻이 옵니다. 오면은 거기에 대해서 대책을 세워라 하는 것이 그냥 생각을 하지 말고, 그거 오면 어쩌나 이렇게 생각을 하지 마시고, 그냥 한생각으로 그냥 공식(共食)으로 해버려라 이겁니다. 한생각으로 공식으로 해 버려라. 살생이 닥쳐 올 때는 공생(共生)으로 해 버리고, 또 근심이 닥쳐올 땐 공심(共心)으로 해 버리고, 또 몸에 무슨 해로운 일이 생기겠다 하는 그런 일에는 그저 공생으로 해버리시고요. 아니, 공체(共體)로 해 버리시고요. 그러고서 무슨 일이 닥쳤다 하면 공용(共用)으로 그냥, 생각을 공용으로 하고 조그만 거라도 공용으로 하세요, 그냥.
그래 한생각이면 그저 내일 생각은 할 필요가 없죠. 오늘 생각을 하면 내일까지도 가고 모레까지도 가고 그냥 이렇게 가다가 생각이 나면 하시란 얘기입니다. 미리미리 생각을 하고 그냥 애타고 그냥 졸이고 그렇게 하면 사람 몸만 병만 나지 그게 애당초에 그거 안 됩니다. 그러고는 속이 타면 제 3자더러 자꾸 말을 해야 되거든요. 뭐 말을 하고 그냥 이렇게 되니까 신경질이 나고요. 그러니까 그러지 마시고 편안하게 내일 살 거는 내일 걱정을 하고 오늘 살 거는 오늘 한생각으로 그냥 해버리시란 말입니다. 그러면은 정말 여러분들이 그렇게 하신다면 그렇게 된다는 것을 아시게 됩니다.
질문: 감사합니다. 옳은 쪽으로 올바르게만 한다면 한생각에 모든 것이 다 끝나는 건데 그걸 몰라서 다섯 가지, 여섯 가지, 앞으로도 질문드릴 게 더 많은데 한생각이면은 다 끝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큰스님: 그렇게 하세요. 그래서 우리가 살면서도 어떤 때 내가 이렇게 되돌아 가서 생각을 해 봅니다. 너는 그렇게 살고 있느냐 하고요. 그런데 딴은 그렇거든요. 전 그렇게, 미리미리 그렇게 생각을 안 해요. 오늘, 내일모레 할 건데도 오늘 그냥 한생각으로 그냥 뭉그러뜨려 버려요, 그냥. 그러면 그날이 닥쳐오면 그날 그냥 닥쳐오는 대로 또 이 아랫 분들이 하고요. 그러니까 걱정하실 거 하나도 없어요.
사는 거요, 죽을 먹든지 밥을 먹든지 걱정하고 잡숫지 마세요. 그저 편안히 하고 잡수면은, 먹을 게 없어서 한 말 가지고 요걸 어떡하나 요럭하고 잡수시고 그럭하면은 만날 한 말이 되다가 닷 되도 되고 한 되도 되고 이래요. 그렇지마는 그것이 걱정 없이 그렇게 관하시고 그렇게 사신다면 한 가마가 생겨요. 그렇게 사세요. 이 마음이 너그러우면 몸도 너그러워지고 몸이 너그러워지면 가정도 편안해져요. 그러지 오밀조밀하고 자꾸 이렇게 못 견디게, 자기를 자기가 못 견디게 굴면 못 견딜 일이 자꾸 생겨요. 정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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