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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법문-49_1997년 1월 19일 그냥 그대로 무조건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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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제가 공부해 온 과정이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저는 언제 어느 때나 항상, 앉으나 서나 길을 가거나 일을 하거나, 껌을 하나 씹더라도 커피를 한 잔 먹더라도 항상 관하고 가는 걸 놓치지 않고 가고 있습니다. 그게 맞는 건지 모르겠고요. 그리고 저는 오래 전부터 항상 스스로 제 마음자리를 계속 지켜보면서 가는데 이게 자동으로 그냥 그렇게, 의식적일 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항상 스스로 지켜보고 가거든요. 가면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평온한데 그런데 또 제가 일을 할 때나 길을 걷거나 집에 앉았거나 항상, 이것도 자동적으로 그렇게 일어나는 현상인데 큰스님 생각을 한다든지 우리 도반들 생각을 한다든지 지원의 스님들 생각을 한다든지, 하여간 마음공부에 관해서만이 자동으로 항상 입력이 되어 돌아가는데 그게 옳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일을 할 때는 일에 전념해야 될 거 같은데 그게 안 되고 그냥 한다는 의식 없이 자동으로 그냥 연결되어 돌아가거든요. 

  

큰스님: 24시간을 일을 하는데요. 주인공 생각을 한 번도 안 했다고 생각을 합시다. 그런데 24시간이 지나서 주인공 생각이 났단 말입니다. 그랬으면 그게 24시간을 공간을 두고서 띄어졌나요? 그냥 무시거든, 무시, 무시라고. 무심, 무시라고. 그러니까 24시간 뒤에 생각난 것은 우리가 살아나가는 데 24시간이 있지 24시간이 어디 있어요? 그러니까 그것도 초월해서 그냥 그 시간에 생각났으면 그 시간에 난 거지 24시간이 왜 거기 붙느냐 이거예요. 그리고 24시간이 붙기 이전에 또 관하는 게 생각이 났든 안 났든 그대로 뿌리와 싹이 같이 붙어 있는데 무슨 찾고 안 찾고가 어디 있어요.

 

그러니 그냥 그대로 믿어라, 무조건 믿어라. 이 세상에 난 것부터 벌써 났으니까 있는 거다. 그러니 그대로 무조건 믿어라. 자기 이외에 있는 게 아니라 자기 종자로서 뿌리다. 불성이다 이거예요. 그러니까 그대로, 그대로 내가 생각이 났든 안 났든 그대로 믿는 것이죠. 그대로 있는 것이죠. 있으니까 믿는 거고. 그대로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돼요. 나는 뿌리로 인해서 싹이 산다. 가지와 잎새도 푸르르게 되는 것도 바로 내 뿌리로 인해서 이렇게 살고 있으니 감사하구나. 또 봄이 오면 꽃도 피고 또 열매도 맺고 하니 참 감사하구나. 앞으로도 그렇게 이끌어 갈 거고 과거에도 그렇게 이끌어 왔을 테고, 참 고맙구나. 이게 그냥 자연적이지, 어떻게 없는 거를 끌어다가 찾으려고 하고 없는 거를 끌어다가 알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예요.

 

그러니 우리가 생각할 때 일을 하는데도 그 일에 몰두를 하는 것도 바로 주인공을 믿고 찾는 거예요, 그게. 일에 몰두를 했다 해서 그 주인공을 생각지 않는다고 하는 게 아니라 주인공이 당신을 그렇게 몰두하게 만들었으니까 주인공이 한 거지, 주인공의 시자일 뿐이지, 움죽거리게 했을 뿐이지 뭐가 주인공이 아니란 말이에요? 일거수 일투족을 여러분들이 다 하고 움죽거리는 것이 거기서 움죽거리게 하니까 움죽거리는 거지, 그것이 만약에 그 영원한 자기의 근본이 빠진다면 자기는 송장이 되는데 뭐 움죽거릴 게 있어요? 안 그래요? 자기 지금 눈 뜨고 이렇게 고개짓하고 이렇게 하는 것도 자기 영원한 근본이 살아있으니깐 그게 있는 거지, 그게 빠지면 송장이 돼서 그냥 눈 감고 있을 걸요, 아마. 그러니 얼마나 감사해요. 눈 하나 뜨고 보는 것도 감사하고, 보게 된 것도 감사하고, 얼마나 감사한데요.

 

그래서 자기가 자기 감사할 줄 모르고, 자기를 형성시킨 자기 감사를 할 줄 모르고, 물도 감사할 줄 모르고 불도 감사할 줄 모르고, 바람도 감사할 줄 모르고 모두 감사할 줄 모르는 거예요. 자기 주인공이 자기를, 이 몸을 이렇게 내놓기 위해서, 형성시키기 위해서 지수화풍으로다가 된 정자 난자를 빌려서 또 지수화풍에서 낳게 하고 지수화풍을 또 상상케 해서 이렇게, 자기가 삶의 보람을 가지려고 자기를 형성시켰는데, 주인이 그렇게 생각을 하고 했는데, 생산을 했는데 주인이라는 자체도 모르고 감사한 줄도 모르고 주인이 하고자 하는 그 뜻도 모르고, 그냥 자기 껍데기가 자기라고 외치면서 그냥 돌아치니까 이 속의 주인공, 참자기는 어이가 없을 겁니다, 아마. 어이가 없을 거예요. 자기가 그렇게 한번 움죽거리고 살아볼 양으로 형성시켰는데 핀트가 다르게 자꾸 가니까 어이가 없을 거예요.

 

질문: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이건 얼마 전에 제가 알겠던 부분인데 나를 본다는 게, 견성을 한다는 게 혹시 이런 건 아닌지. 저는 그렇다고 생각이 드는데 모르겠습니다. 한번 여쭈어 보겠습니다. 제가 어떤 경의 일부분을 인용해서 말씀을 드려 보겠는데요. 해는 해마다 좋은 해요, 달은 달마다 좋은 달이요, 날은 날마다 좋은 날이니, 내 마음이 그러하다면 법 또한 그러하리다. 이 나의 실상이라는 게 오직 이 마음이라는 사실을 알았는데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큰스님: 아니, 그렇든 저렇든, 그런 좋은 소리를 하든 안 하든, 집에 가서 배고프다고 ! 밥 가져 오너라.” 이런 소리를 하든, 어떻게 됐든 거기서 나오는 소리거든, 그게. 그러니까 자기를, 한번 가서 색경을 보고 말을 해보라고요, 누가 하나. 그 모습은 누구며 그 모습 속의 말하는 자는 누군가. 그냥 모르든 알든 그냥 무조건 믿어 버리라니까, 자기를. 자기가 자기를 이끌어 간다는 걸 믿어 버리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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