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법문-83_2000년 9월 17일 공부를 꾸준히, 끊어지지 않게 하고 가는 길
본문
질문: 모든 것이 한자리에서 들고 남을 믿고 있지만 생활하다 보면 종종 속습니다. 속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또 나를 내세우려고 하는 것도 다 한자리인 줄은 믿고 있습니다. 근데 스님께서 늘 말씀하셨지마는 나를 완전히 버리는 법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큰스님: 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지금 살고 계셨어도 한시도 눈을 떼어 놓고 그냥 눈을 감고 살지 않습니다, 송장처럼. 그냥 눈을 감았어도 살고 있습니다. 벌떡벌떡 뛰고 있습니다. 그렇기 땜에 자도 참선이요, 일어나서 섰어도 참선이요, 일을 해도 행선이요, 앉았어도 좌선이다 이 소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자기가 그대로 있다는 얘기죠. 그것을 다, 이게 네 가지가 다 겸해서 돌아가고 있다. 앉으나 서나 일하나 또 서서 다니나 모든 게 같이 더불어 하고 있다.
이거는 왜냐하면 내 몸뚱이 속에도 같이 하고 있으니까 몸뚱이 하나를 지니고 있지 않습니까? 근데 만약에 이 한국 나라다 이런다면 한국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또 같이 하고 가야 되겠죠. 또 한국이 아닌 딴 나라가 또 있다면, 지금 올림픽 하는 호주 그 나라도 있고, 이 나라도 있고, 이 나라도 있고 이렇게 나라가 다르기 때문에 ‘이거는 내 가족’ ‘이거는 내 가족’ 이렇게 챙기는 겁니다. 챙기는데 이 마음공부를 해서 이렇게 보면 네 가족 내 가족이 없어요. 왜냐하면 그러니까 말을 하자면 “쟨 영 뭘 앙그러지게 못해.” 이런 말을 들을 수도 있죠. 우리 한국하고 딴 나라 사람하고 싸우는데 참, 아는 것도 병이죠. 그쪽 나라의 사람이 너무 어렵게 살고 너무 측은하고 불쌍한 사람이에요. 그러면 우리나라의 사람도…, 그렇더라도 아주 차원이 무척 잘 사는 차원이죠. 그렇게 된다면 참 서먹하고, 이게 그냥 내번져 두는 거지 어떻게 해볼 수가 없죠.
그런 거와 같이 우리가 이렇게 한 집안이 있으면 집안이, 우리 가정이 있고, 이 가정이 있고, 이 가정이 있고 이렇게 되면 내 가정부터 챙기지 저 딴 사람 가정부터 챙깁니까? 근데 이 마음공부는 마음으로 걸림 없이 하기 때문에 가다가, 지나가다가 불쌍한 무슨 일이 있으면 ‘아이구, 안 돼. 저 사람은 금방 저거해서 안 돼.’ 하고선 그렇게 하다 보면 그 사람이 괜찮게, 그날 일진이 괜찮게 살더군요. 그러니까 가다가 보면 싸우는데 문제가 너무 엉뚱하게 얽혀서 그냥 저거하면 그거를, 판단을 해줘야 되죠. 이게 보이지 않는 데 말이, 남한테는 말이 들리지 않아도 판단을 하고 들어가야 되죠. 판단을 하고 들어가야 그이네들 마음들이 판단이 돼요. 그래서 오고 가는 게 아무리 그냥 무심코 다닌다 하더라도, 하다 못해 날아다니는 새들도 다 알게끔 돼있죠.
질문: 스님, 저는 이 생에서 제가 알게 모르게 쭉 전자에 살면서 어질러 놨던 일이라든지 그런 인연, 쓰레기 이런 걸 다 치우고 다음 생에는 머리 깎은 큰스님 제자가 되어서 이 법을 널리 펴고 싶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큰스님: ‘그렇게 하세요’마는 지금도 중으로 그렇게 사시고 계십니다, 지금도. ‘나는 중이 아니어서 이걸 공부 못하겠다.’ 이러지도 마시고, ‘나는 중이어서 이거를 꼭 해야겠다.’ 이런 말도 하지 말고 그대로, 그대로 해나가세요. 지금 엄마는 중이 아니다 할지라도 중처럼 살아야만 되는 이치가 있죠? 자식 때문에요. 그러니까 잘 거들어서 그 자식을 잘 살고자 해서 놓는다면 댁에는 저절로 그렇게 행복하게 돼요. 우리가 나쁜 생각은 조금도 하지 말고 살아야 되겠죠. 우린 나쁜 사람 나쁜 생각을 하면 벌써 자기부터도 좋지 못하니까요.
하여튼 내가 능력이 있다고 해서 남을 하대하고 보거나 이러면 안되죠. 그것은 내 모습과 같고 내 아픔과 같은 거니까요. 모두가 밉고 곱고가 없어요. 참 당부할 게 많아요. 왜냐하면 사람이 살 때에요, 아주 이게 고통스럽게 복장이 올라 올 때가 많으시죠. 그런데 그거를 우리가 천년만년 살 줄 알기 때문에 그 복통이 올라오도록 화가 나는 거예요. 내가 금방 지금 죽는다 이런다면, 죽을 줄 안다면 그 금방 죽을 텐데 뭐 그렇게 그러겠어요? 그런데 죽을 줄 모르니까 그렇게 야단이에요. 그런데 우리가 살면서도 지금 사는 게 삶이 없이 사는 거예요. 그냥 탤런트 역할하는 것처럼 사는 거예요, 우리가. 알고 보면 악쓰고 화낼 게 하나도 없고요. 모질게 할 일이 하나도 없고요. 그저 걸림이 없이, 이 공부를 꾸준히 길게 끊어지지 않고 그냥 가는 거죠.
그래서 내 몸뚱이를 하나 잡아먹고 나니까, 한 가정을 또 잡아먹고 나니까, 또 그 모든 가정들을 다 잡아먹게 되더라. 다 잡아먹고 나니까 뭘 잡아먹어야 하느냐 하니까 또 딴 나라에도 잡아먹어야 되겠다. 이게 잡아먹어서 잡아먹는 게 아니라 공한 줄을 알게끔 자꾸 발현시켜 주는 거죠. 이렇게 해놓으면 저절로 이게 밝게 찾아 올 거다. 멀지 않다. 만약에 백년이 간다거나 십년이 간다면 한 반절, 오년밖에는 안 간다. 이렇게 할 수 있죠. 지금 많이 밝아지기는 밝아졌는데 너무 물질계로만 밝아지죠. 그러니까 정신계도 같이 밝아져야만이 이게 모두가, 우주와 지구, 다른 혹성도 형성이 되는 건데…. 보고 듣고 이러는 것만 지금 야단이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거죠. 그 반면에 발달 되는 분들은 발달 되고요. 이 공부를 해가면서 ‘같이 더불어 이렇게 살고, 더불어 가고 있고, 더불어 이렇게 굴레 바퀴가 돌아가듯 하는구나.’ 하고 침착하게 생각하세요. 나 아닌 정말 진짜 나가 없다면 이런 생각도 못하고, 이렇게 고생할 생각도 못하고, 고생하지도 않습니다.
근데 이거를, 제가 전자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 밀짚모자 하나 쓰고 그냥 너무 쏟아지니까 오고 갈 수가 없어서 풀밭에 그냥 앉았었어요. 그러니까 그 모자 위로다가 물이 줄줄 줄줄 그냥 다 쏟아지는데 거기 앉아서 웃었다니까요. 왜 웃은 줄 아십니까? ‘야, 참 가죽 속으로 비가 안 들어가서 다행이구나! 가죽 속으로 비가 안 들어가서 새지 않으니까 참 다행이구나!’ 이럭하고 좋아서 웃었다니까요. 그 한생각이 말입니다. 그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게 별 거였어요. 비가 아무리 쏟아져도, 위로 그냥 펑퍼짐하게 막 쏟아졌어도 가죽 속으로 들어가지는 못하는구나 하는 거를 생각하면서 그것이 별난 호기심으로, 참 너무나 좋아서 비를 맞아가면서 껄껄대고 웃었다니까요.
난 여러분들을 그냥 제대로 웃기지를 못해요, 재주가 있어야죠. 그리고 우리 비구 스님들도 그렇고, 비구니 스님들도 그렇고, 때에 따라서는 옛날에 조사들이 하던 그런 문제들을 가지고 이렇게 제자들이 질문을 하면 지금 시대에 맞게 질문도 할 뿐 아니라 이 뜻도 똑같지마는 이 지금 시대의 뜻은 모습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고 그렇죠, 뜻은 다 똑같지만. 그런 걸 질문을 하고 이럭해서 앞으로 살아나가는 데 모든 사람들한테 이익을 줄 수 있고, 또는 해를 주지 않을 수 있고, 그렇다면 이 다음에 죽어서도 해가 안 되고. 그 사람네들이, 신도들이 죽어서도 해가 안 되고. 요 살아 생전에만 생각하지 마시고 죽어서도 또 다시 또 태어날 때, 세세생생에 끊임없이 태어나도 아주 그걸 뿌리를 뽑아줘야죠. 그러기 위해서 그 생각을 그렇게 결정을 짓는 것이 참, 보살들이 결정하는 결정이요, 또는 부처님이 한마음으로서 결정짓는 결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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