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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법문-84_2000년 4월 16일 내가 공했다는 것을 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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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큰스님. 항상 건강하신 모습으로 이런 법문 자리를 마련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스님께서는 사람은 어떻게 살았는가에 따라 각자의 차원이 주어진다고 하셨습니다. 깨닫지 못한 사람들은 자기 그릇의 크기와 공덕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음이 밝아져 큰스님의 법문을 다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요. 한 말씀 해 주십시오. 

 

큰스님: 제가 법문을 할 때에 그대로 담으시라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들의 그릇을 크게 해서 여러분들의 말이 자유스럽게, 이 진리와 틀리지 않게 하시라는 거죠. 이게 내가 법문하는 대로 그대로 한다면, 막말로 한다면 따라서 하는, 뭐라고 그럴까요? 따라서 하는 사람밖에 더 돼요? 그러니까 그 법문이 어떤 내용인가 그래서 그 이치를 알게 되면 자동적으로 댁에서 그 말의 뜻을 말할 수가 있죠. 부처님의 말씀도 경에서 읽는 대로 그대로 읽는 건, 예전에 그랬습니다. “원숭이가 흉내 내듯 하지 말고 네 소리 좀 해라.” 이렇게요.

 

그러니까 그대로 담지 말고 그 뜻을, 말을 담지 마시고 그 뜻을 담으시란 얘깁니다. 그러면 댁의 게 되죠. 모든 게,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말도 한 사이가 없고, 앞으로 한다는 말도 없고, 했다는 말도 없다. 그러니까 없는 것을 받아서 있는 대로 쓰되 함이 없이 써라.’ 이런 겁니다. 그 뜻이 이해가 됩니까? 쓰되 뜻으로 받아서 함이 없이 써라. ‘이렇게 한다 하더라도 내가 공했다는 걸 알면 함이 없구나.’ 하는 것을. 내가 한 게 없구나. 더불어 같이 했으니까.

 

질문: 큰스님, 항상 법체 강건하시기를 발원드립니다.

 

큰스님: 그런 거 질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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