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법문_200-1991년 11월 10일 고난에서 벗어나려면
본문
질문: 다음 질문 올리겠습니다. 감각적인 욕망이 많습니다. 그 욕망에 대해 자책을 하면서도 그 욕망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마음으로는 그런 욕망이 부질없는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욕망에 이끌려 생활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느낌이 좋을 때는 감각 속에서 살고자 하고 고통스러울 때는 고통스런 느낌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인공을 찾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중적 성향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큰스님: 난 이중이 없다고 봐요. 이중이 없다고 보는 것은, 여러분들이 이 세상에 나온 것이 바로, 그대로 주인이 있으니까 육신이 생산돼서 나왔죠? 또, 나왔으니까 이것은 모두 들이고 내는 거, 요만한 거 하나도 그냥이 없어요. 자기가 있기 때문에 움죽거린다는 거예요. 자기 생각이 있기 때문에 바로 말을 하고 움죽거려요. 그런데 그것이 각각 떨어져 있나요? 전부 하나지.
저기서 악을 쓰고 누가 싸울 때에 눈이 가면 귀도 가죠? 귀가 가면 판단도 내리죠? 이게 다 같이 호응이 돼서 돌아가지 그냥 돌아가는 게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곤고하다, 이거를 해결해야 할 텐데….’ 이러는 거는 사량이라고 보지만 그것이 바로 거기서 나온 거기 때문에, 그 곤고한 게 어디서 나왔나? 과거로부터 입력이 돼서 나오는 거니까 거기다 되놔라 이거죠. 거기다가 되 맡기고, 안 되는 것도 거기니까 되는 것도 거기다. 안 되게 할 수 있는 법이 있다면 되게 할 수 있는 능력도 있을 거다. 그러니까 ‘거기서만이 해결을 해줄 것이다.’라는 거를 생각하고 거기다 맡겨 놓고, 이것이 발전이 되면, 정신계의 발전이 되면 어딘가가….
나는 그렇게 살아왔어. 뭐, 내일 아침에 쌀거리가 없어서 중들이 밥을 못 먹게 돼도, 오늘 저녁에 다, 없는 사람 줘도 밤중에, 오밤중에라도 쌀이 들어와. 그건 무슨 연고냐? 말 없는 데서 무심도, 즉 무심으로써 모든 사람들한테 마음이 오고 가는 게 있기 때문에 인연의 끈과 끈과 끈이 다 직결돼 있어서 가설이 돼 있는 거라, 세상이 다!
어디서 오든지, 그러니까 능력이 좀 있어야 모든 거를 놓을 수도 있는 거다 이 소리야. 그게 능력이 없으면 놓을 수가 없거든. 발발 발발하고, ‘당장 없는데 이걸 어떡하면 좋은가. 당장 안 되는데 이걸 어떡하면 좋은가.’ 하고 발발 발발 하니까 더 안 되는 거라, 이게 사량으로만 야단법석을 해서. 워낙 보이지 않는 데서 벌써 작용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 줘야 되는데 만들어 주진 않고 자기가 그냥 발산을 하니까 그 말한 발산은 풍지박산이 돼서 없어지고, 귀신 방귀 뀌면 없어지듯이 없어지곤 말아버린 거지, 뭐. 그러니까 모든 고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런 거지. 이게 거짓말로 알지 말아요. 거짓말 아니에요.
그래서 이 공부를 하면 돌에 세워 놔도 산다고 그랬어요. 바가지 한쪽이 없어도, ‘바가지가 없는데 어쩌나.’ 하고, 금방 순간 없으니까, 아니 쌀을 일 바가지가, 이건 바가지로 비유하는 거예요. 쌀을 일 바가지가 없으니까, ‘아이, 바가지가 없네. 이걸 얻다 일지?’ 하고 하는 순간, 생각하는 한순간에 벌써 이게 바가지는 들어오고 있어요. 이렇게 광대무변한 묘법인데도 여러분들이 정신에게 기울이지 않고, 자기를 끌고 다니는 주인공에 이끌어서 자기 마음을 믿고 자기를 다스리면서 그렇게 거기다 맡겨 놓을 줄 모르고 이렇게 생활을 하니까 뭐, 가는 길밖에, 50% 가는 길밖에 모르지. 오는 길 50%하고 맞먹어서 이렇게 작용을 해야 될 텐데 그렇질 못하니깐 그런 거 아니겠소?
좀 어설프더라도 열심히, 열심히 자기 끌고 다니는 자기 주인공에다 맡겨 놓고 모든 것은 거기에서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거, 거기서, ‘안 되는 것도 거기니까 되게 하는 것도 거기다’라는 거….
- 다음글모든 것이 주어져 있다 해도 25.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