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법문_212-1997년 11월 02일 한 발 떼어놓고 가는 거기다 일임하라
본문
질문:자신의 관념과 습기에서 조금씩 밝아지는 저의 모습과 내가 아닌 나가 있다는 것을 체험해 가면서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고마움을 회향합니다. 하지만 저의 의식 자리를 깨우치기 위해 바깥의 인연이나 차마 인정하기 싫은 모습으로 공부가 다가올 때는 쉽게 속아서 허우적거립니다. 그나마 물러설 수 없는 줄이 있으매 감사하지만 가끔씩 저 자신을 놓고 보면 ‘참, 내가 발목이나 담그는 공부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스님, 앞뒤 없는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법문을 바랍니다.
큰스님: 인생은…, 아까도 얘기했죠. 한 발 떼어 놓으면 한 발 없어진다고. 그런 것이 인생이라고요. 그런데 앞뒤가 없는 그 가운데서 한 발 한 발 떼어 놓고 가는 놈이 있을 거 아닙니까? 그 가는 놈이, 한생각이 즉 말하자면 가는 놈이 가는 놈한테 거기다가 일임하라 이겁니다. 그러면 상대방의 곧장 거기에 연락이 되죠.
그리고 어느 학생이 중국에 가서 공부를 하는데, 호주에 가서 공부를 하고 중국으로 건너갔는데 영 말을 잘 모르니깐 공부가 안되죠. 그렇게 이 주인공과 더불어, 주인공에다 맡기고 ‘주인공이 해! 주인공이 할 수밖에 없잖아!’ 하니깐 말을, 몇 개월 되지도 않아서 학교에 그냥 들어가서 배웠다는 얘깁니다. 그건 왜 그러냐? 내 마음과 내 이 마음 안의 참나의 마음은 수없는 경년을 걸어왔거든요. 그러니까 어느 말이든지 듣지 않는 것이 없지. 그러니깐 여기에다가 둘 아니게끔 자꾸 지혜(를) 불어넣어 주니까 빠를 수밖에.
이렇게 들어도, 내가 이렇게 말을 해도 여러분들은 그것을 감지를 못할 거예요. 보지도 못했고 해보지도 못했고 한 거 알지도 못하니까. 그렇다고 무시하진 말아요, 사실이 그러니까. 귀머거리한테 저 천둥 번개를 쳤다고 그러면, 아니라고 그러면 그 아니에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자유스럽게 발판을 세우고 자유스럽게 뛸 수가 있는 세계일 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의 여러분들이…, 이런 게 있죠. ‘가난해도 행복하기만 하다’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돈이 많아도 행복하지 못하고 항상 쪼들리면서 살다가 그냥 쓰러지는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마음의 부자라면 다 부자예요. 그렇듯이 하여튼 여러분들은 주저하지 말고 이 항아리 속에서, 내 이 몸체 항아리 속에서 마음이 벗어나요, 벗어나서 이 세상을 ‘이렇게도 될 수 있을까?’ 이럭하고 한 번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요. ‘이렇게 할 수 없을까?’ 하고 말이에요.
그러니까 어떠한 거든지 송구스럽고 괴롭게 생각하지 마시고 공부하는 데 어떠한 게 닥쳐오더라도 ‘너만이 해결할 수 있어, 이끌어갈 수 있어. 꼭 너만이 이것을 꼭 해야 돼. 난 손만 빌려줄게.’ 하고 모든 거를 다 좀, 여유 있는 마음으로써, 진짜로 믿는 마음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건 지금 시쳇말로 왔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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